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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DS테크놀로지, "SW테스팅·ECU 분야 급성장" (VOD)
- [이데일리 임종윤기자] 임베디드 솔루션·소프트웨어 전문개발업체인 MDS테크(086960)놀로지의 신규사업인 SW테스팅과 차량용 ECU(Electronic Control Unit:전자제어장치) 사업이 급성장하고 있다.김현철 MDS테크놀로지 대표는 31일 증권경제 전문채널 이데일리-토마토TV의 'CEO & COMPANY'에 출연, "신규사업 아이템인 SW테스팅과 차량용 ECU 분야가 전년비 100%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SW테스팅 사업은 개발된 소프트웨어가 제품에 장착이 됐을 때 제대로 구동을 하는 지 여부를 테스트해주는 사업으로 각종 IT기술의 융합과 복합화에 따른 소프트웨어간의 충돌로 해당 소프트웨어의 신뢰성과 안정성에 문제가 많아지면서 대두되고 있는 새로운 분야다.차량용 ECU(전자제어장치)는 국내 자동차들이 갈수록 대형화,첨단화 되고 있는 과정에서 각종 IT.기술이 다양하게 접목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다양한 시스템들을 종합적으로 통제하고 조절하는 장치다.MDS테크놀로지는 지난해 ECU 개발 솔루션에서 22억, SW테스팅 솔루션에서 각각 15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바 있다.김현철 대표는 "올해 연간 기준으로 각각 40억 안팎인 두 분야의 매출이 2010년 경에는 각기 400억 규모, 전체적으로 800억 규모로 대폭 확대될 것"이라며 "별다른 경쟁업체들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새로 생기는 시장 모두를 당사에서 수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기존 주력 사업인 휴대폰과 차량용 임베디드 솔루션과 소프트웨어 사업도 지속적인 성장을 나타내고 있다.임베디드란 특정 목적을 위해 적합한 하드웨어를 설계한 뒤 소프트웨어를 내장해 최적화시킨 시스템.개별적으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는 데 비해 처음 개발부터 최종 제품 생산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6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시스템이다.MDS테크놀로지는 처음 설계부터 코딩, 디버깅(문제점을 바로잡는 작업), 통합테스트에서 인증테스트까지 일괄 수주해서 공급하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국내외에서 유일한 전문 임베디드 업체다.주력 분야는 휴대폰 사업으로 전체 매출의 42%를 차지하고 있고 올들어 자동차 분야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어나면서 전체 매출의 10% 선까지 확대됐다.특히, 삼성전자에 대한 휴대폰 관련 임베디드 솔루션의 비중이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체의 절반이 넘는 55%에 달했지만 올들어 42% 수준까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는 반면 전체 고객사의 수는 650개로 대폭 늘어났다.김 대표는 "올해 현재 전세계 임베디드 소프트웨어시장은 21억 달러, 국내 시장 규모는 3300억 규모"라며 "디지털 컨버전스가 확대되면서 세계 시장은 매년 13% 선, 국내 시장은 15% 정도씩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이같은 추세에 따라 MDS테크놀로지는 해외 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지난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개도국과 경제협력사업의 하나로 추진한 '이집트 국립 소프트웨어 개발 센터 건립사업'에 주관사로 선정돼 국내 최초로 국산 임베디드 소프트 웨어 기술을 수출한 바 있다.이를 계기로 현재 중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DMB 분야의 임베디드 솔루션을 개발완료하고 현재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올 4분기에 계약단계를 거쳐 내년 쯤에는 매출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김 대표는 예상했다.MDS테크놀로지는 올해 작년보다 90억 정도 늘어난 매출 372억원과 전년비 15억 정도 늘어난 72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목표로 하고 있다.
- '기업도시' 울산을 가다
- [울산=이데일리 박기용기자] 현대자동차 직원들은 점심 때는 물론이고 퇴근 뒤 경조사 참석에도 군청색의 회사 점퍼를 입는다. 검은색 타이를 매면 그뿐 따로 정장을 하지 않는다. 울산에서 현대차의 점퍼는 그 자체가 정장으로 통한다. 기업이 도시고 도시가 기업인 울산의 풍경이다.현대차에서만 14년을 근무해온 김호정씨는 점퍼를 벗는 게 오히려 어색할 정도라고 말한다. "경조사라는 게 그렇지 않습니까. 갑자기 언제 있을지 모르는 거잖아요. 몇 번 그렇게 회사 점퍼를 입고 갔었는데 저 말고도 (회사 점퍼를 입고 온 사람이) 많더라고요. 언제부턴가 이런 게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울산 현대차의 직원들이 근무복 차림으로 출근하고 있다.김씨는 일 년에 한 번씩 가족들을 데리고 휴가를 간다. 김씨만이 아니다. 협력업체와 연관산업 종사자가 다 함께 휴가를 떠난다. 110만의 울산 인구 중 줄잡아 80만이 7월 말에서 8월 초 정기 휴가기간에 도시를 '뜬다'. 주요 기업체 주변 음식점 상가 시장도 모두 철시한다. 당연히 은행, 보험, 증권 같은 금융권과 타 도시에 비해 유난한 학원가도 이 기간엔 쉴 수밖에 없다. 울산에는 가을에 '효도방학'이라는 게 있다. 여름방학과 겹치는 여름 휴가철과는 별도로 매년 추석을 전후한 기간에 울산시 전체가 놀아 버리니 학교도 이 때는 같이 쉴 수밖에 없다. 울산은 도시민 전체의 일상이 비슷하게 돌아간다. 울산에서 가장 많은 고용을 창출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근무 패턴이 곧 이 도시 사람들의 생활 리듬이 된다. 현대차가 한 번 파업을 하면 임직원 3만4000명과 협력업체 종사자, 매곡과 효문의 부품 단지 사람들에 인근 상가의 상인들까지 줄잡아 10만명이 논다. 현대차 파업만으로 울산 시민 10명 중 1명이 놀아야 하는 셈이다.그러다 보니 웃지못할 현상도 벌어진다.'현대차 주간 근무조가 퇴근했습니다.' 현대차 직원들이 퇴근 후 자주 찾는 삼산동 번화가의 나이트클럽에서는 중간에 음악이 꺼지고 이런 안내방송이 흘러 나오는 걸 간간이 들을 수 있다. 남편이 퇴근했으니 아내들은 어서 집에 들어가 보라는 소리다. 현대차 조업이 갑자기 일찍 끝날 때면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기업은 지역사랑, 지역은 기업사랑 소득 수준으로 보면 울산은 이미 선진국에 진입해 있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다른 지역의 3배, 서울의 2배다. 장사하는 사람도 울산을 좋아한다. 상호보완적인 산업들, 자동차·조선·석유화학의 포트폴리오가 잘 짜인 탓이다. 그러다 보니 시민들의 기업에 대한 사랑도 남다르다.지난 2004년 SK그룹이 소버린과의 경영권 분쟁에 빠졌을 때 울산시민들이 발벗고 나섰다. 당시 울산시와 울산상공회의소 등이 `SK주식 사주기운동`을 펼친 것. 김선조 울산시 경제정책과장은 "물론 처음에는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부 있었지만, 당시 SK주식 사주기 운동 등을 통해 울산시민들이 기업의 중요성을 더욱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기업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는 사회간접자본과 각종 문화시설 투자에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울산에는 SK가 110만평(여의도 1.5배)에 달하는 울산대공원을 1000억원을 들여 짓고 있다. 현대차의 아산로, LG의 노인복지회관 등 투자가 많이 이루어졌다. ▲ SK와 울산시가 공동으로 건설하고 있는 울산대공원 조감도. SK가 1000억원을 투자했다.울산엔 기업사랑 조례도 있다. 기업과 지역 공동체가 사랑을 주고 받는 모습이다.◇기업이 살아야 지역도 산다 1962년 울산 인구는 18만명이었다. 당시 서쪽의 밀양은 23만명. 그러나 지금 울산 인구는 110만명을 헤아리고 밀양 인구는 11만명에 불과하다. 울산은 국세만 10조원를 내는 도시다. 기업이 창출한 힘이다.김선조 울산시 경제정책과장은 사회공헌보다 기업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는 것이 지역 경제에 이바지하는 길이라 강조했다."SK가 울산대공원에 1000억원을 들였는데 살펴보면 이게 별 의미가 없습니다. SK가 고용하고 있는 임직원이 3000명입니다. 정확히 얼마씩 받아가는진 모르겠지만 평균 연봉 5000만원으로 잡으면 매년 1500억원 정도가 됩니다. 그게 진짜 공헌하는 거죠."그는 기업이 사회간접 자본이나 문화시설 지어주는 것도 좋지만 진정 지역경제에 이바지하는 길은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이 성장해서 고용이 창출되고, 높은 임금을 주고, 전후방산업효과를 내고. 그렇게 물이 흐르듯 부(富)가 지역으로 퍼져가는 것이 진정 지역경제에 이바지하는 길이라는 것이다.
