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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어보면 대답 척척…챗GPT, 구글링 저리 가라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16강 진출을 이뤄낸 것은 정말 인상적인 성과였습니다. 당신들의 열정과 끈기, 열렬한 축구를 보면서 우리는 감동을 느낍니다. 당신들의 계속적인 성장과 성공을 응원합니다.”세계 최대 인공지능(AI) 연구소 ‘오픈 AI’가 이달 초 공개한 AI챗봇 ‘챗GPT’에게 “카타르 월드컵에서 극적으로 16강 진출을 이뤄낸 한국 국가대표팀에게 격려 편지를 써달라”고 하자 내놓은 답이다. 뛰어난 필력은 아니지만, 제법 그럴싸하다. 최근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는 챗GPT와 대화 기록을 공유하는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놀이처럼 확산한다고 할 정도다. 요즘 ‘핫’한 챗GPT와 1~2시간 정도 직접 대화를 해봤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구글 검색과 차이점은? “더 나은 것 정하기 어려워”챗GPT는 ‘GPT-3.5’라는 대규모 AI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한 대화형 AI 서비스다. 영어가 아닌 한글로도 대화할 수 있다. 영어 답변보다 수준이 떨어진다고 하나, 실제 대화를 해보니 생각보다 똑똑하게 답을 했다.“비트코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아직 규제가 미숙한 상태고, 값의 변동성이 커 일반 소비자들이 사용하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면 가상통화로서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크리스마스에 여자친구에게 줄 선물로 뭐가 좋겠냐”고 묻자, “다양한 게 있을 수 있지만 액세서리가 좋을 것 같다. 마음을 담아 선물을 선택하면 여자친구는 기뻐하고 받아들일 것”이라며 인간적 느낌을 주기도 했다.내년 경기 침체 가능성을 묻자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며 “우리는 시장의 동향과 경제의 상황을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분석해야 한다”고 했다. 챗GPT는 코드를 짜거나, 수학 문제를 풀어줄 수도 있다. 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콜센터에 적용될 경우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대화 능력 수준”이라고 평가했다.챗GPT 등장에 업계에선 “구글 검색의 시대가 끝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구글 검색을 하지 않아도 AI에 물어보면 곧바로 답을 알려줄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남세동 보이저엑스 대표는 페이스북에 “원래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검색이 아니고 정답이다. 그 동안은 정답을 얻을 수 없었기에 검색을 했을 뿐”이라며 “구글(검색)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고 적었다.챗GPT에 이런 질문을 해보니 “구글 검색은 사용자가 입력한 검색어에 대해 인터넷에서 관련 정보를 찾아 보여주는 반면 챗GPT는 사람의 질문에 직접 답변을 제공한다”면서 “두 시스템은 용도가 달라 더 나은 것은 정하기 어렵다”고 답했다.◇부정확한 답변도 많아많은 사람들이 챗GPT(AI의 발전 속도)에 놀라고 있지만, 완벽하진 않다. 때론 부정확하거나 말도 안 되는 답변을 한다. “이순신은 어떤 사람이야?”라고 물었더니 “조선의 대통령”이라고 잘못 답했다. “크리스마스에 볼만한 한국 영화를 추천해달라”고 하자 미국 영화 ‘분노의 질주:홉스 앤 쇼’,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너의 이름은’ 등을 답변에 올렸다.잘못된 정보를 매우 전문적으로 보이게 전달하기도 한다. 어떤 질문에는 ‘모른다’고 했다가, 문장을 약간 고쳐 다시 물으면 정확하게 대답할 때도 있다. 업계 일각에선 “검색의 대체를 논하기엔 너무 이르며, 과대 평가됐다”는 지적도 나왔다.챗GPT를 공개한 오픈AI는 내년 GPT-4를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에는 GPT-4가 최초로 ‘튜링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튜링 테스트는 AI가 인간과 다름 없는 지능이 있는지 알아보는 시험이다. 사람과 유사한 글쓰기 능력으로 화제를 모았던 GPT-3의 파라미터 수는 1750억 개였는데, GPT-4의 100개조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파라미터는 AI의 성능·용량을 가늠할 수 있는 숫자다.
