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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대국 태국이 던진 화두 `특화, 그리고 보존`
- [방콕=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태국은 국내총생산의 15% 가량을 관광업에서 얻는 관광대국이다. 작년 한해동안 1400만명이 태국을 찾았고 올해에는 1550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오랜 역사가 고스란히 뭍어나는 문화유산들, 싼 물가와 낙천적인 국민성에 태국 정부의 과감한 관광인프라 투자가 어우러지면서 관광대국으로 부상한지 오래다. ▲23일 열린 태국 관광청 50주년 세미나태국은 이제 보고 즐기는 단순한 관광에서 탈피해 의료관광, 에코투어리즘, 체험관광 등으로 특화시켜 나가고 있다. 태국 관광청은 지난 23일 방콕에서 50주년을 기념해 `태국 : 최근의 트렌드, 미래의 투어리즘`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 자리에서 `건강와 웰빙` `에코투어리즘` `체험` `럭셔리` 등을 관광업 화두로 제시했다. ◇ 스파와 휴식이 더해진 웰빙 의료관광 태국은 의료서비스 뿐만 아니라 헬스케어, 웰빙, 스파 등을 결합한 복합의료관광을 지향한다. 단순히 치료만 받는 것이 아니라 치료 받은 김에 경치 좋고 물 맑은 곳에서 쉬면서 마음까지 치료할 돌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이다. 지난 2002년 태국 정부가 아시아의 의료관광 허브를 표방하고 집중적으로 관련 산업을 육성한 결과, 2001년 50만명 수준이었던 의료관광객은 2006년 140만명으로 늘었다. 민간 병원의 의료서비스와 시설을 국제 수준으로 끌어올려 국제의료기관평가인 JCI 인증을 받았다. 여기에 다른 나라보다 싼 병원비와 태국인들의 서비스 마인드가 태국 의료관광의 매력을 더한다. 지난 2008년 태국을 찾은 의료관광객의 44%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왔다. 카타르와 오만 등도 9%, 6%를 차지해 주로 중동지역 환자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호주, 캐나다 등 선진국 환자 비중도 15%에 달한다. 최근 메디컬 스파나 헬스케어 프로그램에 특화된 리조트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심신을 치료하고 건강식을 즐기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함으로써 질병을 예방하고 라이프스타일까지도 교정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발표에 나선 자독 S. 렘퍼트 메디코 매니지먼트 앤 트레블 서비스 대표는 "메디컬 투어리즘은 방콕 뿐만 아니라 파타야, 후아힌, 치앙마이, 사무이, 푸켓 등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도 타겟으로 하고 있다"며 "특히 미 달러화나 유로화가 올라가면서 외국인 환자에게 의료서비스 가격은 더욱 매력적이 됐다"고 말했다. 럭셔리 리조트 그룹인 `식스 센스` 그룹의 소누 쉬브다사니 대표 역시 "요즘처럼 인터넷에 시간을 빼앗기로 오염되고 북적이는 도시에서 살아갈때 인텔리전스 럭셔리는 바로 평화로우면서도 호젓한 곳에서 멋진 경관을 즐기면서 슬로우 푸드와 스파 맛사지 등을 받는 것"이라며 "이는 원기회복과 건강에 관한 모든 것"이라고 말했다. ◇ 보는 여행이 아닌 `체험하고 보존하는` 여행 태국 현지인들의 삶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지역공동체 체험 프로그램도 최근 태국 관광의 주요 이슈다. 지난 2006년 설립된 CBT(Community Based Tourism)는 지역공동체 구성원로 하여금 자신들의 문화를 관광객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공동체 구성원들이 관광객과 어떤 것을 공유할지를 고른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삶이나 문화, 자연경관 중에 가장 자랑하고 싶은 것을 토대로 프로그램을 스스로 짜고 운영한다. 관광객들은 북쪽의 치앙마이나 매홍손에서 현지인들과 트레킹을 함께 할 수 있고 남쪽으로 내려가 바닷가에서는 고기를 잡기 위해 그물망을 같이 던져볼 수 있다. 천연 염색을 체험하거나 현지인들의 음악을 연주해보기도 한다. 고급스럽고 호텔과 같은 잠자리는 없지만 관광객들은 현지인들의 집에서 숙박하거나 캠프를 하면서 현지인과 더욱 많은 교감을 하게 된다. 이는 환경을 그대로 보존하기 위한 노력과도 맞닿아있다. 피터 리처드 태국 CBT 코디네이터는 이날 발표를 통해 "CBT를 통해 관광객들은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믿을 수 없을만큼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 뿐만 아니라 환경보존을 위해 돕기도 한다"고 말했다. 현재 태국에만 50개의 커뮤니티가 있고 이들 커뮤니티마다 각각의 특색에 맞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민들의 수입도 크게 늘었다.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565명의 관광객이 이같은 CBT 프로그램을 이용했고 이로 인한 수입은 73만5000바트, 한화로 약 2574만원 가량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최근 태국 관광청은 `태국 에코투어리즘 앤 어드밴처 트레블 어소시에이션` 및 `고 매거진`과 함께 `그린 하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태국 젊은 층에게 환경 보호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에 기반한 액티비티를 통해 지속가능한 여행에 대해 깨닫게 하는 것이 목표다. 이는 럭셔리 리조트에도 적용된다. 소누 쉬브다사니 식스센스 그룹 대표는 "럭셔리한 경험이란 지역 사회와 자연환경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환경과 커뮤니티를 돌봄으로써 앞으로의 세대도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라폰 싸웨따세라니 태국 관광청장은 "지금까지 50년동안에는 관광산업의 경제적인 효과에 초점을 맞췄다면 다음 50년동안에는 환경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는데 똑같이 무게를 둘 것"이라고 말했다.
- "딩동♬~ 애인에게 속옷선물이 왔습니다"… 20~30代 `기프티콘`으로 통해요
- [조선일보 제공] 휴대폰 판매점 직원들을 대상으로 고객서비스를 가르치는 프리랜서 강사 최운경(32)씨. 그는 최근 8개월간 가족·친구·교육생들에게 1000만원어치 이상의 모바일 상품권(파리바게뜨 케이크와 같은 상품을 교환할 수 있는 휴대폰 메시지)을 구매해 선물했다. 방법은 간단하다. 자신의 휴대폰이나 PC에서 모바일상품권 사이트에 접속해 상품을 선택하고 친구나 가족의 휴대폰으로 보낸다. 지인들은 선물받은 메시지가 담긴 휴대폰을 해당 가게에 보여주면, 가게에서 인식기로 휴대폰을 스캔한 다음 상품을 고르면 된다. 최씨는 "근래에 가게에서 선물을 사본 적이 거의 없다"며 "문득 떠오르는 친한 친구에게 휴대폰으로 몇 천원짜리 선물을 보낸다"고 말했다. 20~30대 소비자들 사이에 예전처럼 선물을 직접 구매·전달하지 않고 휴대폰으로 '상품 메시지'를 전송하는 새 풍속도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휴대폰 사용에 익숙한 젊은 세대가 번거로운 선물 고르는 절차를 생략하고 간편한 선물 전달 방법으로 휴대폰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이런 변화에 맞춰 SK텔레콤(상품명 기프티콘)·KT(기프트쇼)·LG텔레콤(오즈기프트)의 모바일 상품권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SK텔레콤 가입자의 경우 지난해 기프티콘 이용자(여러 번 이용했어도 한 명으로 계산)가 200만명이 넘어 전체 가입자의 10%에 육박한다. 이용 건수는 2007년 245만건(거래금액 57억원)에서 작년 700만건(210억원)으로 약 3배 늘었다. 이동통신 3사를 합치면 대략 250만~300만명 정도가 이렇게 휴대폰 메시지로 선물을 주고받았다. ◆바나나우유에서 속옷·호텔숙박권까지 휴대폰으로 선물 '휴대폰 메시지로 선물을 줘봐야 기껏 스타벅스 커피 교환권 정도겠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음악(멜론 MP3 다운로드), 메가박스(영화), 파리바게뜨(식품), 베니건스(외식), 에블린(속옷), 공연(워커힐쇼 토데스 관람권)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63빌딩에서 공연을 관람하고 아쿠아리움을 돌아보며 식사할 수 있는 14만8700원 상품(상품명 로맨티콘 63)이나 48만7000원짜리 호텔숙박권(아도니스리조트 호텔)까지 있다. SK텔레콤(운영업체는 SK마케팅앤컴퍼니)이 50개 제휴사에 480여개의 상품을, KT가 25개 제휴사에 230여개 상품을 운영 중이다. SK마케팅앤컴퍼니 관계자는 "휴대폰을 활용해 선물 전달의 시간과 비용을 줄였다"며 "소비자의 이용이 늘면서 제휴 가맹점도 급증해 1~2년만 지나면 휴대폰으로 선물하지 못할 상품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모바일 상품권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디지털 선물'이라 딱딱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아날로그 못지않게 '디지털 정서'를 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정수현(31)씨는 매월 10번 정도 휴대폰으로 선물을 산다. 정씨는 "작년 가을 어머니께 호텔 숙박권을 구매해 휴대폰 메시지로 보냈다"며 "반응이 너무 좋아 이번 '스승의 날' 때는 대학 교수님께 공연 티켓을 선물할 계획"이라고 했다. ◆학생증·사원증·항공마일리지카드·현금카드 등 지갑 속 각종 '증(證)'이 사라져 20~30대 소비자들에게 휴대폰은 지갑의 각종 '카드'를 없애주는 편리한 기기다. 중앙대학교 정치외교학과 4학년 김솔(23)씨는 최근 중앙도서관에서 학생증 없이 교양 도서 한권을 빌렸다. 20년 전이었다면 도서 대출 신청서를 써서 사서(司書)에게 주면, 사서가 학생증 뒤편에 도서 대출 기록을 했다. 김씨는 자신의 휴대폰을 인식기에 갖다댄 후 책을 도서관 사서에게 건넸다. 사서가 책의 바코드를 바코드 인식기에서 읽자 대출이 완료됐다. 서울대·연세대·중앙대·경희대·한국외대·한양대·숙명여대·경기대·명지대·제주대(대학별 제휴 통신업체는 다름) 등이 휴대폰 학생증을 활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사원증을 휴대폰에 저장해 사용하고 있다. 서울 을지로의 33층짜리 SK텔레콤 사옥은 사원증 대신에 휴대폰을 갖다대는 식으로 본인 확인을 받는다. 이동통신업체의 멤버십카드(KT·LG텔레콤 가능, SK텔레콤은 6~7월쯤), 대한항공의 마일리지카드(모바일 스카이패스)도 따로 지갑에 넣어둘 필요 없이, 휴대폰에 다운로드받아 놓기만 하면 언제든 필요할 때 꺼내 멤버십카드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한카드·하나카드와 같은 신용카드도 지갑에 넣어둘 필요 없이 휴대폰에 저장할 수 있다. 국민은행·농협·우리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기업은행·수협·우체국(은행별 제휴 통신업체는 다름) 등 대부분 은행에서는 휴대폰에 금융칩을 저장하면 휴대폰으로 ATM기에서 현금을 인출할 수 있게 하고 있다.
