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가 선택한 재고쇼핑몰…친환경 시대 필수 플랫폼”

김중우 리씽크 대표 "기업·소비자 잇는 재고의 선순환"
재고상품도 철저한 A/S 보장, 해외로도 사업 확장
  • 등록 2020-11-26 오전 5:30:00

    수정 2020-11-26 오전 5:30:00

김중우 리씽크 대표. (사진=리씽크)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재고 상품 판매는 소비자들에게는 합리적인 가격을, 기업들엔 재고 관리 문제를 해결해줄 뿐만 아니라 새 상품들이 폐기되지 않고 소비할 수 있도록 해 환경보호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재고 전문 쇼핑몰 리씽크의 김중우(44)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소비에 대한 가치의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회사명을 ‘다시 생각하다(re-think)’라는 뜻인 ‘리씽크’로 정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설립 2년 만에 연매출 500억원…‘가치소비’ 추구 MZ세대 유입↑

김 대표가 지난해 1월 설립한 리씽크는 1년 만에 연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는 9월까지 누적 매출액이 전년 대비 3배 수준인 300억원을 달성했다. 코로나19로 경기불황이 더욱 심해진 만큼 재고 상품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가해 연말까지 매출액 5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리씽크는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코스트코·월마트·메이시스 백화점 등 해외 재고도 소싱해 최대 80%까지 할인 판매한다.

김 대표는 중고나라의 공동창업자(코파운더) 출신이다. 대학생 때부터 중고 시장에 관심이 많았는데, 새로운 사업에 관심을 갖게 시작한 것은 기업을 키워나가는 과정에서 생긴 재고처리 고민 때문이었다. 그는 “2007년 창업한 디지털기기 리퍼 전문회사 디지리워드를 2015년 AJ네트웍스에 매각하면서 새로 출범한 AJ전시몰 대표이사를 맡았는데 사업을 정리하고 나오면서 처분해야 할 재고가 골칫덩이였다”면서 “새 상품이나 다름없어 중고보다 훨씬 상품 가치가 높은 리퍼브 상품이나, 재고 제품을 전문으로 유통하는 사업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고 리씽크를 창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리씽크를 이용하는 MZ(밀레니얼+Z)세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리씽크 이용자 중 18세~34세 연령층 구매율은 전체에서 약 30% 이상 차지했다.

MZ세대들은 자신의 취향과 정치적ㆍ사회적 신념 등을 소비행위에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미닝아웃(Meaning Out)’ 소비를 추구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새 상품을 구매하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는 ‘재고 전문 쇼핑몰’이 가치소비 실현으로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리씽크는 지난 9월 코어자산운용으로부터 25억원을 투자받기도 했다.

또 식품·화장품 등 생활용품부터 인기 있는 전자제품과 명품까지 약 240여 곳의 협력사와 4000여개의 제품 라인업을 갖춰 다양한 상품 구입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도 충족하고 있다.

김 대표는 “명품의 경우 랜덤상품 인기가 많은 편인데 최근 진행한 마이클 코어스 대전은 모두 완판이 되었고 테블릿이나 노트북, 스마트TV 등 전자제품도 20~30대들에게 인기 있는 상품군”이라면서 “홈쇼핑 등에서 대량으로 판매하는 간편식, 안주류 등 식품군도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급증한 상품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1년간 직접 A/S 보장…“‘선진국형 재고 비즈니스’ 안착 노력할 것”

1년간 직접 고객 사후서비스 (A/S) 관리를 하는 것도 리씽크의 장점이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약 450평(1487㎡) 규모의 리퍼 센터를 갖추고 A/S를 처리한다. 전문 엔지니어 등 12명의 현장 근무 인력을 포함해 전자기기 등의 전문 수리를 필요로 하는 경우를 위해 6곳의 협력사와 제휴해 전문 수리 인력을 공급받기도 한다.

김 대표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영위하기 위해서는 재고상품에 대한 인식 개선과 함께 고객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면서 “제품가격의 30% 내외 견적 내에서는 A/S를 진행하고 그 이상의 수리비가 든다면 아예 새로운 상품으로 교환하는 정책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제품 품질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모든 상품을 직접 검수하는 것은 물론 리퍼브 제품에 대해서는 그에 합당한 할인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반품 비율이 판매 상품의 3%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리씽크의 사업 확장 가능성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최근 알리바바 등과 같은 해외직구 사이트와도 제휴를 맺었다. 역직구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다시 해외로 반품할 수 없거나 물류비용이 더 비싼 경우 등에 따른 재고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고 관리가 유통업의 핵심으로 손꼽히는 만큼 해외시장에서의 성공 조짐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쇼핑 플랫폼 Qoo10(큐텐) 일본에 입점해 사업을 진행한 결과 올해 4월~9월까지 약 6개월 간 약 1억원(약 921만엔) 매출액을 달성했다. 이를 토대로 동남아시아나 싱가포르, 러시아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 대표의 목표는 리씽크를 통해 국내에 건강한 재고 시장을 활성화하고, 경기 회복과 환경보호에 기여하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경제연구원이 2019년 코스피 상장사 685개사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상장 기업이 보유한 평균 재고자산은 약 99조 9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고가 매출로 이어지는 평균일수는 2017년 25.5일에서 2019년 31.7일로 늘어난 반면, 재고가 매출로 반영되는 속도인 재고자산회전율은 14.3%에서 11.5%로 감소했다.

그는 “재고 상품은 단가를 낮추기 위한 대량 생산, 여러 유통 단계를 거치면서 쌓이는 재고, 음성적인 덤핑(dumping) 시장의 형성 등 일련의 악순환을 거쳐 왔다”면서 “선진국에서는 이미 이런 과잉 생산으로 빚어지는 문제와 환경보호 등을 위한 재고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다. 국내에도 이런 선순환의 유통 시장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리씽크 일산 물류리퍼센터. (사진=리씽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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