- 유통망 반쪽 된 위믹스, '활로 찾기' 안간힘
- 경기도 성남시 위메이드 사옥.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게임업체 위메이드(112040)가 자체 발행한 암호화폐 위믹스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업비트·빗썸 등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유통량을 속였다”는 이유로 상장폐지되면서 위상이 추락했을 뿐 아니라 유통망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위믹스는 거래 비율의 97%가 국내 투자자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거래소에서도 지위가 위태롭다. 오케이엑스는 위믹스를 현물·마진 거래 시장에서 상장폐지한다고 밝혔고, 후오비는 “위험성이 높은 자산이니 주의하라”는 경고 문구를 붙였다. 현재 위믹스가 거래되는 해외 거래소는 게이트아이오 정도다. 위메이드 자회사인 위메이드플레이에 투자해던 스마일게이트는 보유 지분을 기존 11.1%에서 7.03%로 줄였다.그나마 국내 거래소 지닥이 지난 8일 오후 위믹스를 상장시켰다. 지닥을 운영하는 한승환 피어테크 대표는 페이스북에 “위믹스는 54만명이 넘는 투자자들이 있고, 상장사들도 연결돼 있어 여파가 크다”며 “투자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입출금, 보관, 거래 시장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이어 “위믹스나 위메이드가 하루 아침에 루나나 FTX처럼 증발할 회사로 평가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지닥 덕에 국내 거래가 가능해지긴 했지만, 지닥은 원화 거래를 지원하지 않는 거래소다. 비트코인, 이더리움으로만 위믹스를 사고 팔 수 있다. 이날 오전 11분께 지닥에서 위믹스는 24시간 전보다 1.9% 오른 506원 수준에서 거래됐다. 상장폐지 전 위믹스의 가격이 2000원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위믹스는 일단 해외 게임사들과 제휴를 늘려 위믹스 유통망을 확대하고, 바이낸스 등 해외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 상장을 추진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신뢰도에 타격을 입어 계획대로 성사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지난 9일에는 1000만달러(약 130억원)어치의 위믹스를 내년 3월 8일까지 시장에서 사들여 소각시키겠다고 밝혔다. 발행량을 줄여 가격을 방어하려는 것이다. 상장폐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가 기각당한 위메이드는 향후 상장폐지의 정당성을 따지는 본안 소송을 내고, 공정거래위원회에도 제소한다는 방침이다.
- 카카오 "서비스 안정화 투자, 5년간 3배로 늘리겠다"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향후 5년간은 지난 5년 투자 금액의 3배 이상 규모로 투자를 확대하겠습니다.”고우찬 카카오 비상대책위원회 재발방지대책 공동 소위원장은 7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 카카오’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대규모 서비스 장애로 드러난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해 과감히 투자에 나서겠다는 것이다.이날 고 위원장은 “이번 데이터센터로 인한 대규모 서비스 중단과 관련해 IT 엔지니어링 관점에서 세 가지 공감대를 이뤘다”며 ‘혁신책’을 꺼냈다. 첫 번째는 거버넌스 강화다. 그는 “현재 개발 조직 산하에 있는 IT엔지니어링 조직을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확대 편성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규모 산출 단계에 이르지 못했지만, 국내 최고의 IT 엔지니어링 전문가들도 적극 영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규모 장애에 대비한 재해복구위원회도 신설하겠다”고 덧붙였다.그는 두 번째로 “재해복구(DR) 아키텍처는 기본적으로 3중화 플러스 알파의 구조로 개선하려 한다”고 했다. 그는 “데이터센터 삼중화는 구조상 3개의 데이터센터 중 하나가 무력화되는 상황에서도 이중화가 담보되는 안정성을 갖고 있다”며 “여기에 주요 서비스는 멀티 클라우드를 활용해 서비스 연속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자체 아키텍처 구조를 개선하는 동시에 외부 클라우드로 안전 장치를 추가하겠다는 것이다.카카오톡 메시지 전송 기능처럼 모든 것이 무력화되더라도 단기간 내 살려야할 서비스에 대해선 원격지 DR 데이터센터를 별도로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업무연속성계획(BCP)의 취약성도 개선할 계획이다.이날 그는 현재 안산에 구축하고 있는 데이터센터의 운영 안정성 강화 방안도 공유했다. 카카오의 첫 자체 데이터센터로 오는 2024년부터 운영될 이 센터에는 총 4600억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전력, 냉방, 통신 3개 영역 모두 이중화 인프라가 구축된다.