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한미 정상회담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한미 정상회담이 다음달 21일께 열릴 것이라는 이야기 역시 아직 한미가 검토하는 과정에서 유력하게 거론되는 날짜일 뿐, 한미 모두 아직 공식적인 발표는 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다만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5월 20일 한국에 방문한 뒤, 다음날 정상회담을 하고 내달 22일 쿼드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일본으로 떠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일정대로 간다면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불과 열흘만에 외빈을 맞이하는 셈입니다. 특히 미국은 우리나라의 동맹국으로서 아주 중요성이 큽니다.
이에 따라 인수위는 이를 대신할만한 제3의 장소를 물색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30명에서 250명까지 수용하는 다양한 연회공간이 확보돼 있고 새 대통령 집무실하고도 가까운 국방컨벤션 센터가 유력하게 꼽힙니다.
특히 한미 정상회담이 예상되는 5월 21일은 토요일로 결혼식으로 가장 선호되는 요일이죠. 이미 5월 21일 결혼이 예정된 신혼부부들을 어떻게 설득할지 난제입니다.
이외 한남동 외교공관과 국방컨벤션센터 옆에 있는 전쟁기념관, 국립중앙박물관 등도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개방된다고 하더라도 오·만찬 등 접객은 영빈관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됐지만, 동선과 상징성 등을 고려해 인수위원회 측은 이는 배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구체적인 장소는 보안 등을 고려해 이번 주말께 한국을 찾는 미국 실무답사단이 한국 실무진과 함께 돌아보면서 구체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미 정상회담이 아니더라도 역대 서울서 개최된 양자 정상회담은 청와대에서 열렸습니다. 다만 다자회의를 계기로 이뤄지는 정상회담이나 회담 장소 자체가 서울이 아닌 경우, 청와대가 아닌 곳에서 정상회담이 이뤄지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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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2019년 2월 청와대를 떠났을 당시에 “말이 영빈관이지 실은 구민회관보다 못한 시설에 어떤 상징도, 역사도, 스토리텔링도 없는 공간에서 국빈만찬과 환영공연 등 여러 국가행사를 진행한다는 것이 늘 착잡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렇게 급하게 영빈관을 떠날 것을 예상한 바는 아니었겠지만, 청와대에서 의전을 책임진 그조차 이렇게 말할 정도면 현재 청와대와 영빈관이 높아진 우리의 국격을 담아내기에는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은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미 정상회담을 어디서 여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담는냐겠죠. 취임 후 열흘여만에 열리는 이번 정상회담은 차기 5년간 한미 관계를 재정립시킬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의전도 중요하지만 양국 대통령의 만남을 내실 있게 준비하는 내용이 무엇보다 충실하게 준비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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