- (종목돋보기)포스코, 3분기 양호.."내년이 헷갈려"
- [이데일리 오상용기자] 포스코의 3분기 실적에 대한 증시 전문가들의 평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제품가격인상과 원가절감 노력으로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는 것. 다만 내년 이후 실적 호조세가 지속될 지, 추가적인 주가 상승모멘텀이 나올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견이 엇갈렸다. ◇3분기 실적 양호 포스코(005490)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보다 13.1% 늘어난 1조64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경상이익은 각각 13.4% 및 29.9% 증가해 5조2978억원과 1조1653억원을 기록했다. 신윤식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ESOP(신우리사주제도) 관련 비용 1396억원 등 총 1935억원의 일회성 비용에도 불구,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실적 호조의 배경으로는 제품가격 인상과 원가절감 노력 등이 꼽혔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의 3분기 실적이 양호한 것은 원가절감에 따른 수익구조 개선, 가격인상에 따른 스테인레스부문 수익성 개선 등에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3분기와 비슷하거나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신윤식 애널리스트는 "4분기 매출액은 3분기와 비슷하지만 영업이익은 1조 2075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13.5%, 전년동기대비 10.9% 증가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3분기와 달리 ESOP나 철광석 구매비용 소급 지급 등 일회성 비용지출 요인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양기인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4분기 포스코의 영업실적은 3분기와 비슷할 것"이라고 봤다. 개보수가 없어 생산량 변동이 없기 때문. 다만, 중국 보산강철의 4분기 내수가격 인하의 영향으로 판매량과 수출가격이 소폭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률은 20.1%로 3분기와 동일한 수준이 예상됐다. ◇`매수`의견 대세..내년전망 엇갈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포스코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했다. 그러나 포스코의 내년 영업전망 및 주가 모멘텀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린 의견을 내놨다. 양기인 연구위원은 "내년과 내후년 포스코의 영업실적은 완만한 둔화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변수 때문이다. 중국의 철강 수급은 2005년에 균형, 2006년부터 공급과잉 상태로 전환했다. 올 들어 8월까지 중국의 철강 수출량은 2453만톤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1009만톤이 늘었다. 양 연구위원은 "문제는 중국 5대 고로사의 생산능력이 2010년까지 현재의 2~3배 수준으로 확대된다는 점에서 공급과잉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포스코의 내년 영업실적도 완만한 둔화를 점쳤다. 반면 김경중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국제 가격 불안에도 내년과 내후년에도 포스코의 이익 구조는 안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7월 내수 가격 인상으로 내년 4000억원이 가격에 반영되고, 원가절감 노력으로 3000억원 등 1조원의 이익 개선 요인이 있다는 것. 아울러 원재료인 유연탄 가격이 안정을 보이고 있고, 전략적 제품 비중이 늘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추정에 반영됐다. 김 연구위원은 단기 매매보다는 중장기적으로 매수보유 전략을 권했다. 신윤식 애널리스트는 "실적 호조와 M&A 이슈, 선진국 감산 등으로 포스코의 주가 상승 모멘텀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양기인 연구위원은 "세계 철강가격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최근 포스코의 주가가 강한 것은 미국 철강주 강세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철강주의 강세는 경기회복 기대감과 다우존스 지수의 신고치 랠리로 인한 갭메우기성 순환매 현상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이같은 배경으로 미국 시장에서 포스코 ADR가격이 오르면서 국내 원주를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철강주가 시장의 주도주로 부각될 가능성은 낮다"면서 "포스코의 경우 글로벌 동종 업체와 비교할 경우 과거에 비해 밸류에이션 메리트도 둔화됐다"고 덧붙였다.
- 중국만두·냉채족발…진정, 회만 먹고 가시렵니까?
- ▲ 신발원 고기만두[조선일보 제공] ‘부산=생선회’라는 공식, 이제 진부하다. 회 말고도 먹을거리가 많다. 화교들이 만드는 ‘오리지널’ 중국만두, 해파리와 족발이 만난 ‘냉채족발’, 파도와 달빛까지 곁들여 먹는 청사포 조개구이마을 등 부산의 별미집을 소개한다. ◆상해거리 중국만두 영화 ‘올드보이’ 주인공 오대수(최민식)는 만두 맛으로 자신이 수감됐던 사설감옥을 찾아낸다. ‘과연 가능할까’ 싶었다. 사설감옥이 부산 ‘상해의 거리’ 부근이라면 그럴 수 있다. 중국음식점마다 만두 맛도 모양도 제각각 개성이 있다. 상해의 거리는 부산역 건너편에 있다. 거리 어귀에 중국 전통 건축양식의 ‘상해문’(上海門)이 있어 찾기 쉽다. 1884년 중국영사관이 들어서면서 화교들이 주변에 몰려 살았다. ‘청관(淸館)거리’, ‘화교골목’이라 불렸다. 광복과 6·25 이후 텍사스촌이 거리 일부를 차지하면서 ‘텍사스거리’로 이름이 바뀌었으나, 부산시가 자매도시인 상하이와의 유대를 기념하고 지역 활성화를 위해 상해의 거리로 이름을 바꾸고 ‘상해문’을 세웠다. 예전 같지는 않지만 많은 화교가 여전히 이 거리에 산다. 중국집은 10여 곳. ‘만두 전문점’이라 내세운 집이 유난히 많다. 홍성방 (鴻盛坊·051-467-5398), 일품향 (一品香·051-467-1016), 신발원 (新發園·051-467-0177, 465-9509), 사해방 (四海坊·051-463-9883), 장춘향 (長春香·051-467-8563) 등이 유명하다. 이중 부산사람들이 최고로 꼽는 홍성방과 일품향, 신발원 만두를 맛봤다. ▲ 홍성방 찐만두홍성방 본점은 상해문 바로 옆이다. 상해문 뒤 사거리에 2호점이 있다. 찐만두(3500원)는 만두피가 도톰하고 쫄깃하다. 씹으면 고소한 육즙이 흠뻑 배 나온다. 곱게 다진 돼지고기, 부추, 양파만을 넣은 만두속은 씹을 필요 없을 만큼 부드럽다. 군만두(3500원)는 찐만두를 바삭하게 튀긴 것. 물만두(3500원·대 4500원)도 흐물흐물한 일반 중국집과 달리 탱탱하게 잘 삶았다. 자장면은 3500원이다. 기세등등한 홍성방과 달리 일품향 은 쓰러질 듯 작고 허름한 2층 건물이다. 물만두(3500원)가 특히 독특하다. 만두피가 속이 비칠 만큼 얇고 하늘하늘하지 않다. 자글자글한 주름도 없고 모양도 삼각형에 가깝다. 다진 돼지고기, 양파, 생강, 배추를 넣은 속은 발효된 듯 살짝 시큼한 냄새가 난다. 찐만두와 군만두(각각 3500원)는 홍성방과 비슷하지만 물만두와 마찬가지로 시큼한 맛이 돌면서 좀 더 단단하다. 얇게 썬 마늘을 씹으면 느끼한 기름기가 입에서 사라져 만두를 다시 즐기도록 해준다. 볶음밥은 5000원. 신발원 고기만두(4000원)는 다진 돼지고기와 생강, 파를 섞어 빚은 만두속이 아주 부드럽다. 만두피가 벌어지면서 흘러나오는 생강 향이 매력적이다. 약간 짜다. 왕만두 모양이지만 한입 크기로 훨씬 작다. 새우만두는 1개 1000원, 5개씩 포장 판매한다. 물만두는 3500원이다. 