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테슬라가 인도에 배터리 공장을 지을 것으로 관측된다. 인도 시장을 공략하려는 테슬라와 배터리 산업을 육성하려는 인도 정부 욕심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 지난 6월 미국 뉴욕에서 만난 일론 머스크(왼쪽)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사진=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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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테슬라가 파워월 공장 건설을 위한 제안서를 인도 정부에 제출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워월은 차고나 야외에 설치해 태양광 패널이나 전력망에서 남는 전기를 저장·사용·재판매할 수 있는 일종의 가정용 배터리다. 테슬라는 공장 건설을 위해 여러 인센티브를 제공해달라고 인도 정부에 요청했지만 인도 정부는 테슬라를 직접 지원하는 대신 소비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정책적으로 큰 조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최근 테슬라는 인도 시장 진출을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월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만난 후 “나는 테슬라가 인도에 진출할 것이면 가능한 한 빨리 진출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당시 두 사람은 테슬라의 인도 내 전기차와 배터리, 우주산업 투자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거대한 인도 시장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인도는 수입 전기차에 70%가 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이 같은 상황에서 시장을 선점하면 경쟁사들을 멀찍이 앞설 수 있다는 게 테슬라 생각이다. 배터리나 우주산업 등에서도 타사보다 앞서 시장을 선점하면 강력한 새 성장 동력을 얻을 수 있다.
인도 정부도 테슬라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인도는 2030년까지 석탄 의존도를 줄이고 대신 신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500GW로 확충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기상조건에 따라 발전 용량이 급변하기 때문에 남는 전력을 저장하거나 부족한 전력을 채워넣는 에너지저장장치(ESS)가 뒷받침돼야 한다. 이번에 테슬라가 파워월 공장 설립을 제안한 것도 이 같은 수요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