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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나 투자자 손실 눈덩이…"실태 파악도 어려워"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최근 폭락 사태를 일으킨 한국산 암호화폐 루나·테라(UST)가 주요 거래소에서 퇴출된 가운데,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긴급 동향 점검에 나섰지만, 국내는 관련 법령이 미비해 실태 파악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16일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루나 투자 손실을 인증하는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루나 18억3800만원어치를 샀다가 평가액이 485만 원으로 쪼그라든 ‘손실 인증샷’도 돌아다닌다.국내 루나 투자자는 17만~ 2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해시드를 비롯해 많은 벤처캐피털(VC)이 루나에 투자했고, 국내외 대형 거래소에도 상장돼 있어 안정적이라 평가한 투자자들이 많았을 것”이라고 했다.하지만 지난달 119달러까지 올랐던 루나가 0.0002달러로 99.99% 폭락하면서 대부분의 투자자가 큰 손실을 입었다. 스테이블 코인 ‘UST’의 페깅(1UST=1달러)이 무너진 탓이다. 이 와중에 업비트에선 ‘단타’를 노리는 거래자들이 몰리며 업비트는 단 사흘 만에 93억원 정도의 수수료 수익을 올린 것으로 파악돼 눈총을 받고 있다.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차트가 표시되고 있다. 최근 한국 블록체인 기업 테라가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 ‘테라’가 사흘째 무너지면서 자매코인격인 ‘루나’ 역시 5월초 대비 95%에 가까운 폭락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뉴스1)상황이 이렇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긴급 동향 점검에 나섰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할 수 있는 조치는 국내 거래소를 통한 상황 파악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법적 근거가 없어 코인 발행사를 대상으로 직접 조사에 나서거나, 정확한 피해 실태를 파악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현재 국내 코인 관련 법률은 암호화페 관련 사업자의 자금세탁행위를 들여다보는 ‘특정금융법’이 유일하다. 더군다나 루나를 발행한 테라폼랩스는 국내가 아닌 싱가포르에 기반을 두고 있다. 국내 법인은 이달 초 해산했다. 주식시장은 주가 폭락 사태 등이 일어나면 자본시장법에 따라 주가조작 행위 등이 있었는지 조사할 수 있지만, 암호화폐 시장은 민간 자율에 맡겨놓은 터라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적은 게 현주소다.이에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이번 사태를 놓고 차익에 몰두한 투자자들이 테라 블록체인의 위험성을 간과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테라의 경우 루나와의 차익 거래를 통해 페깅을 유지하는데, 이런 가격 안정 메커니즘이 문제점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 “투자자는 기본적으로 자기 책임하에 투자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익이 나면 투자자 이익, 손해를 보면 투자자 보호 문제를 찾으면 투자 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투자자에게 상품이 충분히 설명됐느냐 하는 불완전 판매가 있다면 그 부분은 문제가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또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알고리즘이 적절한지 등 관련 당국이 상장 단계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주고, 거래소들이 제대로 지키는지를 자율 규제기관과 관련 당국이 감독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국내엔 그런 절차가 없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 세계 최대 코인 거래소 바이낸스, 루나 상폐…투자자 패닉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한국산 암호화폐 루나(LUNA)를 상장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루나 폭락 사태 후폭풍이 계속되면서 투자자들도 패닉에 빠졌다.13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가 전날 루나의 마진 거래를 종료한 데 이어 이날 오전 9시 40분 루나의 일부 현물 거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과도한 변동성으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거래가 중단되는 거래쌍은 LUNA/BTC, LUNA/BIDR, LUNA/AUD, LUNA/BNB, LUNA/ETH, LUNA/USDT, LUNA/GBP, LUNA/BRL, LUNA/TRY, LUNA/EUR 등이다.이날 오전 10시 9분 현재 루나 가격은 코인마켓캡 기준 0.008450달러로 24시간 전보다 99.33% 추락했다. 앞서 코인원, 코빗 등 루나가 상장돼 있는 국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들도 가격이 급전직하한 루나를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한 바 있다.