- 서해의 꽃섬 ''풍도''를 가다
- ▲ 삼대의 공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눈 위의 복수초. 엄밀하게는 눈을 뚫고 나온 게 아니라, 이미 핀 복수초 위에 눈이 내린 풍경이다. 23일 아침, 눈 덮인 풍도의 복수초가 수줍은 자태를 드러냈다. / 조선영상미디어[조선일보 제공]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3월 하순. 남도의 꽃소식은 희미했다. 그런데 오히려 정신 못 차리는 날씨 덕에 풍도(豊島)의 봄 야생화가 이별을 망설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예년이었으면 벌써 한창때를 지났을 어여쁜 우리 꽃들이 수줍게 피고지고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풍도까지는 인천 연안부두에서 두 시간 뱃길. 서해의 꽃섬, 야생화의 비밀정원으로 이미 동호인들에게는 소문난 곳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고약한 날씨가 발목을 잡았다. 하루에 겨우 한 번 뜨는 인색한 배편인데도 제3왕경호는 풍랑주의보에 꼼짝 못했고, 주말을 고스란히 인천 앞바다에서 대기했다. 3일 만의 출항을 허락받은 것은 월요일, 22일 아침 9시 30분이었다. 95인 정원의 제3왕경호는 70년대 비둘기호 열차 같은 풍경이었다. 의자는 전혀 없었고, 대신 허름한 마룻바닥과 그 위에 깔아놓은 다섯 장의 전기장판이 전부다. 95인승은 소위 칼잠일 때나 가능한 정원이고, 전기장판 정원은 끽해야 15명 안팎으로 보였다. 하지만 먼저 전기장판을 차지했던 섬 출신 어르신들은 "찬데 앉지 말고 이리 오라"며 너나 할 것 없이 엉덩이를 좁혔다. 창문 밖에선 갈매기 편대(編隊)가 끼룩끼룩 울어대며 3일 동안 굶었음을 요란하게 주장했다. 새우깡 한 봉지에 녀석들은 즉각 입을 다물었다. 풍도는 52가구 102명 주민에 불과한 작은 섬이다. 선착장에 도착하자 방파제에 나붙은 플래카드가 객을 반겼다. "달콤한 야생화동산, 풍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사람의 손으로 가꾼 인공 수목원이 아니라 제멋대로 피어난 야생화들이 지천으로 피어있는 곳. 비밀의 화원은 섬의 수호수인 500년 된 은행나무 뒷길에서 시작됐다. 선착장에서 약 10여분 오르막길을 오른 뒤였다. 산자락 칡덩굴 사이사이로 노란 복수초가 살포시 고개를 들었고, 지난 가을과 겨울의 갈색 낙엽을 뚫고 순백의 변산바람꽃이 군락을 이뤘다. 오솔길 맞은 편으로는 이제 막 붉은 새순을 돋워낸 풍도대극이 다소곳하다. 매화나 산수유가 어깨에 힘 빳빳하게 세운 봄의 장성(將星)들이라면, 이 녀석들은 낮은 포복으로 겸손하게 기어가는 갓 입대한 신병을 닮았다. 처음 풍도를 찾은 여행객에게는 탄성의 화원이었지만, 그래도 마을 주민들에게 올해의 야생화는 영 불만인 모양이다. 칠순을 훌쩍 넘긴 나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발놀림으로 마을 뒤편 후망산을 누비던 풍도 새마을 지도자 김진현(72)씨는 "올해는 아무래도 예년만 못하다"고 혀를 쯧쯧 찼다. 몇 년 내리 사람의 손을 탄데다, 궂은 날씨도 한몫했을 것이다. 오만함이나 뻣뻣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가냘픈 꽃대, 고개를 숙여 눈을 낮춰야 그 아름다움을 알아볼 수 있는 겸손한 우리꽃들이 언 땅을 뚫고 수줍은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선착장에 도착했을 때부터 주룩주룩 내리던 비는 어느새 함박눈으로 바뀌었다. 섬의 밤은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함박눈이 포슬거리며 바다를, 섬을 하얗게 덮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풍도는 장관이었다. 지리산 천왕봉 일출처럼, 삼대(三代)의 공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하얀 눈 위의 노란 복수초가 수줍게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춘래불사춘? 그러나 지금 풍도는 봄이 열렬하게 움트고 있다. 서해의 꽃섬 풍도 —야생화— 꽃섬 풍도에는 지금 복수초와 변산바람꽃(혹은 풍도바람꽃)이 절정이다. 올봄의 눈과 바람은 풍도의 야생화를 염원했던 상춘객에게도 새옹지마. 다른 해였으면 이미 자취를 감췄을 3월 하순에도 이들의 자태를 볼 수 있도록 해 줬지만, 아무래도 부족한 햇살과 온기 탓에 예년만큼의 멋진 풍경은 찾기 힘들다. 하지만 3월 말까지는 이 상큼한 봄처녀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섬주민들의 이야기. 게다가 지금은 붉은 새순에 불과하지만, 4월에는 늠름한 초록을 자랑할 풍도 대극이 있다. 야생화가 아직 낯선 당신을 위한, 풍도의 수줍은 봄처녀 소개. ◆마을 보호수인 은행나무에서 시작 한눈팔며 걸어도 두 시간이면 한 바퀴 돌 수 있는 작은 섬 풍도. 꽃섬 풍도의 야생화 산책은 이 섬의 정신적 지주인 두 그루의 은행나무에서 시작한다. 거대한 뿌리와 둥치를 중심으로 한 아름 기둥이 예닐곱 개 뻗어나간 나무둘레 7.5m의 500년 된 거목이다. ◆영원한 행복-복수초. 얼핏 원수를 갚겠다는 의미로 무섭게 들리는 이 꽃의 의미는 사실 "복 많이 받고 오래 살아라"는 뜻. 福壽草다. 빗방울이 흩날렸던 22일에는 촉촉한 물방울을 똑똑 떨어뜨리는 청초한 노랑이었는데, 밤새 내린 함박눈은 풍도의 복수초를 탐스런 노랑으로 변신시켰다. 꽃잎 한가운데에는 밝고 선명한 노란색 수술이 가득 모여있고, 수술 속에는 도깨비방망이처럼 돌기가 난 연둣빛 암술이 새침하게 자리잡았다. 굵고 짧은 뿌리를 땅에 박고 겨울이 가기를 기다리다가 봄이 채 오기도 전에 꽃망울부터 올려보내는 여러해살이 풀인데, 올해의 이상저온이 3월 하순에도 복수초를 만날 수 있게 도왔다. 꽃말은 영원한 행복. 부디, 모두에게 복수를. ▲ 하루에 한 번 뜨는 제3왕경호(왼쪽 사진), 운무(雲霧)와 빗줄기 사이로 자태를 드러낸 풍도의 변산바람꽃◆여리디 여린 순백-변산바람꽃 혹은 풍도 바람꽃 바람꽃의 학명은 아네모네. 그리스 신화의 미소년 아도니스가 멧돼지에게 받혀 죽은 뒤 흘린 피에서 자라났다는 그 아네모네다. 서양에서는 진홍빛 아네모네가 대세라지만, 풍도의 산자락에는 순결한 백색의 무리가 지난해의 낙엽을 뚫고 가녀린 자태를 살포시 드러냈다. 꽃받침과 꽃잎의 크기 등에 따라 변산바람꽃 혹은 이곳 특산인 풍도바람꽃 등으로 부른다는데, 꽃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 미세한 차이가 뭔 소용일까 싶게 아름답기만 하다. 아름답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올림포스 신전의 아프로디테와 땅 밑 페르세포네가 아도니스를 차지하려 서로 다퉜다는데, 3월 하순의 풍도 바람꽃은 땅 위에 있으니 아프로디테의 차지. 서해 앞바다를 굽어보며 자신을 연모하는 한국 아프로디테들의 사랑을 만끽하고 있다. ◆4월 만개를 기다리며-풍도 대극 얼핏 놓치기 쉬웠던 풍도의 대극을 만난 것은 마을 청년회장 최상원(52)씨의 안내 덕이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은행나무 뒷길로 100m쯤 올라가자 수줍게 자태를 드러낸 붉은 새순이 보였다. 바람꽃의 수많은 종류처럼, 대극도 여러 종류. 아직 분류기준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꽃의 밑동을 싸고 있는 총포(總苞) 안쪽에 털 유무에 따라 붉은 대극, 풍도 대극 등으로 나눈다고 한다. 복수초와는 사이좋게 공간을 나눠쓰고 있었지만, 특이하게도 변산바람꽃 군락과는 한 이불을 덮고 있지 않았다. 4월이 되면 어른 무릎까지 자란다는 이 대극은 그때가 되면 찬란한 초록으로 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불러 모을 것이다. 복수초와 바람꽃이 다시 페르세포네의 부름을 받는 4월 이후에도, 이 봄의 신사는 꿋꿋하게 풍도를 지키고 있을 것이다. 서해의 꽃섬 풍도 —상차림— '자급자족' 정신으로 무장한 기동이네 백반 풍도의 봄은 밥상에서도 만날 수 있다. 민박집(기동이네 민박·032-833-1208) 기동이 엄마가 처음 차려온 밥상은 '백반'이었다. 처음에는 큰 기대가 없었던 것이 솔직한 고백. 하지만 쌉싸름하면서도 향긋한 바디(풍도 방언으로는 사생이)나물 무침 한 그릇에 밥 두 공기를 후딱 비웠다. 바디 나물은 원래 깊은 산중이나 오지 섬마을에서만 자라는 봄의 제철 나물. 그런데 풍도엔 지천이다. 풍도의 백반은 산과 바다에서 나오는 제철 나물들의 전쟁터이기도 하다. "역시 지천에 널렸다"는 달래와 냉이가 서로 봄의 주인임을 다투고, 해초 무침 역시 입맛을 돋운다. 게다가 "쌀을 제외하면 자급자족"이라는 게 또 하나의 자랑. 기동이 아빠가 잡아온 아구로 끓인 아구탕, 기동이 엄마가 직접 쑨 도토리묵에, 기동이 할머니가 캐서 말린 뒤 가마솥에 볶은 둥굴레차까지. '자급자족' 주민들 덕분에 신토불이 풍도 농수산물을 만끽한다. 민박의 백반은 매 끼니 비슷한 반찬이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도 통쾌하게 배신해줬다. 산에서 돌아온 뒤 받은 저녁상. 역시 기동이 아빠가 지난해 잡아 얼렸다는 돌게로 해물탕을 시원하게 끓여내더니 더덕무침, 밴댕이젓, 놀래미 조림, 오이소박이로 같은 밥상 두 번 받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깨끗하게 씻어줬다. 다음날 아침상은 미역국과 김, 놀래미 구이가 올라왔다. 낮 12시 배 떠나기 직전에 먹은 라면에는 수관(水管) 길쭉한 코끼리조개를 듬성듬성 잘라넣어 '바닷가 섬 라면'의 진수를 보여줬다. 일품이다. 꼭 시식해 보시기를. 기동이네 민박 냉장고에는 기동이가 중학교 때 받은 상장이 붙어있다. 지금 기동이는 육지로 유학간 고등학생. 