만두도 만두지만 ‘더우장’(豆漿)을 맛봐야 한다. 중국에서 아침식사로 즐겨 먹는 일종의 두유(豆乳)다. 설탕이나 소금으로 간을 맞춘 더우장에 밀가루를 길게 늘여 튀긴 ‘요우티아오’(油條)를 찍어 먹는다. 이 식당에서는 ‘콩국+과자’라는 일종의 세트메뉴로 2500원에 낸다. 요즘 보기 어려운 공갈빵(800원), 계란빵(700원), 팥빵(700원)도 많이들 사간다. ◆남포동 냉채족발 ▲ 한양족발한양족발 (051-246-3039, 248-3039) 입구 유리진열대에는 돼지족발이 산처럼 쌓여있다. 부산 중구 부평동 ‘족발골목’에선 흔한 장관이다. 행정구역으로는 부평동이지만, 부산사람들조차 ‘남포동 족발골목’이라고 해야 쉽게 알아듣는다. 20여년 전부터 한두 곳 들어서더니 지금은 ‘한양’, ‘한성’, ‘놀부’, ‘장충’, ‘오륙도’, ‘부산’, ‘여의도’ 등 족발집이 10여곳에 이른다. 역사가 오랜만큼 족발집마다 나쁜 냄새를 없애고 좋은 맛은 살리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전국 미식가들이 이 골목에 오려고 군침 삼키는 이유는 ‘냉채족발’이라는 독특한 메뉴 때문이다. 중국 냉채에서 힌트를 얻어 한국 족발을 개량한 듯하다. 한양족발 주인 양순애씨는 “7년 전부터 냉채족발을 팔고 있다”고 했다. 냉채족발을 주문하면 부위별로 구분해 쌓아둔 돼지족발을 얇게 켜 접시에 담는다. 해파리·게맛살냉채와 오이냉채를 족발과 함께 낸다. 여기에 다진 마늘, 양파, 간장, 식초 등으로 만든 양념을 접시 바닥에 고일 큼 흥건하게 뿌려 손님상에 낸다. 오이냉채와 해파리·게맛살냉채, 족발냉채를 한 젓가락에 집어서 입에 넣었다. 새콤달콤매콤한 양념이 폭 배인 족발은 그냥 먹을 때보다 훨씬 덜 느끼하다. 부드러운 족발과 쫀득쫀득한 해파리와 아삭아삭한 오이, 서로 다른 세 가지 질감이 만나고 섞이면서 맛은 더욱 풍부해진다. 가격은 냉채족발 2만·2만5000원·3만원, 족발 1만8000·2만·2만3000원으로 모든 집이 같다. 2만원짜리 한 접시면 남자 둘이서 안주로 먹기 실하다. 곁들여 나오는 음식은 종류나 가짓수가 식당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푸짐하다. 당면잡채, 간장에 담근 양파, 마늘, 풋고추, 쌈채소, 겉절이김치, 물김치, 감자샐러드 등이 나온다. 부산족발 (051-245-5359) 감자탕은 돼지뼈가 아니라 소뼈를 우려낸 맑은 국물. 속풀이로 그만이다. ▲ 하진이네 조개구이◆청사포 조개구이 청사포는 부산 해운대구에 있지만 작은 어촌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해운대에서 차를 타고 달맞이언덕을 넘어 오른쪽 바닷가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을 5분쯤 달리면 나타난다. 택시를 타면 3500~4000원쯤 나온다. 2번 버스로도 들어가지만 20분마다 한 대씩이라 약간 불편하다. 청사포에는 식당 15여 곳이 바다에서 조금 물러선 언덕을 따라 늘어서 있다. 회도 팔지만 조개구이를 전문으로 한다. 동네 분위기는 ‘촌’인데 조개 굽는 스타일은 매우 ‘도회적’ 혹은 ‘서구적’이다. 조갯살이 붙은 조개껍데기에 작은 주사위 모양으로 자른 버터, 다진 붉은고추, 파, 양파를 얹어 낸다. 숯불에 석쇠를 놓고 조개를 얹는다. 열 받은 버터가 녹아 조개에서 나온 육즙과 섞이면서 바글바글 끓는다. 이 속에서 익은 조갯살은 짭짤하고 고소하다. 파와 양파가 달큰한 맛을 붉은고추가 매콤함을 더한다. 서양식 그라탕 맛이다. 조개구이에 소주잔을 홀짝홀짝 기울이다 고개를 들어보니 맑은 밤하늘에 푸르스름 서늘한 빛깔을 띠기 시작한 가을 달이 걸려있다. 식당 앞 방파제에는 철썩철썩 부딪쳐 부서지는 파도소리까지, 이렇게 운치있는 조개구이집도 드물겠다 싶다. 청사포 조개구이집 중 하나인 하진이네 (051-702-4092)에서는 키조개·가리비·은피·대합 등이 나오는 해물모듬이 3만·4만원, 먹고 싶은 조개 한 종류만 나오는 조개 메뉴가 2만·3만·4만원이다. 장어구이(2만·3만·4만원)도 괜찮다. 가격은 거의 모든 식당이 비슷하다. 삶은 새우, 고동, 마늘, 열무김치, 파전, 간장에 담근 양파 등이 밑반찬으로 나온다. 물론 밑반찬 가짓수와 종류는 그때그때 그리고 식당마다 다르다. 식사로는 돌솥밥(2000원), 라면(2000원)을 대개 먹는다. 공기밥(1000원)도 물론 있다. ▲ 마산식당 돼지국밥◆조방골목 돼지국밥 서울에서 먹어본 돼지국밥은 솔직히 그리 맛나진 않았다. 대체로 돼지 특유의 누린내와 묘하게 퀴퀴한 냄새가 더해진 국물은 일부러 찾아서 먹고 싶진 않은 음식이었다. 그런 돼지국밥을 부산과 마산에서는 유별나게 즐긴다니. 이 지역 사람들은 미각이 마비됐단 말인가? 부산에서 맛 본 돼지국밥은 달랐다. 제대로 끓인 돼지국밥 국물은 설렁탕처럼 뽀얗게 우러났지만, 설렁탕보다 훨씬 가볍고 발랄한 감칠맛이 돌았다. 불유쾌한 냄새도 별로 없었다. 부산과 마산 사람들 입맛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 부산·마산 돼지국밥은 맛있고, 서울 돼지국밥은 맛이 없었던 것이다. 돼지국밥에 대한 선입견은 일명 ‘조방골목’에 있는 마산식당 (051-631-6906)에서 깨졌다. 조방골목은 부산 진구 범천1동 평화시장과 종합시장, 자유시장 사이에 있다. 과거 자유시장 자리에 조선방직회사가 있었다고 해 붙은 ‘조방’이란 이름이 굳어서 지금까지 이어진다. 마산식당을 포함 ‘합천’, ‘하동’, ‘조방’, ‘진주’, 기사’ 등 7집 정도가 몰려있다. 문 연 지 30년쯤 됐다는 마산식당 입구에는 커다란 양은 솥 2개가 있다. 돼지 뼈, 고기, 각종 부속이 듬뿍 담긴 채 펄펄 끓고 있다. 종업원은 “돼지 뼈는 오래 끓이면 불쾌한 양잿물 냄새가 난다”며 “국물이 대충 우러나면 뼈를 건져내고 나머지 재료를 다른 솥으로 옮겨 푹 끓인다”고 했다. 이것이 맛의 비결일까. 돼지국밥(4000원)을 주문하면 뚝배기에 밥을 담고 국물을 부었다가 따라내는 과정을 두 번쯤 반복한다. 뜨거운 밥을 뜨거운 국물에 후딱 말아내기보다, 번거롭지만 이렇게 식은 밥을 국물에 불리며 데워야 훨씬 맛있다. 여기에 된장양념을 조금 얹어 새우젓, 풋고추, 마늘, 양파, 배추김치, 깍두기 등과 함께 양은쟁반에 담아 낸다. 경상도에서 ‘정구지’라고 하는 부추무침과 된장양념을 밥과 함께 국물에 풀어 푹푹 퍼 먹는다. 싱겁다면 따로 나오는 된장양념이나 새우젓을 더해 간을 맞춘다. 해장국밥 4000원, 따로국밥 5000원, 수육·내장수육 1만2000·1만5000원. ◆그 밖의 해운대 음식 명소 3곳 맛있는 걸 먹겠다고 부산영화제 행사가 대부분 열리는 해운대를 굳이 벗어날 필요는 없다. 전날 과음했다면 속씨원한대구탕 (051-744-0238)을 ‘강추’한다. 메뉴는 대구탕(6000원) 달랑 하나. 음식값을 선불로 지불하고 조금 기다리면 커다란 양은그릇에 맑은 대구탕이 담겨 나온다. 국물을 들이킬 땐 조심 또 조심. 가라앉은 건더기 하나 없이 맑은 국물이지만, 사레가 들리거나 헛기침이 나올 만큼 톡톡하게 맵다. 끓일 때 풋고추를 듬뿍 넣는 모양이다. 그리고 몸에 있는 모든 땀구멍에서 땀방울이 솟는다. 땀과 함께 몸 속에 남았던 알코올도 빠져나간다. 대구 살이 실하다. 냉동 대구지만 해동을 잘 해 그리 퍽퍽하지 않다. 찰진 밥을 김에 싸서 먹는 맛도 좋다. 물은 당연히 셀프다. 한국콘도 옆에 있다. 미나미 (屋台村)는 일본 이자카야(선술집)를 그대로 옮겨다 놓은 듯하다. 신문과 잡지, TV에도 여러 번 소개됐다. 시원한 가츠오부시(가다랑어) 국물에 각종 어묵을 넣은 모듬오뎅(1만5000원), 문어·새우 등을 넣은 ‘일본식 피자’ 오코노미야키(1만원)가 술안주로 훌륭하다. 본점(051-731-5373)은 그랜드호텔, 2호점(051-746-5645)은 글로리콘도 뒤에 있다. 해운대구 좌동 화목데파트빌딩 2층에 있는 따사모 (051-702-9223)는 장동건·김원희 등 배우들로 구성된 사회봉사단체 ‘따뜻한 사람들의 모임’에서 차린 식당. 패밀리레스토랑, 그 중에서도 ‘빕스’(VIPS)와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메인 요리를 주문하면 뷔페식으로 차려진 샐러드, 전채요리, 캘리포니아롤, 음료, 디저트 등을 맘껏 골라먹을 수 있다. 안심(180g)과 바닷가재가 함께 나오는 ‘장동건 콤비특선’(3만3000원), ‘김원희 안심’(2만6000원·180g), ‘장진영 연어스테이크’(2만1000원), ‘에릭 참치 카르파치오 스테이크’(2만원), ‘샐러드바’(1만5000원) 등이 선택 가능하다. 테이블은 탁구경기를 해도 좋을 만큼 크고, 통로는 마라톤 트랙처럼 넓다. 하얗게 회칠한 벽, 연예인 얼굴 사진이 붙은 통유리창, 높은 천장이 시원하고 쾌적하다. 음식 맛은 인테리어만 못하다. ‘따사모’ 소속 배우들을 아주 많이 사랑한다면 그리 상관 없을 지 모르겠다. 부산을 찾는 일본 관광객의 ‘옵션’ 투어 코스라고 한다.