권도형 테라폼랩스 CEO (사진=링크드인)루나 폭락 사태에 이어 바이낸스 상장 폐지 소식까지 전해지자, 투자자들이 사이에서는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A 암호화폐 커뮤니티에는 루나 코인과 관련한 글이 쉴 새 없이 올라왔다. ‘루나 0원 되면 어떡해요 ㅠ’ ‘이게 진정한 공포구나’ 등 대부분 이번 폭락 사태로 인한 손해를 걱정하는 글들이다. ‘권도형(테라 CEO) 수사해야 한다’ ‘희대의 사기꾼’ 등 권도형 대표를 비방하는 글들도 눈에 띄었다.루나 폭락 사태는 1달러로 가치가 유지되도록 설계된 자매 스테이블 코인 테라의 알고리즘이 깨지면서 촉발됐다. 대부분의 스테이블 코인이 달러와 같은 전통적 법정화폐에 가격을 고정시키는 것과 달리 테라는 UST 가격이 1달러보다 높아지거나 낮아질 경우 루나와의 차익 거래를 통해 가치를 유지시켜 왔는데, 이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CNN은 “전체 생태계가 루나가 가치가 있다고 믿는 거래자들에 의존한다는 게 문제”라며 “투자자가 시스템에 대해 신뢰를 잃으면 모든 베팅이 중단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루나·테라 가격 붕괴로 발행사인 테라폼랩스는 블록체인 시스템을 중단했다가 재개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암호화폐 업계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준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랫 코빗은 전날 발행한 뉴스레터를 통해 “가상자산 프로젝트는 실험”이라며 “비트코인 외 프로젝트들은 대부분 실험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을 인지한다면 가상자산의 높은 위험성을 좀 더 올바르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암호화폐 가격에만 집중한 나머지 이런 위험성을 간과했다는 지적이다.또 “가상자산은 사회 기술(social technology)로, 업계에서 흔히 커뮤니티로 표현되는 공동체가 네트워크의 운명을 좌우한다”며 “루나·테라 커뮤니티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을지 앞으로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 "과속하지 마세요, 현재 속도면 교차로 통과합니다"…똑똑해진 도로
- [울산=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교차로에 진입하려는 운전자에게 신호 잔여 시간과 함께 ‘시속 50㎞를 유지하면 교차로를 통과할 수 있다’고 알려준다. 신호가 바뀌기 전 교차로를 급하게 통과하려고 과속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주행 신호임에도 횡단보도에 사람이 있거나, 비상등을 켜고 서 있는 차량이 있어도 경고음을 보냈다.11일 울산광역시에서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C-ITS) 시연 버스를 50여 분간 타면서 겪은 일이다. KT는 실증사업을 통해 지난달 울산에 인공지능(AI) 등으로 교통을 제어하는 C-ITS 구축을 마쳤다. 화물차 1500대, 버스 900대, 택시 200대 등에 28개의 C-ITS 서비스를 받기 위한 통합 단말기가 설치됐다.울산교통관리센터에 만난 최강림 KT AI·모빌리티사업단장(상무)은 “관광 도시 제주에서 렌터카 중심의 C-ITS를 구축했다면, 산업 도시 울산에서는 화물차 중심의 특화 서비스 개발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앞서 KT는 지난 2020년 제주에서 C-ITS 실증 사업을 수행한 바 있다.최강림 KT AI·모빌리티사업단장 (사진=KT)◇노약자 횡단보도 다 못 건너면 6초 자동 연장C-ITS의 현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이날 탑승한 시연 버스에서는 9개의 서비스를 경험해볼 수 있었다. 승객을 태운 버스가 급브레이크를 밟을 일이 줄도록 신호 잔여 시간을 알려주거나, 55미터 앞에 보행자가 지나가니 주의하라고 알려주는 식이다. 교차로에서 신호를 위반하는 차량을 미리 파악해 충돌도 방지한다. 도로 작업 등 공사 현장이나 내리막길 등 위험 구간도 알려줬다. 현재 운행되고 있는 화물차와 버스는 몇 대인지 등 2700대의 차량 운행 정보는 관리센터에서 실시간으로 추적됐다.편도 14㎞의 자율주행 구간에 들어서니 급감속이 일어나는 등 거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위험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앞차가 급정지하자 속도를 줄이며 간격을 조정했고, 자연스럽게 차선을 변경했다. 이날 탑승한 차량은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국토교통부로부터 고속 자율주행 임시 면허를 받은 차였다. 최대 시속 80㎞까지 주행 가능하다.이날 코스에는 없었지만, 이번 사업으로 울산시청 앞에는 ‘스마트 횡단보도’가 만들어졌다. 운전자에게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달리 보행자 유무를 알려주는 것을 넘어 노약자나 휠체어를 탄 장애인 등 교통 약자가 초록불에 횡단보도를 다 건너지 못했다면 시간을 6초 정도 자동 연장해준다.울산교통관리센터 모습◇교통 사고 46% 감소 기대KT는 이 사업으로 교통 사고 46% 감소 등의 효과를 기대했다. 최 상무는 “평균 통행 속도 30% 증가, 교통 사고 46% 감소, 교통 혼잡 비용 28% 감소 등의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KT는 이번 C-ITS 사업을 바탕으로 울산은 물론 다른 지자체로도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C-ITS 사업은 신기술 적용 등으로 사실상 대기업 참여 제한이 없다. KT는 제주·울산 C-ITS 사업 외에도 광양, 성남, 대전, 부천, 안양 등 5곳에 ITS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수주 금액만 1200억원이 넘는다.KT가 내세우는 솔루션은 AI 기반 영상 분석 솔루션(로드 아이즈), AI 신호 최적화 솔루션 등이다. 박성균 KT엔터프라이즈 스마트모빌리티TF PM은 “울산에서 확장 사업이 나오면 참여할 계획”이라며 “2024년에는 타 지자체에서도 관련 사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