기동이가 아장아장 걸었을 때 시작했다는 민박이니 벌써 십수년이 흘렀다. 풍도에는 전교생 두 명의 초등학교 분교가 유일한 학교다. 22일 저녁 풍도에는 새로 부임한 한전(韓電) 지사장의 축하 잔치가 열렸고, 52가구 마을 사람들은 막걸리와 떡을 나눴다. 기동이 엄마는 "민박 전부 합쳐 봐야 열집 정도"라며 "섬 주민들이 한가족 같다"고 했다. 기동이네 민박에 손님이 오면 옆집 민박 할머니가 "냉이좀 뜯어 줄까?"물어보고, 그 집에 손님 오면 기동이네가 "동굴레차 떨어지지 않았어요?" 물어보는 식이다. 물론 섬의 민박이니만큼, 어느 정도의 불편은 어쩔 수 없다. 기동이네는 더운 물은 콸콸 나왔지만 샤워기는 없었다. 숙박은 하룻밤에 4만원, 식사는 1인분에 5000원. 한 집의 예약이 꽉 차면 자연스럽게 옆 집으로 연결해준다. 찾아가는 길 연안부두 인천항 여객터미널에서 풍도행 배는 하루에 한 번 뜬다. 아침 9시 30분 출발. 바람 많이 불면 배편은 취소된다. 왕경해운(032-883-6536)에서 배가 뜨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풍도까지는 두 시간 뱃길이다. 돌아오는 배편은 풍도에서 12시 출발. 따라서 1박 2일 코스가 필연적이다. 보통 왕복 승선권을 끊어서 간다. 왕복요금 2만3800원. 인터넷 예약(island.haewoon.co.kr)도 가능하다. 요즘은 사진동호회나 야생화동호회에서 낚시배 등을 전세내어 단체로 들어가기도 한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동. ▶ 관련기사 ◀☞법정지도(法頂之道). 텅 빈 충만에 다가가는 길☞삶의 현장에서 바다를 맛보는 포구여행☞달빛 아래 즐기는 창덕궁의 아름다움
- (Jump 2020)(금융 영토 확장)⑤`윈윈` 마법사 `수출금융`
- [이데일리 김유정 기자] `잉카 문명의 발상지`, `잃어버린 도시 마추픽추`로 알려진 페루. 이 곳 서부해안 광구에서 끌어올린 천연가스는 수송하기 쉬운 액화천연가스(LNG)로 바뀌어 미국 서부와 멕시코 등에 수출된다. 이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깃발을 꽂았다. SK에너지는 페루 LNG회사 지분을 20% 보유하고 생산설비와 파이프라인 건설 및 운영 등에 참여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의 대규모 금융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금융과 기업의 `윈윈` 사례인 수출금융지원은 국내 은행의 또다른 영토확장 영역이다. 특히 국내 기업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금융 인프라인 셈이다. 지난 2007년 13조6795억원이었던 수출입은행의 수출지원 자금집행 실적은 지난해 25조2505억원으로 늘어났다. 3년만에 두배로 급증한 것이다. ◇ 금융인프라 지원으로 남미 자원개발에 뛰어든다 ▲ 한국가스공사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해외 자원개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금융인프라를 조성해 기업들의 해외사업을 가능케한다.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국내 기업들의 `먹거리 찾기`는 끊임없이 계속됐다. SK에너지는 1983년 인도네시아 카리문 광구에서 처음으로 자원개발사업을 시작한 이래 브라질 원유개발, 예맨 LNG 생산, 페루 천연가스 개발 등 전 세계에서 자원개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의 최근 행보도 달라졌다. 단지 해외에서 가스를 사오는 역할에서 벗어나 개발 단계부터 참여하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다. 이라크 유전 개발 사업에 뛰어드는가 하면 캐나다 광구의 지분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들 기업의 해외 진출 뒤에는 항상 수출입은행이 있었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로 나아가 해외 기업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금융 인프라를 제공한 것이다. 지난 2008년 시작된 페루 LNG 개발사업은 페루 정부가 남미 최대의 LNG 수출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추진한 페루 역사상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다. 여기에 SK에너지가 사업주(지분율 20%)로 참여했고, 수출입은행은 총 38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비 중 일부를 프로젝트파이낸스(PF)방식으로 지원했다. SK에너지는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사업주로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미국 헌트오일(Hunt Oil)를 비롯해 스페인 렙솔(Repsol) YPF, 일본 종합상사 마루베니(Marubeni), SK에너지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또 수출입은행과 미국 수출입은행, 세계은행(World Bank) 산하 국제금융공사(IFC·International Finance Corporation), 미주개발은행(IDB) 등이 대출을 제공했다. 이처럼 국내 기업이 중남미지역 자원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사례는 이전까지 찾아보기 어려웠다. SK에너지가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국제적 사업 수행력을 전 세계적으로 알리게 된 것으로 평가된다. 양구정 수은 자원개발부 에너지금융팀 책임심사역은 "이번 페루 개발사업을 통해 한국의 가스 자주개발율을 높이는 효과도 컸다"며 "동시에 한국 기업들의 남미 자원개발사업 진출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페루 LNG 프로젝트 구조◇ 수출금융으로 안정적 자원공급도 가능해져 ▲ 끌어올린 천연가스를 액화상태로 만들어 인수기지로 운송한다. 이 모든 과정에 프로젝트파이낸스 방식의 금융이 도입된다.`멕시코는 만자니요시(市) 가스 인수기지 건설을 통해 멕시코 서부지역의 에너지 인프라스트럭처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으로 노후된 기지의 에너지 생산력과 효율성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된다.`(다우존스뉴스) 태평양에 인접한 아름답고 한적한 항구도시에서 진행된 이번 사업은 런던에서 발행되는 권위있는 프로젝트파이낸스 전문잡지인 `프로젝트파이낸스인터내셔널`로부터 `2009 올해의 거래(Deal of the Year 2009)`로 선정되는 등 외신들의 주목을 받고있다. 한국기업들도 참여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6억3000만달러 규모의 LNG터미널 구축을 담당하고 있고, 삼성물산과 한국가스공사는 투자자 및 운영자로 참여했다. 이 프로젝트는 앞서 페루에서 실시되고 있는 LNG 개발 사업과 연관된 사업이다. 페루에서 체굴된 천연가스를 파이프라인을 통해 액화상태로 이송하고, 이 액화가스를 해상운송해 CFE로 보내는 대규모 사업이다. 수은은 총 차입금의 70%인 4억900만달러를 PF 방식으로 지원해 국제적 금융패키지 구성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페루 가스개발부터 멕시코 인수기지 건설까지 수은은 운송을 제외한 대부분의 자금조달과정에 참여한 셈이다. 김경린 수은 플랜트금융부 플랜트금융1팀 차장은 "멕시코 프로젝트는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 수은이 주도적으로 금융협상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또 "수은이 페루에 이어 멕시코 프로젝트까지 수출금융을 제공함으로써 중남미 시장 공략의 이정표를 세웠다"고 강조했다. 이번 수출금융은 `일석이조`의 효과를 이끌어낼 것이라는 평가다. 우선 국내 기업들이 사업 경험과 노하우를 쌓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물산은 멕시코 인수기지 건설 프로젝트에서 단순한 지분투자를 벗어나 경영에도 참여한다. 이로써 글로벌 PF 사업역량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경영에 함께 참여하는 일본 미쓰이물산의 노하우도 가까이서 보고 배우는 기회를 얻었다. 한국가스공사는 그간 해외사업에 진출한 경험이 많지 않다. 하지만 이번 사업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면서 다양한 글로벌 LNG 인수 프로젝트 참여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공사의 글로벌 가스전 프로젝트 참여는 안정적 가스 공급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지난 2005년 가스공사의 예멘 LNG 탐사 프로젝트는 생산량의 3분의 1을 한국으로 들여오도록 계약을 체결한 대표적인 사례다. 김 차장은 "최근에는 국내 기업들이 해외 사업과 관련해 수은에 금융지원 요청을 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며 "전략적으로 중요한 자원 개발 프로젝트를 주도해 나갈 방침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 차원의 대규모 프로젝트인 아랍에미레이트(UAE) 원전 사업에도 수출입은행이 총 건설비용 186억달러 중 절반 가량을 지원할 계획이다.