- 도시락 싸기 3人 3色
- [조선일보 제공] 김노다의 '프리스타일 샌드위치' 프랑스 파리에 있는 요리학교 ‘코르동블루’에서 즐겨 만들어 먹던 샌드위치다. 함께 공부하는 동료들과 먹고 떠들던 추억을 되살려 만들어봤다. 배고픈 학생 시절이라 ‘짬뽕 스타일’로 아무 재료나 마구 집어넣었지만, 왜 그리 맛 있던지. 대형마트나 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이라, 한국에서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맛이 서로 다른 두 가지 소스를 곁들였다. 불고기, 돈가스는 고열량이라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래서 생 파인애플을 넣었다. 파인애플은 지방과 단백질 분해효과가 뛰어나 소화를 도울 뿐 아니라 다이어트 효과도 있다. 하지만 설탕시럽에 담겨 나오는 캔 파인애플은 이런 효과가 별로 없다. 파인애플 미트 믹스 바게트 샌드위치 ●재료: 호박 2/3개, 사과 반 개, 청상추, 양상추, 레몬 슬라이스 3쪽, 돈가스 1장, 쇠고기(불고기용)200g, 양파 반 개, 숙주 150g, 포도씨유 2큰술, 바게트(30㎝) 1개, 생 파인애플 ●블루베리소스: 블루베리잼 2큰술, 마요네즈 2큰술, 다진 양파 1큰술, 후추 조금 ●겨자소스: 양겨자 1큰술, 마요네즈 2큰술, 다진 양파 2큰술, 겨자씨 1작은술, 후추 조금 ●불고기양념: 진간장 2큰술, 깨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다진 대파 1큰술, 참기름 1큰술, 설탕 1큰술, 후추 조금 ① 큰 그릇에 블루베리소스와 겨자소스 재료를 각각 넣고 잘 섞는다. ② 큰 그릇에 불고기양념 재료를 잘 섞은 뒤 쇠고기를 넣어 재운다. 프라이팬을 달궈 식용유를 두르고 양념에 재운 고기를 볶는다. 고기가 대충 볶아졌을 때 양파와 숙주를 넣고 국물이 졸아들도록 익힌다. ③ 돈가스는 섭씨 175도로 예열한 식용유에 노릇하게 튀긴다. 애호박은 0.5㎝ 두께로 잘라 석쇠에서 앞뒤로 노릇하게 굽는다. 청상추는 반으로 자르고, 양상추는 채썬다. 파인애플과 사과를 0.5㎝ 두께로 잘라 삼각모양으로 썬다. 파인애플은 석쇠에 살짝 굽는다. ④ 바게트는 가운데에 2줄로 칼집을 넣고 버터를 바른다. ③의 청상추와 양상추를 깐 다음, 돈가스와 불고기, 애호박, 파인애플, 사과, 레몬 슬라이스로 채운다. 블루베리소스와 겨자소스를 골고루 뿌려준다. ⑤ 바게트 샌드위치를 면실로 묶고 유산지로 싼다. 먹기 전 중간 쯤에 칼집을 넣으면 먹기 좋게 썰어진다. 황규원의 '가울날 동네 공원서 새참 먹기' 피크닉이 뭐 별건가? 거창한 음식은 필요 없다. 평소 집에서 먹던 음식을 집 앞 텃밭, 아니면 동네 공원에 가져가 먹어보면 어떨까. 옛날 사람들이 농사일 하다가 새참 먹던 생각이 나서 함지박에 반찬과 밥을 담아봤다. 원래 병어조림을 즐겨 먹는데, 요즘 제철인 전어를 이용해봤다. 약고추장 ●재료: 다진 쇠고기 1컵, 다진 마늘 1작은술, 참기름 1큰술, 고추장 2컵, 꿀 1/4컵, 설탕 1/4컵, 배즙 1/2컵, 참기름 ① 냄비에 쇠고기, 마늘, 참기름을 넣고 볶는다. 고기가 익으면 고추장을 넣고 고루 섞어가며 볶아준다. ② 중불에서 고추장이 잘 볶아지면 설탕과 꿀을 넣고 섞어주다가 고추장이 되직해지면 배즙을 넣는다. ③ 약한 불에서 고추장을 볶다가 마지막에 참기름(마무리용)을 넣고 버무리듯 볶는다. 장 똑똑이 ●재료: 쇠고기 300g, 참기름 1큰술, 물 2큰술, 간장 2큰술, 설탕(꿀) 1큰술, 참기름(마무리용), 후추, 생강·마늘 ① 쇠고기는 결대로 가늘게 채썬다. ② 냄비에 참기름을 두른 뒤 쇠고기를 넣고 젓가락으로 볶다가 물을 넣고 끓인다. ③ 국물이 끓으면 생강과 마늘을 넣고 자작하게 조리다가 간장, 설탕(꿀)을 넣고 거의 국물이 졸아들게 한다. ④ 참기름과 후추를 넣어 마무리한다. 전어조림 ●재료: 전어 3마리, 식초 2큰술, 청주 1/2컵, 물 1/4컵 ●조림장: 간장 4큰술, 맛술 4큰술, 설탕 1큰술, 물엿 2큰술, 저민 마늘 3쪽, 저민 생강 3쪽, 당근, 무, 죽순, 표고, 고추 ① 전어는 내장을 빼고 비늘을 벗겨 몸통에 칼집을 서너 곳 낸 후 식초물에 헹궈 준비한다. ② 냄비에 청주와 물을 넣고 손질한 전어를 넣어 끓인다. ③ 국물이 끓으면 조림장을 넣고 당근, 무, 죽순, 표고를 넣고 약한 불에서 조린다. 고추를 넣어 마무리한다. 새송이버섯 장아찌 ●재료: 새송이버섯 400g, 간장 1컵, 맛술 1컵, 고추장 ① 새송이버섯을 세로로 반으로 자른다. ② 냄비에 간장과 맛술을 넣고 10분쯤 끓인 뒤 새송이버섯을 넣고 한번 훅 끓인 후 건져내 식힌다. ③ 고추장에 ②의 새송이버섯을 넣고 1~2일 삭힌다. 고추장에 물엿이나 올리고당을 넣으면 짠맛이 덜하다. ④ 새송이버섯에서 고추장을 대충 훑어내고 먹기 좋은 크기로 결대로 찢어 접시에 담는다. 된장조치 ●재료: 된장 5큰술, 고추장 1/2큰술, 고춧가루 1큰술, 꿀 1큰술, 참기름 1큰술, 쇠고기 50g, 표고버섯 2개, 물 5큰술, 풋고추 ●밑간양념: 간장 2작은술, 설탕 1작은술, 다진 마늘 1작은술, 다진 파 2작은술, 참기름 2작은술, 후추 ① 된장, 고추장, 고춧가루, 꿀, 참기름을 버무려 양념된장을 만든다. ② 쇠고기는 잘게 썰고, 표고버섯은 불려서 기둥을 떼고 채썬다. 밑간양념을 잘 섞어 잘게 썬 쇠고기와 채썬 표고버섯을 양념한다. ③ 뚝배기에 ②의 쇠고기와 표고버섯을 넣어 잠시 볶다가 ①의 양념된장을 넣고 물을 더해 끓인다. ④ 국물이 졸아들어 되직해지면 풋고추를 얹는다. 보리새우볶음 ●재료: 보리새우 50g, 고추기름 1큰술, 간장 1큰술, 설탕 1작은술, 물엿 1작은술, 참기름, 통깨 ① 프라이팬에 고추기름을 두르고 약한 불에서 보리새우를 볶는다. ② 보리새우에 고추기름이 고루 스며들면 불을 줄이고 간장, 설탕, 물엿을 넣고 빠르게 섞는다. ③ 참기름과 통깨를 뿌려 마무리한다. 백은하의 '낭만 도시락' 소파에서 뒹굴기엔 날씨가 너무 아깝잖아. 친구에게 느닷없이 전화해서 소풍 가자, 간단히 말했다. 두 시간 후에 삼청공원에서 만나! 소풍 도시락, 되도록 간단하게 만들고 싶다. 도시락 만들다가 지쳐서 소풍이 귀찮아지면 안되니까. 냉장고 열어서 준비할 수 있는 걸로. 음, 뭐가 좋을까. 그래, 간단한 콩알 주먹밥과 손가락 김밥으로 하자.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이용하면 되니까. 긴 손가락 김밥 ●김밥이라고 온갖 재료 다 넣다 보면 피곤하다. 김밥엔 한 가지 주재료만 넣어 먹어도 맛있다. 평소엔 멸치볶음을 주로 넣어 먹는데, 오늘은 왠지 좀 매콤한 게 당기니까 오징어 고추장볶음을 넣어봐야지. 고추장 볶음엔 일반적으로 쇠고기가 들어가지만, 오늘은 그 대신 (살짝 데친)오징어를 잘게 잘라서 함께 넣어 볶았다. 쫄깃쫄깃 매콤~ ●요것만 속에 넣어도 좋고, 옥수수 알갱이를 함께 넣어줘도 좋다. 씹히는 맛이 쫄깃쫄깃하면서 매운 맛을 조금 가라앉혀 준다(옥수수는 깡통 옥수수말고 진짜 찐 옥수수 알갱이). ●시원한 맛을 원하면 옥수수 대신 오이를 잘게 썰어서 함께 넣어도 좋다. ●밥은 참기름과 소금을 약간 넣어 버무려준 후 김밥을 싸야 고소하다. (오징어 고추장 볶음: 냄비에 고추장 1컵과 물 3큰술을 넣고 볶는다. 