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기로 김범수…카카오, AI혁신·내실경영에 제동 걸리나

22일 영장실질심사
카카오, 18일 '임시 그룹협의회' 열어
본업 집중 위한 '자회사 매각' 등 추진
"AI서비스 연내 출시한다"…차질 없는 사업 추진 보여야
  • 등록 2024-07-21 오후 1:03:29

    수정 2024-07-21 오후 7:15:31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김범수 CA협의체 공동의장 겸 경영쇄신위원장이 주가 조작 혐의로 22일 구속 기로에 서면서 카카오는 초긴장 상태다. 김 의장 구속시에는 카카오가 작년말부터 시작한 ‘경영 쇄신’ 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범수 구속 대비하자’…“경영 차질 없을 것”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김 의장에 대해 영장실질심사를 벌인다. 김 의장은 작년초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SM엔터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의장은 구속 영장 심사를 앞둔 18일 CA협의체 소속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과 임시 그룹협의회를 열고 “(주가 조작) 혐의는 사실이 아니다”며 “어떤 불법 행위도 지시하거나 용인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 의장의 항변에도 사법부의 판단이 남아 있는 만큼 카카오는 김 의장 구속이라는 최악의 사태에 대비 태세를 갖추는 모습이다. 이날 긴급 개최된 협의회에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엄중한 현실 인식 하에 꼭 해야 할 일들을 과감히 실행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작년말부터 비상 경영 선언, 준법과 신뢰위원회 출범,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통해 경영쇄신에 닻을 올렸는데 김 의장이 구속되면 예정됐던 자회사 매각 등 지배구조 개편, 인공지능(AI) 개발 등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협의회에선 주요 계열사 중심으로 경영 쇄신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명확히한 것이다.

(출처: 사업보고서)


◇ 자회사 매각·AI·내부통제…어깨 무거워진 정신아


관건은 김 의장이 구속될 경우 ‘경영 공백’ 상황 속에서도 자회사 매각·상장 등 지배구조 개편, AI투자 등이 차질 없이 이뤄질 것이냐다.

카카오는 작년 5월까지만 해도 공정거래법상 계열사가 147개에 달했으나 18일 현재 124개로 줄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카카오는 자회사 SM의 컬처앤콘텐츠(C&C)·키이스트, 카카오게임즈의 카카오VX에 대해 매각 의사를 표시하며 계열사 축소에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가 몸집을 줄이는 이유 중 하나는 기존 계열사들의 영업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현금흐름이 이전만 못한 상황인 데다 AI투자에는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카카오도 성장성이 높은 사업에 재투자하면서도 그룹 전반의 이익을 지속 가능하게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카카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작년말 5조 4000억원으로 적지 않지만 2021년까지만 해도 50~80%대씩 증가하다 2022년엔 9.2% 감소했고 작년엔 11.4% 늘어나는 데 그쳤다.

AI에 대규모로 투자한다고 수익을 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AI투자에 주력하되 비용도 고려하겠다는 게 카카오의 입장이다. 정 대표는 5월 컨퍼런스콜 당시 “AI와 같은 핵심 프로젝트 투자는 계속하되 효율적 자본 배분을 위해 서비스에 따라서는 외부 모델의 적용도 유연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이 없어도 차질 없이 카카오가 사업을 영위한다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선 ‘AI서비스 출시’ 등이 계획대로 수행돼야 한다. 18일 협의회 회의에서도 ‘연내 AI서비스 출시’를 약속했다.

카카오는 경영진의 투명성 등 법적·재무적인 내부통제도 강화해야 한다. 김 의장이 구속될 경우 경영쇄신위원장 자리는 당분간 공석이 될 전망이다. 다만 김 의장과 함께 CA협의체 의장을 맡고 있는 정신아 대표가 있는 만큼 정 대표가 얼마나 조직을 장악해서 끌고 가느냐가 중요해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각자 쇄신TF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큰 지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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