- ''빈대떡 신사''에 반하고 ''마약김밥''에 취하다
- [조선일보 제공] ◆모로코 제마 엘프나 광장과 종로 광장시장은 닮은꼴 ▲ 모로코 제마 엘프나 광장 시장모로코의 항구 도시 탕헤르에서 기차로 11시간을 꼬박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사막 위의 오아시스' 마라케시. 밤 9시 5분에 출발하는 야간 기차를 타고 아침 8시쯤 기진맥진한 상태로 마라케시 기차역에 도착하면 먹이를 찾아 나온 승냥이 같은 택시 기사들이 거의 납치 수준으로 관광객을 쓸어간다. 예약한 호텔이 마땅히 없다면 그들이 데려다 주는 목적지는 한결같다. 마라케시 메디나(구시가지)의 상징과도 같은 '제마 엘프나(Djemaa el Fna)' 광장. 아침나절의 제마 엘프나 광장은 아무것도, 정말 아무것도 볼 게 없는 황량한 공터에 지나지 않는다. 광장을 뒹굴고 있는 쓰레기더미만이 간밤의 뜨거웠던 열기를 간신히 읊조려 줄 뿐이다. 하지만 오후가 되고, 밤이 찾아오면 광장의 색깔은 완전히 달라진다. 대낮의 열기를 피해 방 안에 꼭꼭 숨어 있던 사람들은 밤이 되면 광장으로 쏟아져 나와 장을 세우고 새로운 도시를 건설한다. 잠실 주경기장보다 큰 광장에 크고 작은 천막 음식점들이 빼곡히 들어찬다. 맛있는 모로코식 꼬치구이를 먹어보라고 소리 높여 외치는 장사꾼들, 술잔을 기울이며 왁자지껄하며 떠드는 손님들, 흥미롭게 시장의 열기를 지켜보는 관광객들 사이로 뽀얀 음식 연기가 야릇하게 떠다닌다. 10세기 무렵, 번성했던 이슬람 거리로 순간이동을 한 느낌이다. ▲ 광장시장 먹자골목.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명물 맛집들이 수두룩해 어디서부터 리스트를 나열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을 정도다. 조선영상미디어 ◆먹자골목은 서민들의 표정 백화점 제마 엘프나 광장의 먹자골목이 흥미로운 이유는 이 도시 사람들의 풀어헤쳐진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막 도시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승냥이처럼 무서워 보였던 사람들이, 시장의 딱딱한 탁자에서 마주 보고 있으면 어느새 친구처럼 정겹게 느껴진다. 시장의 매력은 그런 것이다. 동네 사람이 대충 묶은 머리카락을 휘저으며 그날 식탁에 올릴 하루치의 음식을 걷어가는 곳, 성장(盛裝)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 오락가락 어깨를 마주치며 필요한 물건들을 고르는 곳. 시장에 나온 사람들의 얼굴에는 자기 집 안방에서 짓던 무심한 듯 평화로운 표정이 그대로 살아 있다. 제마 엘프나 광장과 비슷한, 서울 서민들의 일상이 녹아든 '표정 백화점'을 꼽으라면 단연 서울 종로5가 광장시장의 먹자골목이다. 시장의 본분은 자고로 물건을 사고파는 것이지만, 시장이 형성된 지 40여년이 흐른 지금, 한복과 혼수용품, 구제의류를 주로 파는 광장시장은 맛있는 음식이 넘쳐나는 사대문 안 최고의 먹자골목으로 성장했다. 광장시장 입구에서 손님을 먼저 반기는 것은 '순이네 빈대떡'과 '박가네 빈대떡'. 갈아놓은 녹두에 야채와 고기를 숭숭 썰어 넣고 기름에 지져낸 큼지막한 빈대떡이 술 좋아하는 '빈대떡 신사'의 앞길을 수시로 가로막는다. 4000원짜리 녹두전과 3000원짜리 막걸리 한 통이면 어느새 술상 한상이 번드르르하게 차려진다. 광장시장 메인 먹자 거리에서 약간 떨어져 있는 '꼬마김밥'은 별달리 들어가는 것도 없으면서 이상하게 먹을수록 '당기는' 마약 같은 맛을 자랑한다. 그래서 원래 상호인 '꼬마김밥'보다 '마약김밥'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하다. 얇게 썬 단무지와 당근이 제멋대로 박혀 있는 손가락 크기의 김밥은, 겉보기엔 한없이 볼품없지만 소스에 찍어 한 입 베어 물면 김밥에 바른 고소한 참기름과 깨, 겨자 소스의 맛이 어우러져 환상의 하모니를 이룬다. 시장통은 자고로 그 도시 최고의 서민음식이 한데 모이는 곳. 광장시장에서 찾을 수 없는 서민음식은 단언컨대 한 가지도 없다. 추운 겨울에는 '수원 아줌마'가 떠주는 따뜻한 팥죽과 호박죽, 내장이 잔뜩 들어간 '은성횟집'의 대구 매운탕, 김 가루가 수북하게 뿌려진 '강원도 칼국수', '할머니집 순대'의 푸짐한 순대국밥으로 속을 푸는 게 좋다. 뜨거운 국물보다 쫄깃쫄깃 씹는 맛을 즐기고 싶다면 광장시장의 별미인 통통한 순대나 양념으로 맛을 낸 돼지껍데기, 등심보다 맛있는 돼지고기와 곰장어를 즐기는 것도 제격이다. 특히 광장시장의 순대는 일반 순대와 달리 양념이 깊이 배어 있고 살이 통통해 이곳 순대에 맛을 들이면 딴 데서는 죽어도 순대를 못 먹는 불상사가 생긴다. '오라이 등심'이나 '남매등심'의 돼지고기 역시 매콤한 양념을 발라 구워낸 맛이 일반 돼지갈비나 제육볶음과 사뭇 달라 한번 맛을 들이면 섣불리 다른 돼지에 입을 대지 못한다. 오후 느지막이 시장에 나와 맛집 순례를 다니다 보면 어느새 저녁 무렵. 광장시장이 살아나는 시간은 모로코의 제마 엘프나 광장과 비슷한 바로 그 시간이다. 이집저집 옮겨 다니며 손님들이 회와 순대 한 접시로 배를 채우는 동안, 색소폰을 품에 안은 아저씨가 과일 상자로 만든 작은 무대에 올라 음악 한 곡조를 멋지게 뽑아 올린다. 사람들의 얼굴에선 맛있는 행복이 절로 피어오른다. 북아프리카 낯선 시장에서 느꼈던 이국적인 정취보다 훨씬 정겹고 오묘한 표정 백화점, 뜨거운 삶의 용광로다. 1 꼬마김밥 (02)2264-7668 2 은성횟집 (02)2267-6813 3 순이네 빈대떡 (02)2268-3344 박가네 빈대떡 (02)2268-0610 4 수원 아줌마 (02)2271-2627 5 할머니집 순대 (02)2274-1332 6 강원도 칼국수 (02)2269-1387 7 남매 등심 (02)2272-3034 8 오라이 등심 (02)2279-8449 <황희연 영화·여행 칼럼니스트>▶ 관련기사 ◀☞봄꽃 언제 필까..왕글과 궁궐 찾아보자☞월출산 기암에 반하고 2천년 마을역사에 놀라는 영암☞서울 북악 하늘길 ‘김신조 루트’
- 오! 오동도의 ''봄'' …여수 봄 기행
- ▲ 남해의 바다가 쪽빛 뱃살을 흔들며 춤추고 노래하는 곳, 동백이 푸른 잎을 흔들어 동박새를 부르고, 서대가 군평선이와 손뼉 치고 노래하는 곳, 여수 오동도의 봄이다. 사진은 오동도 산책로 돌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펼쳐지는 여수 앞바다 풍경. [조선일보 제공] 동백의 전설과 연인의 설렘이 가득한 곳 가히 한반도 최강의 '해산물 공습' 인면(人面) 석상으로 유명한 남태평양 이스터섬에는 오래된 상형문자 목판이 전해집니다. 목판의 이름은 '코하우 롱고롱고'. 서양의 한 언어학자가 그 책의 한 문장을 이렇게 번역했다죠. "모든 새들이 물고기와 짝을 지었네. 그리고 해가 태어났네." 여수 오동도의 일출을 보며 그 문장을 떠올렸습니다. 쪽빛 남해바다의 고운 물(麗水), 저 아래에서 펄펄 뛰놀고 있을 서대·군평선이 등속, 그리고 오동도 동백 군락(群落)을 저공비행 중인 동박새가 몸을 섞어 빚어낸 것이 저 빼어난 해돋이 풍경은 아니었을지요. 그 풍경의 매혹이 여수를 찾은 까닭이기도 합니다. ▲ 자산공원에서 바라본 일출 무렵 오동도.처음 찾은 여수는 내륙(內陸)과 연안(沿岸)이 각자의 몸살을 앓고 있었습니다. 도시 안쪽은 2년 뒤로 다가온 여수세계박람회 준비 때문에 건설과 확장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지만, 오동도와 자산(紫山), 돌산(突山) 등 바다와 면한 공원들은 봄맞이 열병을 앓고 있었죠. 유난히 추웠던 이번 겨울,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한두 번 더 남아 있을지도 모르지만, 여수는 지금 봄입니다. 3월 만개를 코앞에 둔 자색(紫色) 동백에서, 연인들의 사랑의 미로(迷路)인 신이대 숲에서, 그리고 겨우내 비축했던 에너지를 쏟아붓는 새벽 수산시장의 왁자한 활력까지. 당신이 여수를 처음 찾았다면, 오동도를 먼저 만날 겁니다. 29만명이 살고 있는 국제해운도시라거나, 10조원의 생산유발효과를 가져온다는 엑스포 얘길랑은 잠시 잊어주세요. 우리가 오늘 여수를 찾은 이유는 아니니까요. 317개에 이른다는 여수의 섬 중 첫 번째, 그러면서도 768m의 방파제로 연결되어 구태여 배를 타지 않아도 밟을 수 있는 섬 아닌 섬입니다. 오동도를 찾은 또 하나의 까닭은 이 섬이 사랑의 섬이기 때문입니다. 아시죠? 오동잎 닮아서 이 섬의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는 것. 하지만 지금 오동도에 오동나무는 찾기 힘듭니다. 옛날에는 물론 무성했대요. 하지만 오동나무 열매만 먹는다는 봉황이 오동도에 찾아들었고, 봉황 갔던 곳에는 새 임금 나신다는 전설 때문에 이곳의 오동나무는 뿌리째 뽑히고 말았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또 하나의 전설. 아리따운 한 여인이 그 섬에서 과묵한 어부와 살았다죠. 그런데 고기 잡으러 지아비가 바다로 떠난 사이 도적 떼가 찾아들었고, 쫓기던 그 여인, 정절을 지키려 큰 바다에 제 한 몸 던졌답니다. 돌아온 어부는 소리 높여 울면서 오동도 기슭에 무덤을 지었더래요. 그해 겨울 하얀 눈 쌓인 무덤가에 여인의 붉은 순정이 동백꽃으로 피어났고, 여인의 푸른 정절은 신이대(海藏竹)로 돋았다는 가슴 시린 전설. 정상에 있는 오동도 등대까지 산책로를 오르다 가슴에 동백꽃 한 송이를 고이 품고 조심조심 발을 떼던 청년을 만났습니다. 그보다 조금 어려 보이는 처자(處子)가 팔짱을 낄까 말까 망설이는 표정으로 뒤를 따르더군요. 1시간 동안의 오동도 트레킹에서 모두 아홉 커플을 만났습니다. 50~100년생 동백나무 700여 그루가 똬리를 틀고 있는 오동도 정상의 군락에서, 남해의 쪽빛 바다와 기암절벽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용굴 앞에서, 대나무 푸른 잎사귀가 크게 우거져 하늘이 잘 보이지 않는 미로 같은 신이대 터널 아래에서, 그 커플들은 헤아릴 수 없이 오묘한 표정을 지니고 있더군요. 크게 보면 지금 사랑하고 있는 커플, 그리고 너무 오랫동안 사랑한 커플로 압축할 수 있을 듯합니다. 후자의 표정을 연민이라는 단어로 바꿔쓸 수도 있겠군요. 다음은 여수 도심과 남해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자산(紫山)공원을 추천하겠습니다. 