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0조 눈앞 ETF 시장…올해만 61개 상장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국내 ETF 순자산 총액은 148조 4951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121조 672억원 규모였던 ETF 시장은 반년이 채 되지 않아 22.7% 성장했다.
ETF 시장에서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큰 상품은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로, 순자산 규모가 9조원에 육박한다. 해당 상품은 양도성예금증서(CD)91일물의 하루치 금리 수준을 매일 복리로 반영하는 상품으로, 지난해 6월 이후 하루도 손실을 내지 않았다. 해당 ETF는 올 들어 개인이 56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두 번째로 순자산 규모가 큰 ETF 역시 CD91일물 수익률을 추종하는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으로 순자산 규모가 7조 3000억원에 이른다. 이어 ‘KODEX200’과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 ‘TIGER KOFR금리액티브(합성)’ 순으로 순자산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파킹형(언제 넣고 뺄 수 있는 단기 투자형) ETF가 상위 5위 중 4개의 자리를 차지하며 불확실한 금리 시대의 인기 상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파킹형 ETF를 통해 큰 규모의 자금 유입으로 비교적 쉽게 ETF 시장의 점유율을 올릴 수 있는 만큼, 올 들어 ‘히어로즈 머니마켓액티브’, ‘ARIRANG 머니마켓액티브’, ‘1Q 머니마켓액티브’ 등 중소형 운용사의 파킹형 ETF 상장도 이어졌다.
|
공모펀드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ETF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운용사 간 경쟁도 더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이에 운용사 간 점유율 차이도 줄어들고 있다. 국내에 ETF를 도입해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성자산운용과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격차도 지난해 말 3.37%포인트 수준에서 2.47%포인트 수준까지 좁아졌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뒤를 이어 3위를 지키고 있던 KB자산운용를 뒤쫓는 한국투자신탁운용과 신한자산운용의 약진도 빨라지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올해만 두 차례 빅테크 투자와 관련해 대표가 주재하는 간담회를 여는 등 미국 기술주 테마 상품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 말 4.89% 수준이었던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점유율은 6.20%까지 늘어나며 KB자산운용(7.68%)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지난해 반도체 산업의 소재·부품·장비주에 투자하는 ETF를 상장한 데 이어 올해 공정별, AI반도체 섹터별 상품으로 차별화하며 점유율을 지난해 말 2.20% 수준에서 2.91% 수준으로 늘렸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시장이 커지며 기존에 선두를 지키던 운용사가 점유율을 지키기는 더 어려워지면서 제 살 깎아먹기식 수수료 경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며 “다만 중소형사들은 이같은 수수료 경쟁에 나서기 어려운 만큼 상품 경쟁도 보다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