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배당주 펀드 중 수익률 1위는 우리자산운용의 우리중소형고배당증권모투자신탁(주식)이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23.49%다. 담고 있는 종목에는 KT&G가 없다. 만만치 않게 저평가됐다는 평가를 받는 JB금융지주(175330) SBS(034120)가 편입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박스권에 갇힌 KT&G 주가가 펀드 편입 매력을 떨어뜨린다는 분석이다.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 B씨는 “KT&G의 경우 배당수익률은 5~6%정도 나오는 고배당주인 건 맞다”면서도 “다만 주가가 거의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탓에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투자자들 위주로 펀드에 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초 이후 18% 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인 한 고배당주 펀드매니저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시장 금리도 피크아웃하면서 상대적으로 고성장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짚었다. 은행과 보험, 통신 등 전통적 고배당주는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부진하지만 하반기 실적 반등이 예상되는 삼성전자(005930), 현대차(005380), 기아(000270)차 및 2차전지 관련 사업가치가 부각되는 포스코홀딩스 등 주가가 상승하며 펀드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담배 회사인 KT&G가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기준에서 걸러져 펀드에서 편출되는 경우도 있다. B씨는 “최근 외국계 기관 고객이 우리가 운용하는 펀드에서 담배회사에 투자할 수 없다며 KT&G를 빼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기대도 공존한다. 최근 한 증권사 고위관계자 C씨는 “갖고 있던 주식을 손절하고 KT&G를 많이 담았다”며 “KT 사태를 목격한 KT&G가 주인 없는 회사에 대한 문제 제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가능성에 베팅한 것”이라고 전했다. KT&G가 주가 부양과 인삼공사 분리상장을 진지하게 고려할 것이란 기대다.
KT&G 측은 “특히 독보적인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NGP사업에서 PMI와 15년간의 장기계약을 체결하면서 앞으로의 성장은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라며 “주가부양 측면에서 더욱 강화된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주주이익 측면에서 인삼공사 상장에 대해선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내년 KT&G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도 주목하고 있다. 서스틴베스트는 “기관투자자들도 포스코홀딩스 최정우 대표이사와 KT&G의 백복인 대표이사의 재선임 여부 등 내년 정기주총에서 소유분산기업이 상정한 이사 후보에 대한 관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