그는 “이번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에서 이슈가 된 무정전 전원장치(UPS)실과 배터리실은 방화 격벽으로 각각 분리 시공돼 배터리실에 화재가 나더라도 나머지 시설 작동에 영향을 주지 않게끔 설계됐다”며 “EPS-UPS-배터리를 묶어 하나의 섹터를 구성, 총 4개의 섹터를 확보하며 전력 안정성을 극대화했다. 이번과 같은 배터리실 화재 상황이 발생해도 3중의 진화 방식이 작동하게 된다고” 설명했다.구체적으로 3중 진화 방식에는 세 가지가 적용됐다. 먼저, 이번 화재 사고처럼 밀폐된 공간에 소화 가스가 들어가지 못해 진화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전기 판넬별로 개별 소화장치를 설치했다. 또 규정치 이상의 소화가스 비치는 물론 만약의 상황에 대응하고자 다른 층의 소화 가스를 끌어다 쓸 수 있게 시스템을 구축했다. 소화 가스를 활용한 진화가 실패할 경우 화재구간을 차단하고, 냉각수를 채워 방염, 방열이 가능하다.그는 “신축되는 안산 데이터센터는 침수, 해일, 강풍, 지진 등 극단적인 재난 재해에 대한 대비책도 완비한 상태”라며 “카카오의 안정적 서비스 운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 [일문일답]"SK·카카오·네이버에 시정 요구, 강제력은 없어"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6일 카카오 먹통 사태로 인한 규제 강화에 대해 “이번 사태를 통해 디지털 서비스 장애가 국민들에게 큰 피해를 준다는 걸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엄중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이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카카오 서비스 장애 조사 관련 백브리핑에서 “정책 방향에 큰 변화가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국민이 안정적으로 디지털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법상으로, 제도적으로 개선하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른바 ‘카카오 먹통 방지법’에 대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자에 대해선 법 체계를 적용하고, 작은 업체는 진흥을 위해 규제를 적게 받는 모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과기정통부는 SK C&C, 카카오, 네이버 3사에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다만, 행정 지도여서 강제력은 없다. 그는 “3사에 1개월 이내에 사고 원인에 대한 개선 조치와 향후 계획을 수립해 보고하도록 할 계획”이며 “강제력은 없지만 이번 장애로 국민이 큰 불편을 겪었던 만큼 사업자들도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호응을 기대했다.다음은 이 장관과 일문일답.-원인 조사와 관련해 새롭게 확인된 내용이 있는지.△화재 발생 원인에 대해선 소방청과 관련 부처에서 정밀 조사를 하고 있다. 과기정통부에선 세부적인 화재 원인에 대해 조사한다기보다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가 하는 관점에서 봤다.-시정 요구사항이 강제력이 있나.△행정 지도라 강제력은 없다. 중요한 사건인 만큼 그 부분에 대해 사업자 쪽에서 성실하게 답변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재 법 체계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요청드리는 것이다.-과기정통부는 ICT 산업 진흥을 위해 (카카오 먹통 방지법 등) 규제가 만들어지는 데 대해 오히려 반대 입장을 내야 하는 것 아닌가.△정책적 방향은 크게 변한 건 없다. 그런데 이번 장애를 통해 디지털 서비스 장애가 국민에게 큰 피해를 준다는 걸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양해가 필요한 부분이고, 엄중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자는 법 체계가 적용되고, 진흥을 위해 작은 업체들은 (규제를)적게 받는 모양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과기정통부 시정 조치를 보면 SK C&C에 대해 배터리 모니터링 시스템 체계 재정비 지적이 있는데.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판단이 있었나.△저도 그 부분을 많이 질문했다. BMS가 작동했고, 정상 온도였다고 한다. 온도 센서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니, 다양한 방법으로 화재를 일찍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하지 않나 고민하고 있다. 그런 게 대책 마련에 포함될 것이다.-소방청의 데이터센터 화재 진압 매뉴얼 추진 상황은△(이중기 소방청 화재대응조사과장)데이터센터에 특화된 화재 진압 절차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국회 지적이 나왔다. 여러 의견을 받았다. 소방청과 시도 소방관서의 의견을 듣는 절차에 있다. 내년엔 별도의 데이터센터 화재 대응 절차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내년 1분기 수립할 종합 개선방안 주요 내용은.△내년 1분기, 가능한 한 빨리 발표할 예정이다. 이 분야의 전문가 등과 협의해서 사고를 예방하려면 어떤 게 필요하고,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관리해야 되는지 법체계 등에 대해서 논의를 하고 그러한 부분을 종합적으로 정책 방안에 담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
