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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일 생각 없었다”…오리발 내민 ‘동거녀 아들’ 살해범 [그해 오늘]
-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2021년 10월 27일, 동거녀의 아들을 살해한 주범 백광석과 공범 김시남에 대한 3차 공판이 열렸다. 이들은 “죽일 생각 없었다”, “다시 깨어날 줄 알았다. 두려웠다”라고 말하는 등 오리발을 내밀었다. 제주 중학생 살인 사건 피의자 백광석(왼쪽)과 김시남.(사진=뉴시스)살해범들은 같은 해 7월 18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주택에 침입해 A군(당시 15세)의 목숨을 빼앗았다. 이 과정에서 주먹과 발로 A군을 폭행했으며 청테이프로 온몸을 묶어 제압하기도 했다. 범행 후 살해범들은 범행 도구를 인근 분리수거장에 버리고 달아났다. 백광석은 A군의 어머니와 동거하던 사이로 A군이 ‘아빠’라고 부르며 따르던 인물이었다. 그러나 백광석은 시간이 지날수록 A군의 어머니에게 집착했고, 연락이 잘되지 않는다거나 집에 늦게 들어온다는 등의 이유로 폭력을 일삼았다. 결국 A군의 어머니는 2021년부터 별거에 들어갔지만, 백광석은 집에 무단침입해 목을 조르고 폭행했다. 급기야 LPG 가스관을 잘라 가스가 새어 나오게 하는 등 살해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결별 통보를 받자 “너의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겠다”며 막말을 내뱉었고 실행에 옮겼다. 공범 김시남은 백광석과 금전 관계로 얽혀있었다. 김시남은 코로나19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고, 백광석은 그에게 400만원, 90만원 등 여러 차례 돈을 건네며 환심을 샀다. 이후 백광석은 범행을 도와 달라며 빚 탕감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당시 백광석은 김시남에게 “피해자를 죽이면 나도 같이 죽을 것이다. 네가 적발되지 않는다”며 “나를 도와달라. 일이 잘못되면 내 카드로 돈을 인출해서 사용하면 된다”고 설득했다. 범행 후 김시남은 백광석 체크카드로 500만원을 인출하는 등 1100만원 가량의 이득을 챙겼다. 하지만 이들은 반성하지 않았다. 백광석은 검거 당시 자신의 범행이라고 주장했지만, 수사가 끝날 무렵 김시남을 ‘살인범’으로 지목했다. 또 “(A군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유치장 벽에 머리를 찧는 등 심신미약 판정을 위한 자해도 벌였다.김시남은 “백광석이 피해자 목을 조를 때 막지 못한 게 후회스럽다”면서도 범행도구에서 발견된 자신의 DNA는 흘린 땀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검찰청 소속 심리분석관들의 법정 증언에 따르면 김시남의 진술은 거짓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백광석과 김시남은 대법원까지 간 끝에 각각 징역 30년, 김시남은 징역 27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일관되게 사형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피해자가 중학생치고는 덩치가 건장하며, 살해 방식이 비교적 잔혹하지 않다는 점을 들며 유기징역을 확정했다.이 사건은 국가가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폭행과 살해 협박에 시달리던 A군의 어머니는 사건 발생 전 경찰에 비상호출용 스마트워치를 지급 요청했으나 담당자의 실수로 지급이 늦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백광석은 이 사건과 유사한 범죄를 여러 번 저질렀다. 일례로 2003년 자신과 사귀던 한 여성이 이별통보를 하자 집에 불을 질렀으며, 7년 뒤 다시 찾아가 살해 위협을 하고 폭행해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아울러 김시남은 성범죄 등 10여건의 전과가 있다.제주 중학생 살인 사건 피의자 백광석(왼쪽)과 김시남.(사진=제주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