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올초 개봉해 30·40세대의 추억을 소환한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 468만명의 관객들을 영화관으로 몰리게 했던 작품이다. 이 영화의 원작은 일본 만화인 ‘슬램덩크’였다. 1990년대 초반 수많은 마니아를 양산했던 바로 그 작품이다. 이 만화의 주인공은 강백호. 그는 농구를 시작한지 얼마 안된 풋내기다. 그가 농구화를 구하기 위해 신발가게를 찾는다. 그곳에서 주인장은 본인이 애지중지하던 농구화를 건네는 데 바로 ‘에어 조던 1 하이 브레드’다.
‘스니커즈’의 역사와 디자인을 한 자리에 모은 전시가 열린다. 오는 9월 10일까지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세종미술관에서 개최하는 ‘스니커즈 언박스드 서울’ 전이다. 국내 최초로 열리는 대규모 스니커즈 관련 전시로 런던 디자인 뮤지엄의 월드투어 전시다. 2021년 영국 런던을 시작으로 네덜란드 덴보쉬, 대만 타이베이를 거쳐 한국에 상륙했다.
리가야 살라자르 큐레이터는 “스니커즈가 어떻게 스타일의 아이콘이자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산업으로 성장하게 됐는지를 보여주는 전시”라며 “앞으로 스니커즈 열풍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등 스니커즈에 관한 모든 것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 364켤레의 스니커즈로 구성된 ‘아워월’(사진=스니커즈 언박스드 서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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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니커즈’는 밑창이 고무로 된 운동화를 뜻하는 용어다. 현재는 테니스화와 농구화를 베이스로 한 패션 운동화 전반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전시는 △스타일(THE STYLE) △퍼포먼스(PERFORMANCE)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 △서울(SEOUL) 등 4가지 섹션으로 구성됐다. 스니커즈뿐 아니라 관련 영상과 사진까지 총 700~800점을 전시해 놓았다. 패션 아이템으로 떠오른 스니커즈를 비롯해 스니커즈에 적용된 기술,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 한국의 스니커즈 문화까지 폭넓게 소개한다.
특히 전 세계에 12족만 출시됐다는 ‘에어 조던’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나이키가 에어 조던 디자이너 중에서 12명에게만 판매했다고 알려진 해당 스니커즈는 현재 리셀가로 치면 가치가 최소 8000만원에 달한다. 전시 관계자는 “소장자가 내놓지 않으면 살 수 없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희소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 나이키가 에어 조던 디자이너 12명에게만 판매했던 에어 조던. 현재 금전적 가치는 최소 8000만원이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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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스니커즈 컬렉터이자 에어포스 마니아로 알려진 가수 션의 커스텀 스니커즈도 만나볼 수 있다. 2002년 에어포스 발매 20주년을 기념해 나이키는 뉴욕에서 전 세계의 셀럽들을 초대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한국에서는 지누션의 션과 다이나믹 듀오가 초대됐다. 션은 이 특별한 행사를 기념하고자 나이키의 상징적인 에어포스 원 화이트 모델을 스와로브스키를 활용해 직접 제작했다.
전시장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아워월’(Our Wall)은 전시의 하이라이트다. 스니커즈 마니아라면 눈을 뗄 수 없는 ‘꿈의 컬렉션’이다. NBA 선수들의 농구화를 비롯해 에어 맥스 시리즈 등 364켤레의 스니커즈가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거울에 비친 관람객의 스니커즈 1개가 더해지면 365개의 ‘아워월’이 완성된다. 전시된 신발의 금전적 가치는 최소 100만달러(약 13억원)에 달한다.
이외에도 그룹 미스치프가 미국 래퍼 릴 나스 엑스와 공동 제작한 ‘사탄’ 스니커즈를 만나볼 수 있다. ‘사탄’은 나이키의 에어맥스97 모델을 개조해 운동화 밑창에 사람의 혈액 한 방울을 넣어 제작한 것으로 당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에 대해 나이키는 미스치프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 소송을 내기도 했다. 요르단강에서 끌어온 성수를 넣어 만든 또 다른 한정판 스니커즈 ‘지저스’도 함께 전시해 놓았다.
| 논란의 중심이 된 미스치프의 스니커즈 ‘사탄’(왼쪽)과 ‘지저스’(사진=스니커즈 언박스드 서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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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션의 에어포스 원 스와로브스키 커스텀 스니커(사진=이윤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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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니커즈 언박스드’ 전시 전경(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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