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경제를 떠받쳐 온 건설 경기와 정부 지출, 자원 수출 규모가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근본적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일시적인 경고음일 뿐 장기 침체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호주 통계국은 올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보다 0.5% 줄었다고 7일 밝혔다. 분기 GDP가 전분기보다 감소한 건 2011년 1분기(-1.2%) 이후 5년 반 만에 처음이다.
특히 플러스 성장 전망 속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건 국제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 4분기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앞서 나온 전문가 예상치는 0.2% 증가였다.
이 여파로 호주 달러는 미국 달러 대비 가치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금융·자원 강국인 호주는 지난 25년 동안 GDP가 단 4개분기만 마이너스 성장했을 정도로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이어 오며 ‘행운의 캥거루(나라)’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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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날씨 탓에 빅토리아의 신규 주택 건설이 9% 감소했다. 또 지난해 하반기 대출조건 강화로 3월까지 주택금융이 절반 이상 줄었다. 게다가 지난 6~7월 호주 선거에서 ‘탈 미국동맹’ 목소리가 커지며 경제적으로도 불확실성이 이어졌다.
그러나 3분기 GDP 감소는 근본적 문제라기보다는 일시적 ‘경고음’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정부·정치권이 앞으로의 경기를 낙관한 나머지 너무 소심하게 움직였다는 것이다.
경제전문가와 국제 기관에선 호주가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예고한 영국·미국처럼 경기부양책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호주는 그러나 신용등급 AAA를 유지하고자 부채를 줄이는 걸 우선해 왔다.
호주중앙은행(RBA)은 금리 추가 인하를 바라는 시장 기대와 달리 지난 6일 기준금리를 1.5%로 4개월째 동결했다.
전문가는 당장 광산 투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법인세를 줄여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늘리는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자원 수출은 경제 성장은 돕지만 고용에 큰 도움이 안 되고, 주택 등 건설 인프라 개발도 내년이면 최고점을 찍을 수 있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호주 정부의 기업 투자는 뉴사우스웨일즈 주에만 편중돼 있다.
호주 컨설턴트 회사 알파베타의 앤드류 찰스턴 대표은 “효과적인 공공부문 투자는 GDP 성장률을 높이고 수요·공급을 창출하는 동시에 GDP 대비 부채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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