살짝 데쳐놓은 오징어(100g)를 넣고 계속 볶는다. 꿀(설탕이든 물엿이든 아무튼 단 것) 3큰술, 참기름 반 큰술을 넣고 조금 더 볶는다.) 파래 콩알주먹밥 파래와 밥(밥은 지을 때 찹쌀을 조금 넣어서 지으면 더욱 차져서 주먹밥으로 만들기에 좋다), 그리고 참기름 약간을 넣고 다 함께 버무린다. 먹기 좋은 조그만 크기로 ‘꿍쳐서’ 미니 주먹밥을 만든다. 모양이 잡히면, 잣(으깨어 도마나 넓은 그릇에 쫙 펼쳐놓은 후) 위에 굴린다. 주먹밥에 잣이 다닥다닥 붙도록 한다. 파래의 시원한 맛과 잣의 고소한 향기가 버무려져 맛있다. 곁들이기 ●뻔한 단무지 대신 냉장고 야채 칸에 있는 오이랑 무, 양파. 요것들을 배합초(식초·설탕·소금)로 절여두면 새콤달콤하니 맛있고, 김밥이나 주먹밥에 촉촉한 맛을 더해서 굿. ●음료는 감잎차가 딱 좋다. 걔네들(주먹밥과 김밥 일동)은 감잎차랑 딱 잘 맞는다. 따뜻한 걸 원하면 보온병에, 시원한 게 좋으면 음료수 유리병에 1인분씩 챙기면 간단하다. 소풍인데, 포장이 즐거워야지! 그냥 밀폐용기보다 좀 더 다정한 무언가가 없을까. 찬장에서 소쿠리 하나, 도시락 통 하나 꺼내서 음식을 담는다. 소쿠리에는 김밥을 넣었는데, 움직이지 않도록 랩으로 몇 번 돌려서 팽팽하게 한다. 들고 가기 좋고 모양새도 좋도록 천으로 묶는다. 집에 있는 천을 아무거나 꺼내서(정말 아무거나 다 괜찮다) 소쿠리를 묶을 정도로 대충 잘라서 보자기 묶듯 꾹꾹 묶는다. 옛날 학교 다닐 때 엄마가 해주시던 것처럼. 다 묶어서 고정한 후엔 꽃(나는 주로 조화를 잘 이용한다. 집에 굴러다니는 조화를 싹둑 잘라서 그냥 꽂으면 나름대로 예쁘다)을 매듭 사이에 꽂아 간단한 모양을 낸다. 사각 도시락은 잘 고정되도록 집에 있는 뜨개실(이것도 아무 실이나 리본이든 노끈이든 다 좋다)로 십자로 돌려 묶었다. 그 위에는 조화나, 또 다른 천 조각을 하나 넣어서 장식했다. 공원으로 가다 보니, 나팔꽃이며 자잘한 야생화가 싱그럽다. 그것들을 따서 도시락에 장식하니, 조화보다 더 즐겁고 아름답다.
- 하기스 기저귀..서울 27弗, 뉴욕 16弗, 도쿄 12弗
- [조선일보 제공] 지난 3월 미국 뉴욕 주재원 근무를 마친 남편을 따라 귀국한 주부 김은영(36)씨는 대형마트에서 일회용 기저귀를 사려다가 깜짝 놀랐다. 두 살배기 아들이 미국에서 사용하던 ‘하기스’ 브랜드 기저귀 값이 미국의 거의 두 배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미국과 비슷한 값에 기저귀를 사려면 아예 국산 브랜드 제품으로 바꾸거나, 한꺼번에 기저귀가 200개나 박스에 담긴 ‘특가 제품’을 사야 했지만 혹시나 아이가 적응하지 못할까봐 할 수 없이 비싼 값을 지불했다. 김씨는 “귀국해 몇 달 지내면서 글로벌 브랜드(전 세계에 유통되는 유명 브랜드) 제품 가격이 미국보다 비싼 경우를 많이 발견했다”면서, “한국이 이들 해외 브랜드들의 ‘봉’ 노릇을 하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 각 도시의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상품 가격을 현지화(貨)로 조사한 후, 현지 환율에 맞춰 달러로 환산하고, 제품 용량 등이 크게 차이가 나는 경우는 기준 제품에 맞춰 조정했음.◆뉴욕, 런던, 파리, 도쿄보다 비싼 한국 조선일보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협조를 얻어, 세계 6개 도시 글로벌 브랜드 제품 가격을 조사해본 결과, 조사 대상 8개 제품 거의 대부분 한국이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표 참조〉. 소득 수준이나 유통 비용이 높은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의 가격도 우리보다 싼 경우가 많았다. 선진국과 물가수준을 감안하면 한국 소비자들은 글로벌 브랜드 제품을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구입하는 셈이다. 젊은 부모들이 많이 찾는 분유(씨밀락), 기저귀(하기스)의 국제 가격을 비교해본 결과 둘 다 한국이 가장 비쌌다. 성분이나 용량이 차이가 나겠지만 조사된 가격의 격차는 이 같은 차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였다. 한국 이마트에서 2만7900원(29.37달러)에 팔리는 씨밀락 분유 800g 캔 제품은 도쿄의 할인점 이토요카도에서 930g짜리가 1974엔(16.78달러)에 팔리고 있었다. 기저귀 브랜드 하기스의 인기 제품인 ‘뉴 하기스 골드’ 2단계(60개 들이)도 한국 홈플러스에서 2만6400원(27.79달러)이었지만 미국 K마트에서는 42개짜리가 11.49달러(60개로 환산하면 16.41달러)였다. 42개짜리 두 개 가격이 한국 60개짜리 하나보다 싸다. ◆소용량 제품 가격 차 더 커 기호식품 가격도 한국 내 판매 가격이 세계 선두권이었다. 감자스낵 프링글스의 경우 195g짜리가 이마트에서는 2250원(2.37달러)이지만 홍콩 뱅가드 매장에선 14.9홍콩달러(1.92달러)다. 대중 음료인 코카콜라의 경우 한국 대형마트에서는 250㎖짜리 캔을 낱개로 팔지 않고 6개 묶어 2650원 받는다. 한 개 가격으로 환산하면 442원(0.47달러)으로 국제 가격보다 비싸지 않지만 낱개로 파는 편의점 가격은 한 캔에 750원(0.79달러)으로 프랑스 파리 오샹(Auchang) 매장 330㎖짜리 0.35유로(0.44달러)보다 훨씬 비싸다. 건강식품의 가격 차이도 아주 컸다. 센트룸 비타민 제품은 일본보다 두 배 비쌌다. 위스퍼 생리대 역시 대형마트에서 팔지 않아 편의점에서 사야 하는 18개짜리 소포장 제품은 편의점 판매가격이 선진국들에 비해 훨씬 비쌌다. 40개 이상 든 대용량 포장, 인터넷 쇼핑몰 등을 전전해야 겨우 선진국 수준 가격을 만날 수 있다. ◆왜 한국이 비쌀까 유통 전문가들은 “상품 가격은 시장이 결정하는 것이지만 한국에서는 글로벌 브랜드의 힘이 강하다”고 말했다. 유아용 분유의 경우, 한국 업체들이 프리미엄급 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놓으며 가격을 올리긴 했지만 외국 브랜드는 그 프리미엄급에 ‘무임승차’하게 된다는 것이다. 국제 가격을 단순 비교하는 게 옳지 않다는 항변도 있다. 한국P&G 관계자는 “아무리 같은 제품이라도 각 나라 상황에 따라 가격은 다를 수밖에 없다”며, “광고비, 일반 관리비 등이 각 나라마다 다르게 적용될 수밖에 없는데 전 세계 가격을 한꺼번에 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백운목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브랜드는 처음 고가 전략을 쓰는 경우가 많다”면서 “시장 규모가 커지고 매출이 늘어나면 가격이 내려가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고 했다.
