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하게 하고 싶었다" 33세 조선…모든 게 계획됐다 [사사건건]

`신림동 살인범` 조선, 일주일 만에 檢 송치
휴대폰 초기화, PC 훼손, `홍콩 묻지마` 검색 등
경찰 수사 과정서 계획범죄 정황 속속 드러나
  • 등록 2023-07-29 오전 8:00:00

    수정 2023-07-29 오전 8:00:00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온 국민을 경악하게 한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일주일 만에 마무리되고 검찰로 넘겨졌습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나온 과정들을 보면 이 범죄가 계획된 것이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데요. 이 같은 잔혹 범죄에 대해 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신림동에서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에게 중상을 입힌 피의자 조선(33)이 28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 (사진= 이영훈 기자)
서울경찰청은 지난 26일 특정강력범죄 피의자에 대한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신림동 사건의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름은 조선, 나이는 33세(1990년생)입니다. 심의위원회는 “범행의 잔인성 및 피해의 중대성이 인정된다, 현장 폐쇄회로(CC)TV·목격자 진술 등 범행 증거가 충분하고, 공개 시 공공의 이익이 크다”고 설명했죠.

그리고 28일, 경찰은 일주일간의 수사를 마치고 조선을 살인 및 살인미수 등 혐의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일단 경찰 수사과정에서 밝혀진 사실만 두고 보면, 조선의 범죄가 계획됐다는 점은 크게 부인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조선은 범행 전날 자신의 휴대전화(아이폰XS) 초기화하고, 평소 자신이 사용하던 컴퓨터 역시 망치로 부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통상 범죄자들의 신병을 확보하면 수사기관들이 전자기기 포렌식을 통해 사건의 동기나 배후, 정황 등을 파악하는 것을 의식한 행위였죠. 이는 경찰의 수사 속도에도 어느정도 영향을 끼치기도 했습니다.

이후 경찰이 인터넷 포털 검색 기록을 확인한 결과 지난달 ‘홍콩 묻지마 살인 사건’, ‘정신병원 강제 입원’ 등을 검색한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홍콩 사건은 한 대형쇼핑몰에서 30대 남성이 20대 여성 2명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으로, 이번 사건과 굉장히 유사한 범죄입니다. 이 때문에 조선이 ‘모방범죄’를 한 것이라를 분석도 나오고 있죠. 여기에 경찰은 “범행 전 살해 방법과 급소 등을 검색했다”, “오래 전부터 살인 욕구가 있었다” 등 조씨의 추가적인 진술을 확보하기도 했습니다.

또 조선은 범행 직전 할머니 자택을 방문했는데 그 이유에 대해 “범행 전 마지막으로 (할머니를) 만나러 갔다”고 진술한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범행 직후 조사에서는 ‘평소에도 할머니를 자주 방문한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나 범행 다음날 조사에서 태도를 바꾼 건데요. 이 같은 정황은 모두 조선의 범죄가 ‘계획범죄’라는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조선의 범죄행위에 대해 엄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반사회적인 범죄가 단죄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안정될 수 있다는 것이죠.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터무니 없는 범행 동기, 이게 어떻게 보면 가장 전형적인 묻지마 살인의 어떻게 보면 특징”이라며 “극도로 반사회적이고 터무니없는 동기로 그야말로 무고한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이런 행위는 꼭 단죄돼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한편 신림동 사건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에 신림역 살인 예고글을 올렸던 20대 남성이 구속됐습니다. 경찰의 수사가 시작된 후 112를 통해 자수 의사를 밝혀 긴급 체포된 인물인데요. 법원은 ‘도망할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열정을 발부했습니다. 경찰은 지난 21일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이후 디시인사이드 AKB48·만화·주식 갤러리에 ‘신림역 일대에서 살인하겠다’는 예고 글이 3건 올라온 사실을 확인하고 작성자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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