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르는 美의회..트럼프, 민주당에 손 내밀까 마이웨이 고집할까

민주당 '하원' 장악에..국정 어젠다 간섭 커질 듯
뮬러 특검 전면 등장 예고..‘탄핵론’ 불거질 수도
대선주자들 모두 생존..트럼프 대선가도에 치명타
나름 선전했다 관측도..트럼프 '정면돌파' 가능성
  • 등록 2018-11-07 오후 6:13:10

    수정 2018-11-07 오후 6:30:44

사진=A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국 야당인 민주당이 예상대로 11·6 중간선거를 통해 8년 만에 ‘하원’을 장악하면서 도널드 트럼프(사진) 행정부의 국정운영이 기로에 섰다. 그간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여당인 공화당의 측면지원을 받으며 거침없이 질주하던 ‘트럼프의 독주’에 민주당이 드디어 제동을 걸 환경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반(反) 이민정책을 필두로 한 트럼프 표(標) 국정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다. 논리’와 ‘질서’가 아닌 ‘힘’으로 몰아붙이며 ‘나를 따르라’고 외쳤던 트럼프 대통령이 특유의 마이웨이식 스타일로 정면 돌파를 택할지, 아니면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혀가는 일종의 협치(協治)를 통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입지 좁아진 트럼프..‘탄핵까지 걱정해야 할 판’

이번 중간선거가 ‘친(親) 트럼프 대 반(反) 트럼프’ 대결로 전개되면서 공화·민주 중 어느 당이 승리를 거머쥐든, 한쪽의 상처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도 ‘이번 선거는 나에 대한 투표’라며 승부수를 띄울 정도였고, 인종·종교·이념을 놓고 정치적 양극화가 극대화하면서 선거 막판 폭발물 소포 사건 등 미국 사회를 뒤흔든 증오 범죄들이 잇따르면서 선거전(戰)은 전례 없이 격하게 진행됐다. 그만큼 하원에서의 패배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를 축소시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당장 하원의 모든 상임위원장 직을 거머쥔 민주당은 각종 법률안과 예산안 심의에서부터 청문회, 증인 소환, 문서 조사 등에서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며 트럼프 행정부를 옥죌 공산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공을 들여온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등 반 이민정책은 물론 감세정책과 규제 완화 등 트럼프노믹스, 오바마케어 폐지 등 건강보험 정책 등 전방위적으로 트럼프 표 어젠다를 타깃으로 설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외교소식통은 “민주당은 예산 배정 과정에서부터 트럼프 행정부를 흔들 것”이라고 했다.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의 결과물에 따라 민주당은 ‘탄핵’ 카드까지 꺼내 들 수 있게 됐다. 물론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만큼 실제 탄핵사태로까지 번질 공산은 적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위상은 축소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와 관련, 하원 법사위원장에 오를 제럴드 나들러(민주·뉴욕주) 하원의원은 “법사위는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절차를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 탄핵에 대해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뮬러 특검의 조사가 어떤 (조사) 결과를 내놓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이른바 ‘탄핵론’을 아예 배제하지 않았다. 반 트럼프 매체인 워싱턴포스트(WP)는 “뮬러 특검은 법무부의 비공식 지침에 따라 중간선거를 두 달 앞두고 가급적 뒤로 물러서 있었지만, 선거가 끝난 만큼 다시 정치 중심의 무대를 차지할 것”이라며 “언론과 일반의 관심이 특검으로 향하면서 단순한 추측 이상의 많은 사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미 2020년 재선을 공식화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가도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생존한 양당의 대선주자들의 입김이 더욱 세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안팎에서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세는 커질 수 있다. 실제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히는 공화당 소속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 민주당 소속의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과 무소속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 등이 모두 살아남았다.

사진=AP
‘현직 대통령이 무덤’에서 선전..정면돌파 가능성

일각에선 ‘현직 대통령의 무덤’으로 불렸던 중간선거에서 상원을 지켜내고, 하원에서도 대패를 거두지 않았다는 점, 이런 선거 결과 역시 이미 예견됐다는 점, 그리고 버락 오바마 등 전임 대통령의 사례에서 봤듯이 중간선거가 꼭 대선 패배로 귀결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받을 압박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특유의 스타일상 ‘민주당의 발목잡기’ 등 책임론을 내세워 지지층 결집을 도모해 ‘정면 돌파’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이번 선거와 관련, “오늘밤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뒀다.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자평했다.

민주당도 어느 정도 용인하고, 의회의 간섭을 크게 받지 않은 대중(對中) 무역공세와 대북(對北) 문제 등 대외정책에 집중하면서 돌파구를 마련할 공산도 있다. 오는 11일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한 프랑스 방문을 시작으로 이달 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이 회의 계기에 열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양자 정상회담, 내년 초 제2차 북·미 정상회담 등 외교 일정을 빡빡하게 잡아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전면적인 개각 등 쇄신을 통해 위기를 모면하려 할 가능성도 있다. 중간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부는 중간선거 이후 대개 변화해 왔고 우리도 그 범주에 속할 것”이라며 “그것(행정부 교체)은 매우 관습적이라고 생각한다”고 개각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뉴욕의 한 외교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상 민주당과의 협치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여러 방면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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