- 마음으로 번진 암, 정신과서 치료를
- ▲정신과 전문의가 암 환자와 가족을 상담치료하고 있다신촌세브란스병원 제공[조선일보 제공] 1 위암 2기 진단을 받고 위 3분의 1을 잘라낸 김미자(57)씨.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식사를 하지 못했다. 충분히 밥을 먹을 수 있는 상태인데도 “위가 없어졌는데 어떻게 먹나, 꽉 막혀 답답하고 아무것도 넘어가질 않는다”고 했다. 죽이라도 먹을 것을 권하는 가족들과 마찰도 생겼다. 매사에 주도적이고 철저한 성격이었던 김씨가 암에 걸려 받은 충격과 무력감이 빚은 결과임을 정신과 상담에서 알게 됐다. 식욕을 돋구고 잠을 잘 자게 도와주는 항우울제를 복용하면서 우울증과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후 김씨는 가족들에게 “이것 먹고 싶다”, 의사에게 “저것 먹어도 되냐”고 먼저 물어볼 정도로 호전됐다.2 이철진(35)씨는 빨간색이나 병원 표시만 봐도 토하기 일쑤였다. 직장암 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 속이 메스껍고 구토가 끊임없이 이어져 너무나 고통스러웠기 때문이다. 극도의 불안과 두려움에 이씨는 빨간색 항암제(5-FU) 주사나 병원 생각만 해도 속이 뒤집어질 지경이었다. 항암치료 전날부터 안절부절 못 하고 잠도 한숨 못 잤다.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죽고 싶은 심정이었고, 지켜보는 가족도 마음 고생이 심했다. 이씨는 정신과에서 불안 치료를 함께 받으면서 훨씬 수월하게 항암치료를 마칠 수 있었다. 처음엔 정신과 약까지 먹어야 한다는 것이 내키지 않았지만, 치료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미국암협회(ACS)는 암 환자의 정신적 고통을 ‘바이탈 사인(vital sign)’의 하나로 포함시킬 것을 권장하고 있다. 바이탈 사인이란 체온, 혈압, 맥박, 호흡 등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측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 암 환자가 겪는 정신적 고통 또한 암 치료의 중요한 일부분이라는 뜻에서다. 암 환자들은 극심한 신체적 통증 외에 불면증, 불안감, 우울감 등과 같은 정신적·정서적 고통을 겪는다. 암 환자가 겪어야 할 ‘당연한 고통’이라고 지금껏 생각해 왔지만 ‘정신종양학’이란 이름의 현대의학은 이를 치료 대상으로 본다. 암의 예방, 진단, 치료, 재활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환자의 정신적·심리적 면 또한 정신과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신종양학의 역사는 20여년으로 길지 않지만 선진국 주요 암 센터에서는 이미 일환화된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으며, 국내서도 최근 국립암센터, 서울대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원자력병원 등에서 도입해 암 치료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서울대병원 정신과 함봉진 교수는 “암 환자 4명중 적어도 1명은 정신과 도움이 필요하다”며 “지난 2년 동안 정신과로 의뢰된 암 환자가 3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잠을 못 자던 환자가 숙면을 취하고, 식사만 제대로 할 수 있어도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들의 고충을 크게 덜 수 있다는 것이 함 교수의 설명이다.실제로 암 진단을 받을 때의 충격이나 치료 과정에서 흔히 겪는 불안, 우울증, 불면증, 그리고 조절이 잘 안 되는 극심한 통증은 정신과 상담과 약물 치료를 통해 좋은 효과를 본다. 그래서 환자들의 만족도도 비교적 높다. 대장을 잘라내고 장루(腸瘻·복부에 항문을 냄)를 단 환자나 한쪽 유방을 도려낸 여성 환자처럼 수술 후의 큰 변화나 항암치료에서 오는 고통은 사전 교육과 상담을 통해 마음의 준비를 하도록 도와주면 고비를 넘기기가 수월하다. 환자가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적절한 배려와 격려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정신종양학의 역할이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암센터 정신과 전문의 강지인씨는 “환자 보호자들은 어떻게든 낫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 환자를 훈계하고 다그치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정말 필요한 것은 환자의 고통을 이해하는 따뜻한 격려와 응원”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환자 가족에 대한 상담과 교육을 병행해 환자와 가족이 서로 이해하게 하고, 가족의 고충도 덜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암을 직접 치료하는 의사 입장에서도 정신과 협진의 도움은 상당히 크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암센터 라선영 교수는 “정신과적으로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한 자료는 세부적인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중요한 정보”라며 “환자 마음에 퍼진 암까지 돌봐주면 환자도 의료진을 더 신뢰하고 따르니 치료에 도움이 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원자력병원 신경정신과 조성진 과장은 “앞으로 정신과 의사뿐만 아니라 심리학자, 사회복지사, 종교인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협력해 암 치료에서 일상 생활 복귀까지 체계적으로 돌봐주는 시스템이 만들어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거룩한 된장