자동차로 찾을 수도 있겠지만, 저라면 오동도에서 자산공원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을 따라 걸어가겠어요. 차로 달려야 하는 시내는 너무 번잡한데다, 빙빙 돌아가기 때문에 걸리는 시간도 거의 비슷하거든요. 방파제에서 20여분을 걸으면 해돋이 전망으로 이름난 일출정(亭)이 나오고, 또 10분을 오르면 자산 공원 정상입니다. 해가 돋으면, 자산의 산봉우리는 황홀한 자주색으로 스스로를 뒤챕니다. 훅 한 번 숨을 들이켜고 아래를 내려다보세요. 김명인의 절창(絶唱)처럼, 활처럼 굽은 연안과, 그 연안에 엎어놓은 집들과 부두의 가건물, 그리고 그 사이 바다가 밀물어와 눈부신 풍경이 출렁거리고 있었습니다. ▲ 중앙동 새벽시장의 경매.밤의 여수는 휘황한 빛의 도시입니다. 돌산공원에서 내려다본 국보 제304호 진남관(鎭南館)의 야경이 찬란합니다. 둘레 2.4m의 기둥 68개로 세운 국내 최대의 단층 목조건물. 남쪽의 왜구를 진압하여 나라를 평안하게 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502㎢의 여수는 나비를 닮았습니다. 오른쪽 윗날개와 아랫날개가 만나는 부분이 바로 여수의 구도심, 오동도와 시장, 여객터미널이 모여 있는 곳이죠. 자산공원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저 멀리 일본으로 향하는 뱃길이 보입니다. 김훈의 '칼의 노래'에서 이순신은 "나에게는 적의(敵意)만이 있고 함대가 없다"고 탄식했지만, 지금 그 여수 앞바다에는 입·출항을 기다리는 컨테이너선들이 학익진과 일자진을 번갈아 구사하고 있었습니다. 여수시청 통계로는 하루에 평균 97대가 들고 난다는군요. 그 컨테이너선 사이 사이로 남해의 쪽빛 바다가 푸른 뱃살을 흔들며 춤추고 있었습니다. 그래요, 여수의 봄입니다. ◆여수의 먹거리 만화가 허영만의 고향이 여수가 아니었다면, 만화 '식객'이 지금만큼의 감칠맛과 쫄깃쫄깃함을 간직할 수 있었을까? 여수의 맛은 깊고 풍성하다. 새벽부터 자정까지 쫓아다닌 여수의 맛기행. 다시 한 번, 여수는 맛이다. AM 4:50 알전구의 노란 불빛과 중앙동 새벽 어물전 ▲ 경식상회의 숯불구이 가자미.곁불을 쬐며 기다리던 노란 고무장화의 사내가 잰걸음으로 달려나간다. 한 손에는 면장갑, 다른 한 손에는 빨간 고무장갑의 아낙네도 질세라 끼어든다. 열댓 개 남짓의 생선궤짝이 놓여있는 대신상회 앞으로 순식간에 상인들이 몰려들었다. 투박하다 못해 험악하게 생긴 아귀, 납작하기로 금메달을 다툴 것 같은 가자미와 서대 등속이 차례차례 궤짝째로 새 주인을 만난다. 옆 사람 못 보도록 외투 안쪽으로 숨긴 채 보낸 수신호와 암호 같은 숫자들에 경매사가 고개를 끄덕인 다음의 일이다. 자정넘어 12시 30분 무렵부터 아침 7시까지 단속(斷續)적으로 열리는 중앙동 새벽시장의 경매. 그물 쳐놓고 기다리는 정치망(定置網) 배들이 항구로 돌아와 자신들의 수확을 풀어놓을 때마다 열리는 이 어시장 경매에서 여수의 맛은 비롯된다. 차고 푸른 새벽 어스름으로 알전구의 노란 불빛이 스민다. AM 9:10 장어 갈아넣은 우거지해장국 구 도심인 중앙동이 여수 맛기행의 핵심. 새벽시장의 부산함을 뒤로 하고 해장국집으로 향했다. 중앙로터리 뒷골목 제일은행 정문 앞 서울해장국(061-662-2195). 여수에서 웬 서울해장국이냐고 묻지 마시라. "여수보다 더 깊은 여수의 맛"이라는 게 어시장 난전에 좌판 벌인 김순덕 할머니의 추천이다. 친정어머니의 대를 이어 장사를 하고 있는 고명선(60)씨는 "처음에는 서울에서 내려온 손님들이 간판 보고 찾았는데, 지금은 여수 토박이들이 더 많이 찾는다"고 했다. 이 집의 백미는 장어를 갈아넣은 우거지 해장국. 추어탕 같은 텁텁함과 우거지 해장국 특유의 구수함이 허기진 위장에서 사이좋게 포개진다. 또 하나의 메뉴인 선지해장국은 우거지 대신 콩나물을 넣어 깔끔하다. 서울해장국의 또 하나의 별미는 밑반찬으로 나오는 구운 김. 아무런 양념도 하지 않고 손님이 식사 주문하면 그때부터 구워 수북하게 내놓는다. 식사는 각 5000원. 새벽 5시부터 오후 8시까지. 아쉬운 것은 주차다. 거의 전쟁 수준. 골목마다 길의 절반을 차들이 막고 있는데, 30분에 500원인 인근 유료주차장은 절반 이상 비어 있었다. AM 11:20 꾸덕꾸덕 말린 가자미의 유혹 주차 힘든 중앙동 인근에서는 도보 여행이 편하다. 해장국집에서 10분여를 걸어 여수여객터미널 앞 여수수산시장을 찾았다. 시장이 있는 2층 건물 옥상과 인근 골목, 햇볕이 있는 곳이면 '광합성'중인 여수의 생선을 만날 수 있다. 꾸덕꾸덕, 꼬들꼬들 말라가고 있는 가자미, 고등어, 서대, 붕장어 등이 정오의 햇살을 즐기고 있다. 경식상회(061-662-7943)에서는 주인 정임숙씨가 서울서 온 손님과 흥정에 여념이 없다. 시집간 딸내미 집에 서대를 보내려는 친정아버지의 수산시장 행차였다. 초로의 신사가 서대 스무 마리 남짓을 봉투 안에 넣었다. 어른 손바닥 만한 서대가 수입산은 12마리 2만원, 국산은 10마리 3만원이다. 비슷한 크기의 가자미도 10마리 3만원. 모두 국산이란다. 여주인이 "한번 먹어보실랑가?" 묻더니 숯불 화덕을 꺼내 가자미 한 마리를 얹는다. 순식간에 뼈를 발라내더니 한 점을 집어준다. 기막힌 맛이다. "구워도 맛있지만, 이거 쪄서 양념해 먹으면 진짜 죽여준당께요. 요즘 젊은 사람들이 이 맛을 몰러." 새벽 6시부터 오후 6시 무렵까지 문을 연다. 서울까지 택배도 가능하다. 택배비는 6㎏까지 4000원. ▲ 한일관의 해산물 정식.PM 1:30 한반도 최강수준의 가격대비 만족도 시간도 많지 않고 지갑도 두툼하지 않지만, 여수의 해산물을 모두 즐기고 싶다? 이럴 땐 여서동의 '한일관'(061-654-0091)이 정답이다. 남도의 항구마다 해산물 한정식집이 여러 곳 있게 마련이지만, 지금까지 이 집 만한 곳을 찾지 못했다. 한일관의 메뉴는 단 한 가지, 해산물 정식. 40여 종 해산물과 요리의 융단폭격을 퍼붓는다. 점심이건 저녁이건, 주말이건 주중이건 다르지 않다. 2인상 5만원, 3인 이상일 때는 1인 2만원. 그날그날 들어온 수산물의 종류에 따라 내놓는 요리가 조금씩 달라진다는 사실을 숙지할 것. 이날의 상차림은 큰 줄기만 요약하면 이랬다. 해산물 모둠1(문어,병어,새조개,소라), 농어회, 해산물 모둠2(개불, 전복, 굴, 전복내장), 전복구이, 대하구이, 떡갈비, 낙지호롱(낙지꾸리), 가리비, 복어껍질 무침, 매생이, 바닷가재구이, 곤약 무침, 조개탕… 숨이 가쁠 지경이다. 울릉도 명이(산마늘)가 느끼함을 없애준다. PM 7:05 막걸리 식초로 빚은 서대 회무침 60년된 허름한 삼학집(061-662-0261)에서 또 정신없이 밥을 퍼 넣었다. 새콤달콤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서대회무침 덕이다. 홍어 없으면 잔치 못한다는 목포 사람들처럼, 여수 사람들이 "없이는 못산다"는 게 서대다. 납작한 것이 살도 별로 없을 것 같지만, 막걸리로 발효시킨 식초와 초고추장에 버무려낸 새빨간 서대 회무침은 풍성하니 여유롭다. 1인분 1만2000원. 2명이라 2인분을 시키려 하니 주인 김선옥씨가 1인분만으로 충분하다며 손을 휘젓는다. 서대 회무침에 익숙하지 않은 서울 손님에게 먹는 법을 넌지시 알려준다. 빈 대접에 참기름과 김가루, 배추나물, 콩나물 등을 함께 넣어 밥과 함께 비벼 먹어 보라는 것. 고고한 학 세 마리를 기대하며 상호의 의미를 물었더니 "일제시대에 옆집에 삼화 기계가 있었다"는 것. '삼화 기계 옆집'이 줄어 애매하게 삼학집이 됐다는 설명에 허탈해졌지만, 맛만큼은 학 세 마리가 서로 싸울 법하다. 공깃밥은 별도로 1000원씩 받는다. ▲ 삼학집의 서대회무침. PM 10:30 연등천 포장마차 샛서방구이 연등천 변 포장마차에서 마침내 그놈을 만났다. 바람난 여인네가 서방에겐 안주고 샛서방(間夫)에게만 몰래 준다는 군평선이. 그래서 별칭도 샛서방고기. 1만원 한 접시에 초등생 손바닥만한 녀석 세 마리를 구워준다. 왕볼락 같은 외모는 더할 나위 없이 공격적이지만, 아가미쪽살을 젓가락으로 발라먹으니 쫄깃하면서도 감칠맛이 났다. 하모(참장어) 장사만 5년을 했다는 손님 박양식(56)씨는 "이렇게 신선한 놈들 본 적 있느냐"며 소주 깃든 목청을 높인다. 이쪽 목청도 가다듬으며 소주 한 잔을 넘긴다. 낮에 맨정신으로 보면 정신사나운 풍경이지만, 어두운 밤 소주 한 잔 들이켜면 베니스 운하 부럽지 않은 천변(川邊). 맑은 소주 안으로 포장마차 알전구의 노란불빛이 다시 스며든다. ▶ 관련기사 ◀☞완도군, 풍경에 취한다…`청산도 슬로길` 개방☞한옥에서 하룻밤..산 높고 골 깊은 산청의 후덕함
- 김중겸사장 "UAE원전 35억불..올해 120억불 수주"
- [이데일리 문영재 기자] 김중겸 현대건설 사장이 글로벌 경영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김 사장은 지난달 24~30일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4개국을 돌아보는 숨가쁜 일정을 소화했다.김 사장은 2일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공격적인 해외사업을 벌일 것"이라며 "해외 수주 120억달러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현대건설(000720)의 올해 해외수주 목표치 120억달러는 지난해(43억달러)보다 무려 3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김 사장은 "이번 35억달러 규모의 UAE 원전수주는 향후 중국이나 터키 등지로의 수주 확대에 발판이 될 것"이라며 "UAE 원전 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 전사적 지원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또 "외화가득률만 봐도 플랜트가 30%라면 원전은 70%에 달해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라며 "설 이후 입찰 일정이 잡힐 것으로 보이는 국내 신울진 원전 입찰에도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현대건설은 올해 쿠웨이트에서 400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 300억~400억달러, UAE 200억달러 등 모두 3000억 달러의 공사가 발주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김 사장은 특히 해외사업 다변화와 사업구조 고도화에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중동시장에만 국한하지 않고 아프리카와 아시아, 중남미 등 전세계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내비쳤다.이를 위해 현대건설은 독립국가연합(CIS)과 알제리,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 신규 지사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관련기사 ◀☞현대건설, `UAE 원전` 본격 시동☞현대건설, 실시간 모니터링 속도계 `에너지 클락` 개발
