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내 두 번째 검찰총장으로 심우정(53·사법연수원 26기) 법무부 차관을 지명한 건 검찰 내 조직 안정화가 시급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또 22년 만에 충청도 출신 검찰총장이라는 강점과 탁월한 법무행정을 바탕으로 야당 주도 검찰청 폐지 등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 심우정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가 11일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 앞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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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후보자는 11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청사 앞에서 검찰총장 후보 지명자 소감 발표를 통해 “엄중한 시기에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취임한다면 검찰이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사명과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검찰 구성원 모두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심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이원석(55·27기) 현 검찰총장의 임기가 끝나는 9월 15일부터 직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심 후보자가 검찰총장으로 취임할 경우 최우선 과제는 조직안정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조사방식을 두고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이 충돌하는 등 갈등봉합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실제 심 후보자는 검찰 조직 생활에 능통한 데다가 조직 내 신망이 두텁고 갈등 조율에 탁월한 만큼 조직 안정화에 강점이 있단 평가다.
검찰 외부 위기도 심 후보자 지명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평가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한 검찰개혁 공세를 밀어붙이고 있다. 현재 검찰청을 폐지한 뒤 기소 기능만 담당하는 기소청으로 두고 수사권은 따로 떼어내 중대범죄수사처(중수처)로 이관하는 내용이다.
심 후보자는 검찰 내에서 대표적인 ‘기획통’으로 그중에서도 법무행정에 밝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 2007년 평검사 시절 법무부에서 3년간 근무한 이후 2013년 법무부 형사기획과장을 맡았다. 2014년 검찰과장을 맡을 당시에는 법무부 판·검사 증원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2020년에는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으로 근무하는 등 약 7년간 법무 검찰 주요 보직을 맡으며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아울러 2024년 1월에는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돼 한 달여간 법무부 장관의 공백을 메우기도 했다. 심 후보자는 폭넓은 법무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민주당의 개혁 드라이브에 대해 검찰로써 취할 수 있는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심 후보자는 충청남도 공주 출신으로 22년만 충청 출신 검찰총장이라는 강점도 있다. 충청 출신 검찰총장은 참여정부 때인 2002년 충남 보령 출신 김각영 전 총장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특히 심 후보자는 전 충남도지사이자 17·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심대평의 장남이기도 하다. 심 후보자는 충청이라는 정치적 자산을 갖고 있는 인물인 셈이다.
대검 간부 출신 변호사는 “김 여사를 둘러싼 조직 내 갈등, 외부로부터의 공격, 충청 출신이라는 정치적 자산까지 심 후보자는 다양한 강점을 지니고 있다”며 “검찰 조직 생활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은 만큼 조직 안정화를 최우선적으로 신경 쓸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