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업계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투자 감축 기조가 올 1분기도 강타했다. 투자 의존도가 높은 벤처·스타트업계가 더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실정이다.
인공지능(AI) 관련 벤처기업 A사의 주모 대표는 17일 “투자는 심리다. 투자심리를 들도록 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어떻게 (벤처투자가) 60% 줄어들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나. 예전 같았다면 정부가 업계 관계자들과 여러 차례 머리를 맞대고 투자 활성화 대책을 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벤처투자업계에 빙하기가 도래한 것은 지난해 이후 지속돼 온 실물경기 둔화, 고금리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 증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확대, 회수시장 부진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 정부에서 유동성이 넘쳤던 것도 벤처·스타트업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평가)을 지나치게 높였다는 지적이다.
주 대표는 창업한 지 6~7년 됐지만 올해처럼 투자 유치가 어려웠던 적은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시장 상황이 어렵다고 하면 통상 ‘1~2달 이후에 봅시다’라고 하는데 그럼 기업가치평가가 반으로 줄어든다”라며 “건설업계처럼 대형시장이 휘청하면 부랴부랴 관련 대책을 내놓으면서 벤처·스타트업계는 관심이 없다. 오히려 정부 대책으로 다른 시장에 돈이 몰려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우선 정책자금을 수혈해 벤처투자 공백을 최대한 막겠다는 계획이다. 추가적으로 규제 철폐 및 다양한 인센티브 도입으로 벤처투자를 유도한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벤처투자 보릿고개를 넘기기 위해 정책자금을 투자해 급한 불을 끄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