- (미리보는 경제신문)애플 태플릿PC `아이패드` 공개
- [이데일리 양이랑 기자] 다음은 주요 경제 신문의 29일자 주요 기사 제목들이다.◇ 매일경제▲ 1면-손대면 아이패드가 마술을 한다-李대통령 "금융기관 대마불사 대책 힘쓸 것"-오바마 한-미 FTA 비준 공식 촉구-北 이틀째 해안포 사격▲ 종합 -LG전자 노조 `사회적 책임` 첫 선언-설 연휴 임시항공편 내달 2일부터 예약▲ 애플 아이패드 공개-스티브잡스, 노키아 삼성 앞선 모바일 1위 선언 -LED방식 채택 화면밝아..유선인터넷 안돼 아쉬움▲ 경제종합-1월 무역수지 적자로 돌아설듯-복권은 나의 희망..30대 남자 구입 최다▲ 정치 외교안보-南함정 피격 땐 F-15·구축함서 北진지 공격-美 "北 도발행위 도움안돼"▲ 국제-오바마 "5년내 수출 2배 늘려 200만개 일자리 창출"-美FRB, 제로 기준금리 유지-中, 2년만기 국채 260억위안 발행▲ 금융 재테크-속도내는 우리금융 민영화..블록세일 후 자사주 매입?-삐그덕 거리는 하이닉스..주인 못찾으면 지분부터-금감원, 공호생명 경고..보험사 첫 해외투자 손실 징계▲ 기업과 증권-애플 아이패드 이르면 3월 한국 출시-현대제철 공격적 판매목표-삼성, 美 에큐티와 LED조명 공동 개발▲ 기업 경영-현대차, 노후차 세지원 덕 톡톡히 봤다-도요타 판매중단..현대차 수혜?-삼성重 `녹색 조선소` 선언▲ 유통-김값이 금값 됐네-삼성, 5개 라면값 3~6% 인하-잘나가는 설화수 헤라▲ 기업과 증권-Sk텔레콤 지난해 매출 첫 12조 돌파-외국인 5일만에 돌아왔는데..-락앤락 출발 산뜻 상장 첫날 상한가▲ 부동산-역삼동 13억짜리 집 보유세 5.3% 늘어-개별 단독주택 공시가격은 4월말 공시 ◇ 서울경제▲ 1면-오바마, 한미FTA 비준 우회 촉구-李대통령, "서울 G20서 `고용없는 성장` 활로 찾자"-애플 태플릿PC `아이패드` 공개..업계 술렁-현대차, "올 346만대 판매 글로벌 점유율 5.4% 달성"-금호산업 차등 출자전환 검토-수도권 단독주택 공시가 지난해보다 3~4% 올라▲ 종합-유동성 쓰나미 "1%라도 더.." 고수익 안전자산 찾아 대이동▲ 기획-"무선 이용자수 5년내 유선 추월" 시장선점 경쟁 불붙어▲ 애플 아이패드 공개-내놓는 제품마다 빅히트..집념의 IT혁명가-`손안의 만능PC`-iPad는 올드미디어 구원투수?▲ 종합-돈세탁 의심거래 신고기준 2000만원→1000만원으로-민생품목 가격담합 전방위 감시..공정위, 약값등 현장조사▲정치-與 `대정부 질문자 선정`도 내분-정부, `PKO병력 30일내 파병` 추진-"남북정상회담 올해 꼭 성사돼야"..박지원 정책위의장▲금융-카드사, 주력사업 신용판매부문 적자위기-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 "하이닉스 장내 매각·블록세일할 수도"-국민銀, 사무라이채권 300억엔 발행-전북은행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영업익 48% 늘어 802억원-금융사 제재내용 낱낱이 공개한다▲국제-오바마 취임후 첫 국정연설, "개혁 작업에 의회 협조" 강력 주문-FRB 금리동결 결정에 첫 반기..만장일치 실패 긴축정책 선회 가능성 솔솔-IMF "日 고령화로 국가채무 감축 어려워질 것"-캐논, 작년 순익 57% 급락-EC, 설탕 50만톤 추가수출 허용-JAL 사장에 오니시 임명▲산업-포스코, 인도에 `한국` 심는다-현대차 `거침없는 질주본능`..중국 인도 판매늘어 작년 당기순익 2조9615억 `사상 최대`-현대제철 "올 철강제품 1213만톤 팔겠다"-삼성重 녹색경영 `뱃고동`..5년간 5000억원 투자-LG전자 노조 "사회적 책임다할 것"▲ 산업(정보기술)-SKT 매출 사상 첫 12兆 돌파-NHN 4분기 실적 `사상 최대`-SK커뮤니케이션즈 9분기만에 흑자 전환-LG노텔 美 시장 진출 본격화▲ 산업(중기 벤처)-제조업 창업열기 다시 살아난다-에피밸리 "中이어 해외합작사 추가 설립"-일진그룹, 100루멘급 LED 조명 첫 개발-신종플루 예방 칠하는 건축마감재 나왔다▲ 산업(생활)-`캐주얼계의 명품` 폴로 백화점 1명당 1층 접수?-식물성 소재 기저귀 천연염색 유아복 수요 급증-폭설 한파에 멸치 김 값 `희비`▲ 증권-코스피 5일만에 반등.."하락폭 과대" 車 건설 금융 상승 주도-락앤락 단숨에 "시총 1조"-4분기 흑자전환 업체들 대거 강세-KB금융 5% 큰폭 반등..저평가 매력에 외국계 증권사 호평까지-`어닝 서프라이즈` 삼성엔지 급등-국내상장 해외기업 실적 "눈에 띄네"-"CMA 월급통장 유치전 실속 없었다" 지급결제 허용에도 999만개중 14만개 불과-한컴, 검찰 수사에 하한가-"정유株보다 석유화학株가 매력적"-"LG생명과학, 수출확대로 상승여력 커"▲ 부동산-지방선거 앞두고 지자체 대형사업 잰걸음..인천 영종, 경기 뉴타운 눈여겨봐라-양도세 감면 혜택 종료..2월 공급물량 감소 현실화-마곡지구 2012년 7월부터 후분양 공급-청약요건 완화에도 지방 분양시장 꽁꽁◇ 한국경제▲ 1면-"애플은 이제 모바일社..삼성 노키아 잡겠다"-李대통령 "G20서 대형 금융사 대마불사 논의"-`노조의 사회적 책임`..LG전자 노조 첫 선언-오바마 "수출 5년내 두배로"..통상압력 예고-KAIST 설립 노하우 수출한다▲ 종합-"도요타, 신차개발 땐 컴퓨터 시뮬레이션만.."-경찰 "전교조 전공노, 민노당 당내 투표 확인"-GM "도요타 버리고 오시면 1000달러 드려요"-복권 당첨금 연금으로 나눠 받아도 된다-회계사 응시 6년만에 최대..1만1956명▲ 종합 해설-오바마, 의보개혁보다 `일자리 만들기`에 포커스-`상당기간 제로금리` 유지..FRB, 만장일치 동결 마침표▲ 종합-FI에 발목 잡혀 금호아시아나 구조조정 `허송세월`-수도권 단독주택 공시가격 상승 반전..인천 3.7% 올라 최고▲ 경제-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 "올해 6조 中企·신성장동력사업에 지원"-교육방송·현금영수증 등 `개발 백서` 개도국 전파-제조업 체감경기 7년여만에 최고▲ 금융-금호생명 해외투자 2800억원 손실 `중징계`-금융사 제재때 징계내용 공개-은행 주택대출 `급브레이크`-`미소금융` 사칭 대출영업 주의보▲ 정치 -北, NLL 넘지않는 포사격..대화 겨냥 단순시위?-"김정일, 정기적으로 인공투석..당뇨 합병증 가능성"▲ 국제-中 부동산 개발업체 `호시절 갔다"..긴축 직격탄-궁지몰린 가이트너 "AIG에 압력 넣은 적 없다"-신일철, H형강 값 10% 인상-"세계경제 하반기가 더 걱정..더블딥 올수도"▲ 산업-스티브 잡스 "아이패드는 미니멀리즘 구현한 일생의 역작"-안되는 게 없는 만능 IT기기..전자책 서비스로 콘텐츠 강화-한국어 지원 미정..PC기능은 불완전▲ 산업 종합-"쏘나타, 가격 비슷해도 캠리에 이길 자신있다"-현대차, 올 글로벌 점유율 5.4%-현대제철, 올해 철강재 1213만톤 판다-현대모비스, 작년 매출 10조 돌파-삼성重, 친환경 선박만 만든다-롯데계열 케이피케미칼, 유럽생산설비 인수▲ 생활경제-설 선물세트의 함정..단품가보다 25% 더 비싸-한파 폭설..수산물값 일제히 폭등-삼양식품, 라면값 3~7% 인하▲ 부동산-"3월되면 청약가점 60점..광교신도시 노려보세요"-안양시 청사터 100층 복합건물로 개발한다-세운상가 재정비 사업 또 표류하나▲ 증권-美 은행규제 속도조절에 안도..외국인 매수 재개-대우증권 펀드 `리콜` 도입-삼성전기 SK텔레콤 NHN 지난해 매출 `사상 최대`-LG전자 TV부문 올해도 실적 `쾌청`..수혜주 찾아라
- 국수열풍_단돈 ''3000원'' 만만한 게 든든하네
- [조선일보 제공] 요즘 국수를 간판 메뉴로 내세운 식당이 유독 눈에 띈다. 멸치 육수에 삶은 소면을 말아 내는 '잔치국수'와 매콤한 '비빔국수'가 두 주인공이다. 잔치국수는 간편하고 간단한 음식이란 인식이 강했다. 화려한 이름과는 달리, 잔치국수의 존재감은 희미했다. 잔칫상의 주역이라기보단, 각종 요리로 기름진 입을 깨끗하게 씻는 가벼운 마무리 즉 수줍은 조연에 불과하던 잔치국수. 언제 이렇게 급부상한 걸까? 국수의 급부상은 경기불황과 함께 찾아왔다. 면·소스 전문기업 '면사랑' 서원예 마케팅팀장은 "잔치국수가 외식메뉴로 각광받게 된 건 2~3년 전부터"라고 했다. 비싸지 않으면서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음식, 한 그릇 3000원인 잔치국수보다 더 경쟁력 있는 메뉴는 드물다. 비빔국수가 음식 트렌드의 전면에 나선 건 경기도 연천에 있는 '망향비빔국수'란 식당의 역할이 컸다. 망향비빔국수를 주문하면 사발에 소면을 담고 새빨간 국물을 흥건하게 끼얹어 낸다. 젓가락으로 국수를 풀면 국수가 풀리면서 양념과 쉬 섞인다. 서원예 팀장은 "비빔국수는 비비기 귀찮고, 고추장의 텁텁한 맛을 싫어하는 사람이 꽤 많다는 두 가지 문제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를 망향비빔국수가 해결하면서 '메가히트'를 쳤다"고 설명했다. 요즘 인기를 끄는 비빔국수집들은 모두 '망향비빔국수 스타일'을 따르고 있다. ▲ 정갈한 잔치국수 한 그릇. / 조선영상미디어 · 푸드스타일링=강홍준 주니스푸드앤데코 서울·수도권 잔치국수 명가 잔치국수만큼 흔하고 만만한 음식이 또 있나 싶지만, 막상 제대로 된 멸치육수 내고, 쫄깃하고 부드럽게 씹히는 건면을 삶아내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싸고, 푸짐하고, 한 그릇 뚝딱 비우면 속 든든하고 뜨끈해지는 잔치국수. 우리 동네, 나들이길, 등산길에 한 그릇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집들을 꼽아봤다. 등산길에 찾을 만한 잔치국수 >> 행주산성 원조국수집_ 가장 맛있는 잔치국수집에 대한 의견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나, 한국에서 가장 많은 잔치국수를 파는 곳은 이 집일 듯하다. 행주산성 잔치국수촌의 원조집. 합석은 기본, 입구에서 주문하고 계산도 선불이다. 