- ▲ 허영심 없고 담백한 ‘슬로 푸드’의 대명사 된장. 된장의 원료인 콩에는 항암 성분이 들어 있고, 콩이 발효되면서 생기는 유산균은 대장 작용을 활발하게 한다. 니코틴, 간장 해독도 돕는 완전식품![조선일보 제공] 밥과 김치처럼 늘 먹어도 질리지 않고, 항암효과까지 있다 하여 웰빙 음식의 대표 주자로 떠오른 된장. 이 된장이 ‘된장녀’(실속은 없으면서 허영심에 사로잡혀 비싼 물건, 비싼 커피 등 트렌드를 좇아가는 여성) 때문에 명성에 치명타를 입었다. 색깔 때문일까, 아니면 냄새 때문일까? 그러나 그 뜨거운 공방 속에서도 우리 집, 옆집, 앞집에서는 여전히 된장찌개가 끓고 있다. ◆된장녀? 된장엔 허영심이 없어요 된장은 허영심 없고 세속에 대한 욕심도 없는 대표적인 슬로 푸드다. 된장으로 만들 수 있는 음식도 생각보다 다양하다. 된장찌개는 뭐니뭐니 해도 멸치 육수가 가장 잘 어울린다. 국내기용 큼직한 멸치를 한 줌 넣고 10분 정도 끓인 후 멸치는 건져내고 호박과 두부, 고추, 양파, 감자 등 야채를 넣어 3분 정도 끓인다. 그런 다음 된장을 넣고 끓이는데 5분 이상 끓이지 않는 것이 된장의 맛과 영양가를 고스란히 살린다. 마지막에 고춧가루를 약간 뿌리면 개운한 맛이 돈다. 고기 집에서 고기를 먹고 난 후 시켜먹는 된장찌개에 더러 고기가 들어가 있는 경우도 있다. 그 중에서도 차돌박이가 맛있는데, 된장을 풀기 전 두부, 야채들과 함께 물에 넣고 팔팔 끓이면 실패하지 않고 맛을 낼 수 있다. 제주도에서는 해산물을 듬뿍 넣어 끓이는데, 냉동실에 있는 오징어나 홍합, 새우 등을 넣어 변화를 줄 수 있다. 물이 끓으면 해물-야채-된장 순으로 넣으면 된다. ◆된장 생선구이, 된장 두부구이도 꿀맛 시금치나물은 대개 참기름과 소금으로 간을 맞춰 깔끔하게 무치는 것이 보통. 소금 대신 된장을 넣어 무치면 훨씬 깊은 맛을 즐길 수 있다. 이때는 참기름보다 들기름을 넣으면 된장과 향이 더 잘 어울린다. 시금치뿐 아니라 삶은 배추, 취나물, 호박나물 등도 된장과 잘 어울린다. 된장에 다진 파와 청주, 통깨, 다진 마늘, 물엿이나 설탕을 넣은 후 취향에 따라 고춧가루를 섞어 양념된장을 만들어 놓으면 여러 가지 요리에 응용할 수 있다. 우선 생선구이. 삼치나 고등어처럼 비린내가 조금 나는 생선을 구울 때 소금 대신 양념된장을 바른 후 구워본다. 비린내가 가시고 맛도 배어 한결 맛있다. 두부구이에도 좋은데 두부를 네모지게 잘라 기름 두른 팬에 소금 간 없이 한 번 구운 뒤 양념 된장을 약간씩 발라 접시에 담으면 맛과 영양 모두 챙길 수 있다. ◆된장칼국수, 된장도토리묵만한 별미 있나요? 바지락 된장 칼국수도 맛있다. 바지락은 삶아 건진 후 조개 삶은 국물은 잠시 그대로 두었다가 웃물만 다른 냄비에 받는다. 양파는 채 썰고 고추는 어슷하게 저며 썰어 바지락에 넣고 된장을 풀어 한소끔 끓인다. 끓는 물에 칼국수 생면을 넣어 삶아 건진 후 된장육수에 넣고 건져놓은 바지락을 넣은 뒤 다시 한번 끓이면 완성. 기호에 따라 다진 마늘과 소금, 후춧가루를 넣어 먹으면 맛있다. 도토리묵쑥갓 된장무침도 어렵지 않다. 무침용 양념된장의 맛을 제대로 내는 게 중요하다. 된장2큰술+통깨1작은술+고춧가루1작은술+참기름2작은술+물엿1작은술+소금 약간을 섞는다. 쑥갓은 씻어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도토리묵과 함께 담고 양념장을 넣어 가볍게 버무린다. ◆청국장비지찌개는 과식의 원인? 또 다른 건강식품, 청국장찌개가 있는데 신김치를 넣어 끓이기도 하고, 무를 큼직하게 잘라 넣는 경우도 있다. 돼지갈비 한두 조각 넣어 끓이면 풍미가 진해 맛있다. 청국장에 비지를 넣어 함께 끓여도 별미인데 소화가 잘 된다. 때문에 먹을 때마다 과식하게 되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고추장 대신 청국장을 넣은 청국장비빔밥, 무와 당근 어묵을 함께 넣어 국물 맛을 낸 청국장어묵찌개도 의외로 맛있다. 낫또는 된장이나 청국장처럼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김과 함께 먹으면 부드럽게 살살 녹는 것이 다른 반찬이 필요 없을 정도다. 맛과 영양도 된장과 거의 비슷하다.
- 소문난 전국의 별미
- [조선일보 제공] 수박향 그윽한 은어, 탱탱하다 못해 딱딱한 전복, 술로 배배 꼬인 속 풀어주는 시원한 오징어국…. 멀리 있어서, 갈 시간이 없어서 군침만 삼키며 별렀던 지방 별미를 맛보기엔 여름 휴가가 최적기다. 먹는 일이라면 남한테 뒤지지 않는 사람들이 “올 여름에는 반드시 먹고 말겠다”는 음식을 소개한다. 음식값은 7월 19일 기준. 음식에 따라 1인분 주문을 받지 않는 곳도 많다. 전라도 김은조 레스토랑평가서 ‘블루리본서베이’ 편집장-여수 갯장어(하모) 바닷장어의 한 종류인 ‘갯장어’(속칭 ‘하모’)는 그동안 전량 일본에 수출하다가, 최근 시중 유통되기 시작했다. 서울에서는 아직 맛보기 어렵지만, 전남 여수에는 갯장어 전문식당이 여럿 있다. 잔뼈가 씹히지 않도록 칼집 넣은 갯장어를 팔팔 끓는 육수에 샤브샤브식으로 살짝 데쳐먹는 ‘유비키’와 회가 있다. 원조격인 ‘미림횟집’(061-666-6677)과 ‘경도회관’(061-666-0044), ‘경운횟집’(061-665-3004) 등이 알려졌다. (미림횟집은 유비키를 ‘대’ 5만원·‘소’ 4만원, 회를 ‘대’ 5만원·‘소’ 3만원에 낸다.) 조정용 와인경매사·‘올 댓 와인’ 저자-완도 전복 여름 해산물의 왕은 역시 전복 아닐까. 전복회는 단단한 살을 오독오독 씹으면 달큰하다. 와인은 질감이 두터워야 어울릴 듯하다. 소비뇽 블랑(포도 품종)과 세미용을 섞은 화이트와인 중에서 골라보면 어떨까. 프랑스 보르도 무통 로칠드에서 생산하는 ‘엘 다르장’(Aile d’Argent)이 떠오른다. 전복을 구우면 구수한 맛이 더해져 강하고 복합적인 맛으로 변신한다. 질감과 구조가 강건한 화이트와인이 어울린다. 프랑스 루아르 ‘쿨레 드 세랑’(Coulee de Serrant)을 추천한다. 전복 양식으로 유명한 전남 완도에서 전복을 실컷 먹고싶다. (‘해궁횟집’(061-554-3729), ‘대도한정식’(061-554-3537) 등에서 전복죽·구이·볶음 등을 맛볼 수 있다. 전복죽 1만~1만5000원, 구이·볶음 5만원선. ‘전사마’(061-555-0838)는 전복에 삼겹살, 묵은 김치, 다시마를 더한 ‘전복사합’(4인 기준 10만원)등 독특한 전복요리를 낸다.) 임우석 프리랜서작가·박재은 요리사 부부-땅끝마을 ‘갈매기둥지’ 오징어국 땅끝(전남 해남)에서 우리는 곧잘 취해버린다. 바다를 바로 옆에 둔 밤이면 소주 한 잔 할 수밖에. 전날 밤 거나하게 해치운 남해 횟감과 소주가 아직도 뱃속에 남아있던 어느 아침, 뜻밖의 해장을 했다. 횟집 ‘갈매기둥지’(061-534-9192)의 금슬 좋은 주인 내외가 끓여준 따끈한 오징어국과 소박한 찬에 맨김구이. 얇은 무 몇 조각과 야들한 오징어 살로 달게 우려낸 그 국물 맛이 속쓰린 아침마다 생각난다. (임우석·박재은 부부가 감동한 ‘아침백반’ 5000원. 여주인은 “국물은 미역국, 토장국, 된장찌개, 바지락국 등 그때그때 다르다”며 “오징어국을 맛보고 싶으면 미리 예약해달라”고 당부했다. ‘갈치조림’(소(小) 2만5000원, 중(中) 3만원, 대(大) 3만5000원도 맛나다.) 주희선 홍보대행사 KPR 대리-광주 ‘산수팥죽’ 올 여름에는 광주광역시 산수시장에 있는 ‘산수팥죽’에서 팥죽 한 그릇 꼭 먹겠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맛있는 팥죽 아닌가 싶다. 진하디 진한 팥죽에 찹쌀로 만든 새알심과 직접 뽑은 칼국수가 가득 들었다. 한 그릇 4000원. 새알심으로만 채우면 5000원이다. 탄수화물로 배를 가득 채우면 흐뭇하고 행복하다. 광주가 고향인 ‘국민여동생’ 문근영이 단골이라는 게 주인 설명. (062)225-4933 강원도 석창인 수원 SNU치과 원장-양양 여름송이 송이버섯은 가을이 제철인 건 누구나 안다. 문제는 눈 튀어나오게 비싼 가격. 강원도 양양에서는 8월 중순이 지나면 송이가 나기 시작한다. 이걸 ‘여름송이’라 한다. 여름송이는 물을 먹어 향이 떨어진다. 