- 카카오, 먹통 대책 발표 하루 전…이종호 장관 "서비스 다중화 시정해달라"
-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정부가 ‘카카오 먹통’ 사태와 관련해 SK C&C, 카카오, 네이버 등 3사에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카카오가 이번 사태에 관한 자체 원인 분석 결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하기 하루 앞두고서다. 다만 행정 지도여서 강제력은 없다.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카카오 서비스 장애 관련 조사 브리핑을 갖고 “3사에게 1개월 이내에 사고 원인에 대한 개선 조치와 향후 계획을 수립해 보고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제력은 없지만, 이번 장애로 국민이 큰 불편을 겪었던 만큼 사업자들도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고였기 때문에 사업자들도 성심성의껏 답변주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사진=김국배 기자)이날 과기정통부는 사고 조사 결과를 토대로 3사에 시정 사항을 요구했다. 특히 과기정통부는 카카오에 이번 서비스 장애 복구 지연의 원인이 된 ‘운영·관리 도구’를 데이터센터 간 ‘액티브-액티브(실시간 동기화)’ 방식으로 다중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카카오의 경우 판교 데이터센터와 그 밖의 센터를 ‘액티브-스탠바이’ 형태로 이중화했는데, 관리 도구가 타 데이터센터에 이중화돼 있지 않아 대기 상태에 있던 ‘스탠바이’ 시스템을 동작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결론내렸기 때문이다. 이는 카카오의 밝힌 내용과도 같다. 이번 사고에서 카카오톡 등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는 최대 127시간 33분간 복구되지 못했다.SK C&C를 상대로는 데이터센터 화재 예방·탐지와 관련해 배터리 모니터링 시스템 계측 정보 등 관리 강화 방안을 수립해달라고 요구했다. 배터리와 기타 전기 설비 간 물리적 공간을 분리하고, 배터리실 내 위치한 전력선을 재배치해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하거나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고도 했다.이날 발표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일부 무정전 전원장치(UPS)와 물리적으로 완벽히 분리되지 않아 화재 열기 등으로 UPS 작동이 중지된 것으로 추정했다. 또 배터리 온도 등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BMS)을 갖추고 있었으나, 배터리실에서 화재가 나기 직전까지 이상 징후가 없었다.이번 장애로 서비스 중단이 되진 않았지만 뉴스·쇼핑 등 일부 기능에 오류가 발생한 네이버에는 보다 철저한 장애 예방을 위해서 서비스별 복구 목표, 장애 시나리오별 복구 방안 등을 다시 점검하고 주 데이터센터 전소 등의 상황을 가정해 모의 훈련을 실시·보고해줄 것을 요구했다.‘카카오 먹통방지법’ 등 ICT 주무부처가 오히려 규제 강화에 앞장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이 장관은 “과기정통부는 산업 진흥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정책적 방향은 크게 변한 건 없다”며 “다만 이번 사태를 통해 디지털 서비스 장애가 국민들에게 큰 피해를 준다는 걸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엄중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과기정통부는 3사가 제출한 조치 결과와 향후 계획, 재난관리체계 강화를 위한 전문가 의견, 법·제도 개선사항을 반영해 내년 1분기 중 디지털 서비스 안정성 확보를 위한 종합 개선 방안을 수립할 방침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무료 서비스를 포함한 장애 고지 방안 개선을 검토 중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늦어도 1분기 내 결과물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카카오는 7일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이프 카카오)를 열고 장애 사고 원인과 재발 방지 대책 등을 공유할 예정이다. 카카오 측은 이날 과기정통부의 시정 요구에 대해 “이프 카카오 통해 인프라 투자 계획 등을 담은 재발방지대책을 공개할 예정”이라며 “정부가 발표한 시정 요구 사항 중 보강할 부분이 있다면 적극 검토해 반영하겠다”고 했다.