진한 멸치육수지만 비리지 않고 달큰하면서도 시원한 국물 맛을 자랑한다. 처음 온 사람이라면 '어이구' 소리가 나올 정도로 큰 그릇에 가득 담긴 소면에 뜨거운 육수를 넉넉하게 부어낸다. 잔치국수 3000원, 비빔국수 3000원. (032)974-7228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주내동 138-3 >> 운길산 처음처럼_ 운길산 중턱 수종사 입구에 자리 잡은 고즈넉한 잔치국수집이다. 자연에 폭 안긴 듯, 소박하고 아담한 나무집이 등산객의 발길을 잡는다. 은근한 멸치국물의 잔치국수 맛도 괜찮지만, 탁주 한 사발과 어울리는 묵은 김치 맛이 더 예술이다. 잔치국수 5000원.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송천리 1060 운길산 수종사 입구 >> 청계산 옛골국수집_ 남해산 멸치로 우려낸 육수는 양파의 은근한 단맛과 어우러져 진하면서도 뒷맛이 개운하다. 고명은 김과 소량의 통깨, 파뿐이고, 잘 삶은 면발은 쫄깃한 탄력이 살아있다. 양 역시 푸짐한데, 얼마든지 더 청해 먹을 수 있다. 재료를 전라도에서 공수한다고 하며 맛과 재료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한 곳이다. 잔치국수 3500원. (031)757-1516 경기도 성남시 상적동 248-12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동네 최고 집 >> 용문동 맛있는 잔치국수_ 2평 정도 되는 초미니 잔치국수집. 거제도 출신 화통한 여사장이 서빙, 조리, 설거지까지 혼자서 척척 해낸다. 육수가 진하고 강하면서도 끝맛이 시원하다. 대식가가 아니라면 한 그릇으로 배가 꽉 찬다. 그 좁은 곳에서, 계란지단에 삶은 부추까지 정성스럽게 올린 고명이 정겹다. 잔치국수만큼 인기있는 비빔국수는 한쪽에서 바로 무쳐주는데 참기름과 고추장 양념으로 무친 것을 내기 전 들기름으로 한 번 더 맛을 낸다. 시골스러운 맛이 느껴지는 김치와 깍두기도 수준급. 잔치국수 3000원(곱빼기도 3000원). 서울 용산구 용문동 효창공원역 6번 출구 앞 ▲ 용문동 '맛있는 잔치국수'. / 조선영상미디어 >> 고대앞 멸치국수_ 허영만의 '식객'에 나와 유명해진 멸치국수 맛집. 학교 앞 분식집 모양의 소박한 분위기지만 잡맛 없이 깨끗하면서도 국물 맛이 깊은 편이다. 그 국물 그대로 차갑게 식혀 냉국수도 말아낸다. 차가운 멸치국수 4000원, 뜨거운 멸치국수 3000원. (02)953-1095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137-544 >> 공릉동 소문난 멸치국수_ 공릉동 멸치국수 골목의 역사를 시작한 집이다. 담백하다기보다는 간간하고 감칠맛 있는 국물이 특징이다. 대파를 큼직하게 썰어 간장에 삭힌 것을 고명으로 얹어준다. 멸치국수 3000원, 비빔국수 3500원. (02)973-4337 서울 노원구 공릉동 571-16 >> 의정부 부흥국수_ 의정부 일대에서 이름난 전통의 국수집. 자체 국수공장을 50년 넘게 운영하고 있으며, 방송에도 여러 차례 소개됐다. 두툼한 중면(소면보다 굵은 국수)으로 잔치국수와 비빔국수를 낸다. 멸치국물에 한약재와 같은 향이 더해진 육수가 특색있다. 한쪽에는 손님이 직접 부침개를 해먹을 수 있도록 준비해둔 점도 재미있다. 잔치국수 4000원. (031)871-1945 경기도 의정부시 신곡동 677 >> 논현동 미정국수_ 강남 일대에서 드물게 보이는 잔치국수집이다. 논현동 영동시장 골목 지하에 있다. 일대 술꾼들의 입소문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뒤포리, 멸치, 다시마, 무 등으로 시원한 국물 맛을 내고, 간장으로 묵직하게 맛을 잡아준 육수가 개성 넘친다. 진하지만 멸치맛이 두드러지지 않아 평소 멸치국물을 즐기지 않는 사람도 무난히 먹을 수 있을 듯. 유부, 다시마, 파 등 고명도 정성스레 올렸다. 멸치국수 3000원. (02)3446-3864 자꾸 생각나는 맛, 시장통 잔치국수집 >> 중앙시장 할머니국수_ 맛있을 것 같은 분위기가 팍팍 느껴지는 시장 국수집이다. 인상 좋은 할머니 사장님이 40년 넘게 잔치국수를 말아낸 곳이다. 섬세하게 맛보기보다 고춧가루를 팍팍 쳐서 얼큰하게 후루룩 먹는 것이 더 어울린다. 잔치국수 3000원. 서울 신당동 중앙시장 입구 >> 남대문시장 일류분식_ 남대문을 찾는 사람들이 24시간 찾는 내공의 분식집. 멸치, 다시마, 무를 24시간 끓인 진한 육수의 잔치국수가 인기다. 푹 우려낸 진한 멸치육수에 청양고추를 고명으로 올려 칼칼하고 개운한 뒷맛이다. 쉬 불지 않는 두툼한 중면을 사용한다. 잔치국수 3000원, 비빔국수 4500원. 서울 중구 남창동 남대문시장 안(회현역 5번 출구) 그밖에 잔치국수집_지나치기엔 아쉬운 그 국숫집 '명가'로 부르기엔 다소 부족하나, 소개하지 않기엔 아까운 국숫집을 모았다. >> 체부동 잔칫집_ 잔치국수를 안주 삼아 한잔할 수 있는 시장통 국수 맛집. 잔치국수 3000원(대 3500원). 서울 종로구 사직동 적선시장 골목 (02)730-5420 >> 이태원 멸치국수_ 깔끔한 맛으로 야식으로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집. 멸치국수 3500원. 서울 용산구 이태원2동 666번지 (02)790-4154 >> 인왕시장 원조국수_ 무악재 홍은시장 잔치국수집들의 원조. 잔치국수 3000원.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298-9 인왕시장 내 (02)396-9353 >> 망원동 원조잔치국수전문_ 4명이 들어가면 꽉 차는 잔치국수집. 잔치국수 3000원. 서울 마포구 망원동 한강수영장 망원지구 앞 >> 서교동 명품 잔치국수집_ 김치를 올려 새콤달콤한 맛을 살린 '김치국수'로 유명. 잔치국수 3500원, 김치국수 4000원. 서울 마포구 서교동 479-8 (02)336-2004 >> 종로 잔치국수_ 향긋한 쑥갓향이 풍기는 잔치국수로 국수 마니아들을 사로잡은 집. 잔치국수 3000원. 서울 종로구 피카디리 극장 건물 바로 왼쪽 >> 분당 산고을국수잔치_ 생채소(당근, 부추)를 고명으로 올려 씹는 맛이 좋은 잔치국수. 잔치국수 4000원.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189-1 (031)712-9894 >> 황학동 소문난 국수집_ 열무김치를 올려 개운한 시장통 잔치국수. 물국수 3000원, 냉국수 3500원. 서울 중구 황학동 632 (02)2253-5086 >> 용산 옛집국수_ 담백한 멸치국물로 옛 잔치국수의 맛을 그대로 내는 집. 온국수 3000원. 서울 용산구 한강로1가 231-23 (02)794-8364 ▶ 관련기사 ◀☞''면발 공화국'' 경상도엔 국수 맛집이 천지☞입 안에 불나도 젓가락은 멈출 수 없다☞메밀·순대·막걸리… 소박한 맛을 공략하라
- 뚜우~ 기적소리 울리면 나는 과거로 내달린다
- [경향닷컴 제공] 하동의 쌍계사나 구례의 화엄사 말고 섬진강에 또 뭐 있나 궁금해하는 여행자라면 곡성의 기차마을을 권할 만하다. 섬진강은 임실과 곡성, 구례를 지나 하동으로 흘러내리는데 대개 구례~하동 구간만 보고 다 봤다고 한다. 구례나 하동 지역 못지 않게 곡성 섬진강도 유명하다. 1970년대엔 전라도에서 섬진강 유원지라고 하면 곡성의 압록을 뜻했다. 그땐 압록 앞에 너른 모랫벌이 펼쳐졌다. 거기서 은어도 잡고, 참게도 잡았다. 그러나 지금은 옛모습은 찾기 힘들다. 게다가 섬진강은 먹거리도 많다. 하동의 재첩 못지 않게 구례엔 고둥(다슬기)이 있고, 섬진강변 사람들이 찾아다닌다는 맛집도 있다. 50년대 모습 그대로 증기기관차 운행 요즘 곡성 섬진강의 명물은 압록이 아니라 증기 기관차라고 할 수 있다. 섬진강변을 따라 과거 전라선 열차가 다니던 철로를 옮긴 뒤 기차마을이 생겼다. 섬진강변을 따라 가는 철길은 강따라 휘었고, 열차는 속도를 내지 못했다. 속도에 목을 매고 사는 사람들은 느린 것을 못 참는다. 결국 뒤편 산자락에 터널을 뚫고 99년 빠른 새 길을 냈고, 2005년 옛 철로에 증기기관차를 다니게 한 것이다. ▲ 50년대 풍광을 재현한 기차마을.곡성 기차마을은 50년대 풍광을 재현해놨다. 기차마을 한 쪽에 영화 세트장이 자리잡고 있다. 사진관도 있고, 점방도 있다. 68년 크게 히트한 영화 <미워도 다시 한번>의 간판이 걸려있는 영화관도 있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도 여기서 촬영했다. 증기기관차도 있다보니 여기저기서 촬영을 오겠다는 방송사 영화사가 많다. 실제로 증기기관차가 나오는 모습은 모두 곡성에서 촬영했다고 보면 된다. 패션사진도 많이 찍어서 디카 동호인들이 기웃기웃 하는 곳이다. 증기기관차는 여름에는 5차례 다녔지만 겨울에는 하루 세 차례만 운행한다. 천장에 붙박이형 온풍기를 단 것을 제외하면 기차의 내부는 옛날 그대로였다. 50년대 기차의 모습이 어떠했는지는 모르지만 증기차는 70년대 비둘기호를 닮았다. 열차의 등받이를 한쪽으로 젖히면 4명이 앉을 수 있던 바로 그런 열차다. 위아래로 밀어서 닫는 미닫이 창문이 달려있다. 기관차의 기적소리는 생각보다 여렸다. 우렁차게 산을 울리는 게 아니라 바람이 새서 한풀 죽은 경적소리였다. 평일이라 승객은 대여섯명이 전부. 기관차는 느렸지만 씩씩했다. 기관차는 쉴새없이 덜컹거렸다. 마치 바퀴가 모가 난 것처럼 쿵쿵거리며 섬진강변을 달렸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고만고만하다. 처음 섬진강을 찾는 사람들은 섬진강을 천하절경으로 착각한다. 섬진강은 강폭이 넓지도 좁지도 않다. 강변마다 콘크리트로 보를 쌓은 수도권과 달리 자연스러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 섬진강의 매력이다. 역무원이 섬진강 전설을 얘기했다. 마천목이란 장수가 부모를 봉양하기 위해 어살을 놓았다는 얘기며, 섬진이란 이름은 임진왜란때 나왔다는 얘기도 했다. 왜군들이 몰려오자 두꺼비들이 울어대 화를 면하게 돼 두꺼비 섬(蟾), 나루 진(津)이란 이름을 붙였다. 실제로 광양 매화 마을의 본래 이름이 섬진마을이다. 그런데 섬진마을 하면 주민들 외엔 아무도 못 알아 듣는다. 기차는 가정역에서 섰다. 딱 25분 걸렸다. 역 앞에는 섬진강을 가로지르는 현수교가 놓여있다. 가정역에선 25분 쉬고 다시 기차마을로 되돌아간다. 다슬기탕·능이버섯닭곰탕 섬진강 별미▲ 국물맛이 시원한 능이버섯닭곰탕. 섬진강은 원래 별미도 많다. 곡성 참게, 하동 재첩, 지리산 산채백반은 꽤 유명하다. 그외에 뭐 별거 없나 하는 여행자라면 섬진강 다슬기가 좋겠다. 