중소 오픈마켓 업체들은 “티메프 사태는 하나의 별개 사례”라며 선을 긋는 모습이지만 티메프 외에도 정산지연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판매자들의 불신은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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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A 오픈마켓 플랫폼은 최근 입점 셀러들에게 “회사의 사정으로 입금 처리가 지연돼 죄송하다”며 “지연되고 있는 정산대금 지급건 3개월분에 대해선 바로 전체 입금은 어려운 상황이니 양해를 부탁드린다”는 메일을 보냈다.
해당 플랫폼에 제품을 판매하던 셀러들은 불안감에 휩싸인 상태다. 매출이 많이 발생하는 대형 플랫폼은 아니지만 적어도 수백만원 규모의 미정산금이 쌓이고 있어서다. F사는 순차적으로 정산을 진행 중으로 셀러들에겐 이달 말까지 입금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메프 사태가 일파만파 번지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셀러들 사이에선 정산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티메프가 일찍부터 정산 지연에 대한 전조현상을 보였음에도 ‘대형 플랫폼이니 괜찮겠지’라고 신뢰했다가 판매 대금이 물린 경험 때문이다.
특히 티메프 사태 직전인 지난달 30일 문구용품 이커머스 플랫폼 ‘바보사랑’이 폐업을 결정한 것도 셀러들의 불안감에 기름을 끼얹었다. 이 회사는 최근까지 셀러들에게 판매 대금을 정산해주지 못하면서 도마에 올랐다. 당시 바보사랑 측은 “재고 반송도 인력이 없어 협력사(셀러)들이 직접 회수해달라”는 공지를 남기고 사라져 셀러들의 공분을 샀다.
억울한 중소 플랫폼, 티메프건은 별도로 봐야
중소 오픈마켓 업체들은 이같은 상황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티메프 사태와 전체 오픈마켓 시장을 엮는 건 무리라는 주장이다. 티메프 사태의 본질은 플랙폼의 규모가 아니라 구영배 큐텐 대표의 무리한 경영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소 플랫폼 관계자는 “티메프 사태는 결국 구 대표가 상품권 등의 대량 판매로 돈을 끌어모으고 이를 다른 쪽에 집중해서 쓴 경영 전략이 문제가 됐던 것”이라며 “중소 플랫폼은 오히려 정산 규모가 작아 정산 마감이 더 유리하다. 현재 셀러들의 불안감은 너무 과도하다”고 언급했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과 같은 대형 이커머스는 거액의 투자금이나 유보금을 갖춘 상태에서 쿠폰 마케팅을 한다”며 “티메프나 일부 중소 플랫폼의 경우 곳간이 없는 상태에서 셀러들의 대금을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 번 문제가 생기면 대형 참사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의 사례를 두고 중소 오픈마켓 시장 전반에 불신감이 확산하는 건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티메프나 일부 문제 있는 플랫폼들을 별도의 사안으로 두고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는 얘기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티메프 사건으로 오픈마켓 플랫폼 전반에 신뢰도가 떨어진 문제가 생겼다”며 “각 플랫폼들도 셀러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커머스 생태계에선 신뢰가 떨어지면 끝이나 마찬가지”라며 “업계도 공동의 문제로 인식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