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정보관리단장 '非검찰' 박행열…한동훈과 거리두기 성공할까

인사 추천·검증 라인 ‘검찰 장악 논란’ 불식 과제
호남 출신 기용…지역 균형 인사 현실화 관심
법조계 “文정권 인사 실패 반면교사 삼아야”
  • 등록 2022-06-07 오후 5:36:29

    수정 2022-06-07 오후 9:51:22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 직속으로 공직자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조직인 인사정보관리단(관리단)이 공식 출범한 가운데, 비(非)검찰·행정고시 출신 박행열 초대 단장이 ‘검찰의 권력 장악’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와 함께 박 단장이 객관성·공정성을 담보한 인사 시스템을 구축하며 관리단을 연착륙 시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5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무부는 7일 관보를 통해 관리단 신설을 포함한 ‘법무부와 그 소속 기관 직제 일부 개정령’(대통령령) 시행을 공고했다. 기존에 인사혁신처장이 대통령 비서실장에게만 위임하던 인사 정보의 수집·관리 권한을 법무부 장관에게도 위탁한다는 내용이다. 관리단은 20명 규모로 단장 1명과 검사 3명, 경정급 경찰 2명과 중앙행정기관 소속 공무원 등이 참여한다.

그동안 관리단 설치는 입법 예고 단계부터 법무부를 무소불위의 권력 기관으로 만드는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 한 장관이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데다 검찰을 지휘·감독하는 법무부에 인사 검증 기능까지 추가하면 검증 자료가 향후 수사에 활용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아울러 인사 검증 업무 프로세스에 검찰 출신 인사들이 대거 포진했다는 점에서도 검찰 편중 인사 우려가 나왔다.
박행열 초대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장 (사진=법무부)
이 같은 상황에서 비검찰 행정고시 출신인 박 단장이 한 장관 등 검찰 출신들로부터 어떠한 간섭도 받지 않고 객관적인 인사 검증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즉 한 장관으로 대표되는 검찰 세력으로부터의 거리 두기 성공 여부가 관리단의 성패로 직결될 전망이다.

박 단장은 43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중앙인사위원회, 중앙공무원교육원 등을 거쳤으며 이명박 정부 당시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에 파견돼 대통령 의전비서관실 행정관 등을 역임했다. 이후 인사혁신처 기획조정관실을 거쳐 문재인 정부에서는 인사혁신처 인사혁신기획과장을 역임한 인사 행정 전문가로, 검찰과는 전혀 접점이 없는 인물이다.

박 단장이 호남 출신인 것도 주목할 만하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서울대 출신, 50대, 남성’에 편중된 인사를 단행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후 여성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불러들이는 등 성비 불균형 개선에 나섰지만, 호남 출신 인사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정부 공직자 인사 검증을 총괄하는 관리단장에 호남 출신을 기용해 지역 균형을 꾀한 것 아니냐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아울러 관리단은 한 장관에게 중간 보고를 하지 않고, 차이니스 월(Chinese Wall)을 통해 부서 간 정보 교류를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과 전혀 인연이 없는 인사 전문가를 발탁함으로써 일단 검찰 장악 논란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인사 업무는 높은 전문성과 특유의 경험이 요구되는 만큼 수사 전문인 한 장관이 사적인 목적을 갖고 박 단장의 업무에 개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관측했다.

관리단 사무실도 물리적으로 분리했다.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법무부 건물이 아닌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 별관을 쓰기로 했다. 과거 인사 검증 업무를 하던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 산하 인사검증팀이 쓰던 사무실이다. 관리단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법무부 등 타 부서와의 정보 공유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사례를 참고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공수처가 입주한 정부과천청사 5동은 행정부가 관리하는 공간이라 출범 이전부터 공수처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는 입지라는 논란이 제기됐다. 게다가 별도 지하 주차장이나 출입구가 없어 보안이 지켜지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단 관리단의 첫 과제는 첫 검증 대상으로 거론되는 차기 경찰청장 인선 작업이다. 내달 23일 임기가 만료되는 김창룡 경찰청장 후임 인선을 원만하게 마무리할 수 있느냐 여부가 관리단 연착륙의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권은 부적격 논란이 있는 인사도 ‘검찰 개혁 적임자’라는 명분으로 임명을 강행했고 결국은 연이은 인사 실패로 민심의 역풍을 불러왔다”며 “윤석열 정권 역시 이를 반면교사 삼아 인사의 객관성과 공정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인사 참사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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