하동이 재첩이라면 구례는 다슬기라고 할 수 있다. 표준어는 고둥이지만 고둥탕이라고 하면 어딘지 어색하다. 10여년 전쯤 토박이들이 알려준 구례의 다슬기 식당은 부부식당이었다. 다슬기 수제비가 유명했다. 이어 4~5년 전에는 토지면의 우리식당을 다슬기 식당으로 권했다. 요즘은 토지면의 선미옥으로 가보라고 했다. 선미옥이란 이름은 안주인의 본명이기도 하다. 기존의 다슬기 식당과 뭐가 다를까. 식당엔 국내산이 아니면 100배 보상한다는 글을 붙여놓았다. “원래 다슬기탕이라고 하면 아욱을 넣지 않고 그냥 맑게 끓이는데 여기는 된장에다 아욱을 넣고 끓이니까 더 시원해. 처음엔 별로 안댕겼는디 자꾸 먹다본께 이것이 더 시원하고 좋단 말이여.” ▲ 된장에 아욱을 넣고 끓이는 다슬기탕.구례농업기술연구센터 정연권 과장은 이 집을 찾는 이유는 “해후(기름을 바르지 않고 구운 김)에 밥을 놓은 뒤 다슬기를 넣은 간장을 찍어먹고, 토장탕(다슬기탕)을 한 숟가락 뜨는 맛”이라고 말했다. 택시기사인 곡성 토박이 김완수씨는 명성호수산장의 능이버섯닭곰탕을 꼽았다. “곡성 사람들이 곗날이면 모여서 밥 먹는 데라니까요.” 이 집의 메뉴는 능이버섯닭곰탕. 닭곰탕은 대개 고춧가루를 풀어 얼큰하게 끓이는데 이 집 국물은 맑았다. 청양고추를 썰어 넣었는지 국물은 매콤했다. “능이버섯은 서울서는 맛 보기 힘든 것이어라. 여기서도 가을부터만 나와라. 사시사철 먹을 수 없응께 많이 자셔.” 국물맛은 담백하고 시원했다. 신라호텔의 불도장과 비슷한 맛을 냈다. 섬진강은 이처럼 골마다 맛과 멋이 있다. 거긴 생각만 해도 든든하다. ▲여행길잡이 *대전 통영고속도로 함양IC에서 빠져나와 88고속도로를 타고 남원을 거쳐 구례 곡성까지 갈 수 있다. 호남고속도로 전주IC에서 빠져 남원~구례를 거쳐 곡성으로도 갈 수 있다. *기차마을에선 오전 11시30분, 오후 1시30분, 오후 3시30분 세 차례 증기기관차가 다닌다. 왕복 어른 6000원, 어린이 5500원. 편도는 어른 4000원, 어린이 3500원.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 www.gstrain.co.kr (061)362-7717 *레일바이크도 타볼 수 있다. 섬진강 침곡역에서 가정역까지 5.1㎞ 코스와 기차마을 코스 두 가지다. 침곡역코스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2시간 간격으로 운행된다. 2인 기준 1만5000원, 4인 2만2000원. 기차마을 내만 도는 기차마을 코스는 4인승 7000원. (061)362-7717 *숙소는 기차펜션과 심청 이야기마을이 있다. 기차펜션은 가정역 옆에 있으며 섬진강을 바라볼 수 있는 위치다. 기차를 개조해 만들었다. 내부는 콘도식으로 돼있다. 5만(주중)~9만원(주말), 큰방은 13만(주중)~17만원(주말). (061)362-5600 *심청이야기마을은 곡성에서 광양방면으로 섬진강변 국도 17호선을 달리다 우측 전라선 철길을 건너 올라가며 보이는 옛 송정마을터에 곡성군이 지은 한옥건물이다. 1월 말까지는 코레일이 사용 중이다. 2인실은 주중 3만~4만원, 주말 4만~5만원. 4인실은 주중 6만~7만원, 주말 10만~11만원이다. (061)363-9910 *구례 토지 선미옥(061-781-6756)의 토장탕은 7000원, 특은 9000원. 다슬기수제비는 6000원. 다슬기무침은 2만~3만원. 곡성 명성호수산장(061-362-6700)의 능이버섯닭곰탕은 1인분씩 나오는 게 아니라 닭볶음탕처럼 한마리가 탕으로 나온다. 4인 기준 4만5000원. ▶ 관련기사 ◀☞함박눈이 그린 수묵화 속을 거닐다☞믿어지니? 여기가 서울이야☞여행작가 5인이 뽑은 ‘물 좋은’ 온천 7곳
- 고추장양념에 버무려진 돼지목살의 중독성
- [이데일리 EFN 김준성 객원기자] 서울시 종로구 종로5가는 서울 지하철 1호선인 종각역에서부터 인근 동대문 지역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상권을 형성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동대문 상권과 인접해 있기 때문에 유동인구의 흐름이 원활하며 종로5가역을 중심으로 동대문종합시장과 광장시장, 보령약국 뒷골목 등 다양한 외식업태가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 주 고객층이 중장년층인 외식상권 또한 종각과 종로3가, 종로5가역 등으로 이어지는 도로변에는 중소형규모의 도소매 매장들이 늘어서 있고, 그 뒤편으로 먹자골목이 형성되어 있어 대부분 지역상인들의 배달 또는 외부지역에서 유입되는 고객들에 의해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종로5가역 상권의 주 고객층은 40~60대 중.장년층이다. 때문에 빈대떡이나 동동주 등을 판매하고 있는 ‘오래된 맛집’의 비율도 높은 편이다. 청계천 개발로 인한 특수효과로 인해 젊은층의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다. ◇ 외부지역고객 유입을 유도하는 광장시장 광장시장은 종로5가역 상권이 형성되기 시작할 때부터 자리를 잡은 곳이다. <오라이등심>은 이 곳 광장시장 내에서만 40여년동안 운영해오고 있는데, 대표메뉴라 할 수 있는 ‘오라이’를 비슷하게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 음식점들을 제외하고는 주변에 별다른 고기음식점이 없다. 때문에 경쟁이 그다지 치열하지 않아 일정한 매출비율을 보이고 있다. 또한 광장시장 내에는 부침개전문점인 ‘누나네’, ‘마약김밥’ 등 블로거들을 통해 알려진, 이른 바 맛집들이 곳곳에 분포해 있어 외부지역에서 유입된 고객들을 시장 내로 끌어들이는 효과를 얻고 있으며 <오라이등심> 또한 이러한 역할을 하고 있다. 방문고객의 20%는 시장 내 상인, 그리고 나머지 80%는 인터넷과 입소문 등을 통해 찾아오고 있다. ◇ 8mm 두께의 고추장양념 돼지목살 <오라이등심>의 간판메뉴는 일명 동그랑땡이라 불리는 오라이(200g 9000원)다. 돼지고기 목살을 동그랗게 잘라 고추장양념을 한 후 숯불에 구워먹는 메뉴로, 달달한 양념과 적당히 씹히는 맛이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오라이는 <오라이등심>에서 1970년대에 처음 선보인 메뉴. 초기에는 목살을 그냥 썰어 냈지만, 부드럽지 못한 식감 때문에 고객들의 불만이 있어 그 다음부터는 고추장양념을 한 후 제공하게 됐다고 한다. 오라이를 메뉴명 그대로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돼지목살 고추장 양념구이인데 고추장 양념이 되어 있기 때문에 숯으로 구울 때 그을음과 연기가 많이 발생하는 단점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오라이를 준비하는 과정은 간단하다. 우선, 돼지고기 목살을 들여오면 동그랗게 말아 비닐 랩으로 싼 뒤 하루 동안 냉동실에 보관한다. 그리고 둥글게 말려있는 돼지고기 목살은 8mm 두께로 썰어낸 후 고추장 양념을 발라서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고추장 양념에는 고추장과 생강, 과일즙, 통후추 등이 첨가되며 그 날 판매될 양은 그 날 아침에 고추장양념으로 버무려 놓는다. ◇ 10~30분 내외의 해동과정 거쳐 <오라이등심>의 주 메뉴는 오라이와 소금구이, 삼겹살(이상 200g 9000원), 그리고 꼼장어(200g 1만1000원), 갈빗살(200g 1만2000원) 등이다. 특히 오라이는 돼지고기 목살 특유의 저작감과 함께 고추장양념의 독특한 중독성 때문에 가장 많이 판매되는 메뉴다. 때문에 돼지고기 목살은 매일 공급받고 있으며 꼼장어가 그 다음으로 판매량이 많다. 후식으로는 생강향이 느껴지는 식혜를 제공해 고기를 먹고 난 후 고객들의 느끼한 입맛을 깔끔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돼지고기 목살을 비롯한 원료육은 마장동에서 직접 들여오고 있으며 비닐 랩에 포장한 채로 냉동 보관한 부위는 10~30분가량 실온에서 해동한 후 고추장양념을 해 제공하고 있다. 돼지고기 목살 특유의 씹는 맛과 함께 숯 향이 그대로 배어있어 고객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는 메뉴다. ◇ 적절한 메뉴구성으로 객단가 상승 <오라이등심>의 메뉴 중에서 가장 높은 매출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오라이와 꼼장어다. 전체 매출비중의 80~90%를 차지할 만큼 압도적이다. 특히 오라이를 주문한 고객들이 꼼장어도 함께 주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객단가를 올리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찬으로는 파 겉절이와 무 냉채, 된장국 등이 나오며 자칫 느끼해질 수 있는 고기 맛을 보완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오라이등심>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돼지고기 목살과 고추장양념을 활용해 전혀 색다른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는 점.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부위 중 하나인 목살의 저작감과 함께 고추장양념의 중독성을 최대한으로 활용해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 중요한 벤치마킹 요소다. 또한 동그랑땡 모양으로 제공함으로써 고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주며 꼼장어와의 적절한 메뉴구성을 통해 객단가를 높이고 있는 부분도 주목할 만 하다. 다만, 실온에서 10~30분간 해동하는 과정이 고기의 질을 떨어뜨릴 수도 있으니 또 다른 해동방법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오라이등심>의 매장규모는 130여석, 영업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밤 12시까지다. Point 돼지목살과 고추장양념을 활용한 중독성 If...... 국수 등의 사이드메뉴로 객단가를 올려보자 [ 도움말 : 월간 외식경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