하지만 가격이 가을송이의 절반이다. 양양 남대천 천변 ‘버섯마을’(033-671-3145)이 단골 식당이다. (버섯마을 주인은 “여름송이는 품질이 아주 좋으면 1㎏에 25만원, 나쁘면 10만~15만원 정도”라며 “여름송이가 언제 나올지는 비가 그쳐야 알 것 같다”고 했다. 여름송이가 나오기 전까지 전년도에 나온 냉동 송이를 100g 당 2만5000원에 판다.) 정현순 홍보대행사 시너지힐앤놀튼 대표-평창 민물매운탕 나의 고향은 공기 맑고 물 맛 좋은 강원도 평창. 평창군 방림면 방림2리에 가면 ‘거기매운탕’(033-334-1885)이 있다. 간판이 시원찮은데다, 겉에서 보면 평범한 한옥이라 관광객들은 스쳐지난다. 하지만 현지 주민들이 많이 찾는 민물매운탕집이다. 민물 생선은 잘못하면 비린내가 많이 나는데, 이 집 매운탕은 국물이 여간 시원하고 개운한 게 아니다. 주인아저씨가 매일 평창강에서 잡아오는 고기를 맑은 물에 끓여서가 아닐까. 서비스는 뭐 ‘그럭저럭’ 수준. 음식도 더디다. 하지만 방에 앉아 문 열어놓고 시원한 경치를 구경하노라면 시간은 금방 간다. (민물매운탕 소 2만5000원, 중 3만5000원, 대 5만원.) 서상호 서울신라호텔 총주방장-속초·양양 참돔·돌돔 동해에서 회도 먹고 놀다오고 싶다. 참돔, 돌돔이 요즘 아주 좋다. 참돔도 맛있지만 돌돔은 특히 감칠맛이 짙다. 강원도 속초에 갔다가 양양 남애항 ‘처녀횟집’(033-671-7555) 에서 식사할 계획이다. (처녀횟집에서 참돔은 1㎏ 12만원, 돌돔은 20만원, 광어는 10만원을 받는다. 역시 제철인 오징어회는 기본 밑반찬으로 나온다.) 경상도 문태준 시인-다랭이마을 촌막걸리 경남 남해군 남면 가천 다랭이마을 ‘촌할매 막걸리집’(055-862-8530). 바다를 향해 구불텅 구불텅 내려가는 마을 골목을 따라가면 그 길목 끄트머리께 강재심 할머니네 막걸리집이 있다. “막걸리 잡수러 오시다! 막걸리 맛있습니다!”라며 손님을 정겹게 부르는 강재심 할머니는 올해 연세가 일흔 여덟. 갓 스물에 시집와 시어머니로부터 막걸리 담는 법을 배웠으니 근 60년 막걸리를 담가왔다. 평상에 앉아 마시는 막걸리는 정말 “폭 익었다”. 제대로 익어 술술 넘어간다. 술 파는 강재심 할머니의 말씨나 얼굴도 막걸리처럼 선하디 선하다. 음식을 내놓는 손도 크다. 내가 먹어 본 막걸리 중 제일이다. 마을 좌우로 펼쳐진 다랑논(계단식 논)을 볼 수 있고, 막걸리집에서 조금 내려가면 가슴 탁 트이게 펼쳐진 바다를 볼 수 있는데 그지없이 참 좋다. (막걸리 1병(1.5ℓ) 5000원. 파전(5000원), 두부(3000원), 콩국수(4000원)도 훌륭하다.) 이은숙 음식전문지 월간 ‘쿠켄’ 편집장-섬진강 은어 여름이면 은어가 생각나 참을 수 없다. 깨끗한 1급수에서 물이끼만 먹고 사는 은어는 독특한 수박향이 몸에서 배 나온다. 은어요리는 역시 섬진강이다. 경북 울진 왕피천, 강원 삼척 오십천, 양양 남대천 등에서도 맛볼 수 있지만, 옛부터 은어 구이·튀김·회·밥·탕 등으로 다양하게 발달시킨 곳은 섬진강 유역이다. 식당에서 판매하는 은어는 대부분 양식이다. 담백한 살맛은 비슷하지만, 양식산은 물이끼를 먹지 못하고 사료로 키워 특유의 수박향이 거의 없다. (경남 하동군 화개에 있는 ‘혜성식당’(055-883-2140)은 전문 은어낚시인들로부터 받는 자연산을 다양하게 요리한다. 양식 은어는 대(大·4~5인분)자 4만원, 중(中·3~4인분)자 3만원, 소(小·1~2인분)자 2만원. 자연산은 1만원이 추가된다. 참게탕(3만~5만원)으로 더 알려진 집이다.) 이범준 CJ 운영1팀 과장-통영 시락국 전국에서 해산물이 가장 다양하고 풍요로운 항구, 경남 통영. 요즘 통영에 완전 ‘꽂혀 있다’. 올 여름은 통영에서 싱싱한 해산물을 실컷 먹을 계획이다. 서호시장 뒷골목에서 ‘시락국’은 필수 코스. 시락국은 시래기국의 통영 사투리다. 장어 머리를 곤 국물에 무청, 된장을 넣어 끓인다. 구수하고 시원하다. 추어탕에 넣는 산초와 비슷한 재피(초피)가루, 청양고추, 김가루, 부추무침을 입맛대로 더한다. ('원조시락국'(055-646-5973) 말이국밥 3000원, 따로국밥 4000원. '골목집'(055-645-0777), '가마솥'(055-646-8843) 등이 붙어있다.) 충청도 신계숙 배화여대 중국어통번역학과 교수·중국음식 전문가-충주 ‘화이트크리스마스’ 나만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듯한 음식과 테이블이 감동을 주는 ‘화이트크리스마스’에서 멋진 식사를 하고싶다. 충북 청주에 있는 이 레스토랑에서는 메뉴판을 펼치는 순간 감동이 시작된다. 손님 이름이 메뉴판에 인쇄돼 있다. 뒤집어진 잔 속에 꽃이 들었다. 잔을 바로 세워 물을 부우면 꽃 향기가 그윽하게 퍼진다. 앞마당에서 직접 키운 허브를 뜯어다 요리한다. 마지막 코스인 커피와는 설탕 대신 사탕수수 결정체가 매달린 막대가 나오는데, 설탕보다 단맛이 은은하다. 사소한 디테일까지 세심하게 신경 쓴 주인 부부의 손길이 감동을 빚는다. (043)856-1225 (5가지 요리로 구성된 ‘안심스테이크 코스’(5만원)부터. 여주인은 “손님들은 대개 8가지 요리가 나오는 ‘샤토브리앙 안심 코스’(7만5000원)를 주문한다”고 했다.) 김종천 다음 ‘일상탈출카페’(cafe.daum.net/trip7788) 대표-칠갑산 지천구곡 참게매운탕 금강을 거슬러 오르다 보면 ‘지천구곡’이란 곳이 있다. 칠갑산이 있는 충남 청양군 장평면 지천리를 흐르는 계류가 아홉 번을 꺽이며 흐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지천구곡에 가면 ‘둥지가든’(041-943-0008)이란 참게요리전문점이 있다. 2만여평 양식장에서 키운 참게로 매운탕, 게장, 튀김 등을 요리한다. 물 맑은 지천구곡에서 물놀이하며 참게의 참맛까지 느낀다면 훌륭한 여름휴가가 될 것 같다. (가을이 제철인 참게를 여름에 먹어도 될까? 둥지가든 사장은 “여름게는 껍질을 벗고 살이 빠져 맛이 형편없다”면서 “매운탕에는 작년 가을 잡아서 냉동시켜둔 게를 쓴다”고 했다. 참게매운탕 소 3만원, 중 4만5000원, 대 6만원. 참게백반 1인분 1만5000원.) 제주도 김흥기 레스토랑 ‘타니’ 사장-제주 다금바리 제주 특산인 다금바리는 ‘횟감의 황제’라 불린다. 맛이 워낙 좋은데다, 부위마다 다른 맛을 낸다. 남제주 사계리 산방산 근처 용머리 해안가에 있는 ‘진미식당’(064-794-3639) 주인 강창건씨는 다금바리로 회, 껍질, 뽈살, 혓바닥, 힘줄, 입술, 눈, 간 심지어 비늘까지 무려 30여 가지 맛을 낸다. 강씨는 최근 다금바리 회로 특허까지 받았다. 하지만 다금바리는 역시 지리(맑은탕)가 가장 맛있다. 국물이 그렇게 맑고 깨끗할 수가 없다. (다금바리는 대단한 맛 만큼 가격도 엄청나다. 진미식당에서는 요즘 자연산 1㎏에 18만원을 받고 있다. 있는지 미리 전화 확인해야 안전하다.) 경기도 김지인 스위스관광청 한국사무소 소장-파주 장어 여름 보양식 하면 역시 장어구이 아닐까. 경기도 파주 장어구이집 ‘반구정나루터’(031-952-3472)가 떠오른다. 살랑살랑 바람 시원한 평상에 앉아서 숯불 장어구이로 부모님 몸보신 시켜드리고 싶다. (30년 내공이 만만찮다. 양념구이보다 소금구이가 더 인기다. 1인분 1만9000원. 평일에도 예약해야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