- 정부, 카카오에 "시스템 운영·관리 도구 다중화하라" 요구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정부가 ‘카카오 먹통’ 사태와 관련해 SK C&C, 카카오, 네이버 3사에 “1개월 이내에 사고 원인에 대한 개선 조치와 향후 계획을 수립해 보고하라”며 시정을 요구했다.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방송통신위원회, 소방청과 함께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서비스 장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조사에 따르면, 화재는 데이터센터 지하 3층 배터리실에서 발생했다. SK C&C는 배터리 온도 등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BMS)을 갖추고 있었으나, 화재 발생 직전까지 이상 징후는 나타나지 않았다. 천장 공간이 미분리된 격벽 공간에 있던 일부 무정전 전원장치(UPS)는 화재 열기 등으로 손상돼 작동이 중지된 것으로 추정했다. 배터리실 상부에 위치한 전력선도 화재로 손상됐다.화재 발생 후 가스 소화 장비가 작동했지만 가스 소화가 어려운 리튬이온 배터리 특성상 초기 진압에 한계가 있었다. SK C&C는 2016년 리튬이온 배터리를 설치한 이후 현재까지 특화된 방화 조치는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살수가 필요한 상황에서 누전 등 2차 피해를 우려해 전체 전력을 차단했다. 과기정통부 측은 “살수로 인한 2차 피해가 우려되는 특정 구역과 차단 스위치를 단시간 내 식별할 수 없어 선별적 차단 조치기 이뤄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그 결과 카카오톡 등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는 최대 127시간 33분에 걸친 장애가 났다. 카카오는 판교 데이터센터와 그 밖의 데이터센터 간 시스템을 ‘액티브(Active)-스탠바이(Standby)’ 형태로 이중화했지만 이번 사고에서 스탠바이 시스템은 제대로 동작하지 못했다.스탠바이 서버를 ‘액티브’로 만들기 위한 권한 관리 기능(운영·관리 도구)이 판교 데이터센터 내에서만 이중화돼 있을 뿐 타 데이터센터에 이중화돼 있지 않아 장애 복구가 지연된 것이다. 특히 여러 서비스의 초기 단계부터 필요한 ‘카카오 인증’ 등 핵심 기능도 판교 센터에 집중돼 여러 서비스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 원인이 됐다.네이버의 경우 뉴스·쇼핑 등 일부 기능에서 오류가 발생했으며 주요 서비스 대부분은 약 20분~ 12시간 내 정상화됐다. 네이버는 데이터센터 간 이중화 조치로 서비스 중단은 없었으나, 타 데이터센터로의 전환 과정 등에서 일부 기능에 오류가 생겼다.과기정통부는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3사에 대해 “1개월 이내로 주요 원인에 대해 개선 조치하거나 향후 조치 계획을 수립해 방송통신재난 대책본부에 보고하도록 행정지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SK C&C에는 △배터리 모니터링 시스템 계측정보 등 관리 강화 방안과 다양한 화재 감지 시스템 구축 방안 수립 △배터리와 기타 전기설비 간 물리적 공간 분리 및 전력선 재배치 등을 요구했다.카카오에는 장애 복구 지연의 원인이 된 운영·관리 도구를 ‘액티브-액티브’ 방식 등 높은 수준으로 다중화하는 것은 물론 인증, 메시지 수·발신 등 핵심 기능에 대해서도 현재 수준 이상의 분산·다중화를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하라고 요청했다. 액티브-액티브 시스템은 두 시스템이 모두 활성화된 상태로 실시간 동기화된다.또 데이터센터 전소, 네트워크 마비 등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훈련 계획을 수립하고 모의훈련을 실시해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 네이버에도 보다 철저한 장애 예방과 신속한 복구를 위해 서비스별 복구 목표, 장애 시나리오별 복구 방안 등을 재점검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했다.과기정통부는 3사가 제출한 조치 결과와 향후 계획, 전문가 의견, 법·제도 개선 사항을 반영해 디지털 서비스 안정성 확보를 위한 종합 개선 방안을 내년 1분기 중 수립할 방침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정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주요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재난 대응 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며 “각 사업자별 개선 방안, 점검 결과, 제도 개선 등을 종합해 디지털 시대에 맞는 안정성 강화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디지털 위기관리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