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 한미·한일 장관회담…외교 공백 해소 기대

탄핵정국 이후 첫 장관급 회담
강화된 한미 동맹 체제 재확인
최상목 권한대행과 회동 여부 관심
  • 등록 2025-01-05 오전 11:00:37

    수정 2025-01-05 오후 6:53:09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이달 중 미국과 일본의 외교 사령탑이 잇따라 한국을 방문한다. 탄핵 정국 이후 이뤄지는 첫 한미·한일 장관급 회담이다. 정부는 불안한 국내 정세 속에서도 굳건한 한미일 관계를 부각시키며 외교 공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5일 오후 한국을 방문해 다음 날인 6일 서울 외교부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진행한다. 한미동맹, 한미일 협력, 북한 문제, 지역 글로벌 현안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이번 방한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이뤄지는 고별 순방 차원이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와 우리 정부가 그동안 한미 동맹을 핵 기반 동맹으로 업그레이드하고, 한미 일체형 확장억제 체제를 구체화하는 등 양국 협력관계를 강화해 온 만큼 이를 차기 정부에서도 이어가자는데 한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으로 러·북 협력체제에 대한 국제 사회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 방안도 주요 논의 대상이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왼쪽)이 지난해 11월14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각료회의를 계기로 페루 리마에서 만나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방한 기간 중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블링컨 장관의 만남이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당초 우리 정부는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순방 기간 중 윤석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깜짝 회동을 추진하는 등 그동안 양국 정상 간 만남을 위해 물밑에서 치열한 외교전을 펼쳤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미국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방한을 연기하고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를 취소하는 등 일시적으로 양국 관계가 원활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이번 미 국무장관 방한을 계기로 정부는 양국 관계 정상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한·미는 비상계엄 사태로 연기된 한미 NCG 4차 회의도 10일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또 외교부는 9일(현지시간)로 예정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국가장례식에 참석하는 고위급 인사도 검토 중에 있다.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도 이달 13일에 방한해 한일 외교 장관회담을 진행한다. 양국 장관은 한국의 정치 상황과 무관하게 한일관계 개선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올해 양국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은 만큼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취임 3개월이 지난 시점인 올해 초 한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비상계엄 사태로 취소된 바 있다.

한편 한국과 중국, 일본은 이르면 다음 달 일본에서 3국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내 일본에서 개최될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의를 준비하기 위한 사전 작업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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