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은행연합회장 “은행의 데이터 경쟁력 강화 위해 규제완화해야”

27일 온라인 기자간담회 개최
넷플릭스 성공사례 빗대 데이터 활용 강조
“마이데이터에서도 은행은 불리”
은행의 디지털화에 따른 사이버 리스크 대응 필요
  • 등록 2022-01-26 오후 4:42:20

    수정 2022-01-26 오후 9:12:51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은행은 금융·비금융서비스 융합을 통해 ‘금융의 넷플릭스’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은행권도 넷플릭스처럼 고객 데이터를 자유롭게 활용해야 고객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한 규제 개선이 차기 정부에서 필요합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2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대선 후보들이 금융산업 자체를 육성하기 위한 공약을 많이 내주기 바란다”며 “금융산업은 많은 청년이 희망하는 고급 일자리를 창출하는 산업이다. 다른 산업분야와 마찬가지로 자유로운 경영환경과 다양한 지원 정책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3월말로 예정된 코로나19 대출 만기연장 종료 등에 대해서는 “금융위원장의 말처럼 앞으로의 경제나 방역 상황과 은행권의 리스크관리 실태를 종합 검토해 금융당국과 적극 협의하겠다”고 전했다.

특히 김 회장은 급속한 은행의 디지털화로 발생할 수 있는 사이버 리스크에도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메터버스나 가상자산업 등 기존에 없던 서비스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핀테크 등과의 협업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외부 리스크가 은행으로 전이될 수도 있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광수 은행연합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2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진행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차기 정부에 금융산업 자체를 육성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줄 것을 주문했다. (사진= 은행연합회)


-취임 1년이 조금 넘었다. 은행연합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이룬 성과가 있다면.

△은행권이 디지털 전환을 위해 노력한 일들이 이제 조금씩 성과를 보이고 있는 듯 해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 은행의 비금융 진출이나 자회사간 정보공유를 제약하는 규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장했다. 최근 금융당국도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로의 전환지원을 언급하면서 규제완환 필요성을 검토했는데 이 과정에서 은행연합회가 조금이나마 역할을 한 것 같다. 또 은행의 자율적 경영기반 조성을 위해서 금융회사 내부통제방안을 마련한 것도 향후 은행업계의 자율적인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차기 정부에 바라는 사항이 있다면.

△금융산업 자체를 육성하기 위한 공약이 많이 보였으면 좋겠다. 금융산업은 많은 청년들이 희망하는 고급 일자리를 비교적 많이 창출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다른 산업분야와 마찬가지로 자유로운 경영환경과 다양한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새 정부는 은행업계의 노력에도 관심을 갖고 다양한 규제완화나 지원방안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

-은행권의 사상 최대실적이 예상된다. 그만큼 사회환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에 대한 의견은.

△공감한다. 사회가 은행에 요구하는 공공성과 수익성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합리적인 수준과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동안 단순 기부나 1회성 지원처럼 단기적인 활동 위주로 추진하다보니 국민 체감도가 낮았던 측면이 있다. 앞으로는 은행권의 사회공헌활동이 보다 효과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가능하도록 체계화할 필요가 있으며 다양한 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하겠다.

- 은행과 빅테크의 불균형 해소를 위해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하는 규제는 뭐라고 생각하는지.

△은행의 데이터경쟁력 강화를 어렵게 하는 규제의 해소가 우선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기업이 초개인화한 상품을 개발하고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원재료가 결국 데이터다. 은행도 앞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미 보유하고 있는 금융 데이터뿐만 아니라 비금융 데이터까지 확보해서 데이터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이데이터 제도도 비교적 은행에 불리한 상황이다. 은행은 은행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정보인 송금하는 개인적인 동기까지 포함하고 있는 상세한 금융거래정보를 제공해야 하지만, 빅테크는 상거래 정보는 대분류만, 그나마도 ‘기타’로 처리해서 제공되고 있어서 은행 입장에선 사실상 의미있는 정보를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밝힌 금융회사의 겸영·부수업무 완화 의지를 실현하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은행의 겸영업무와 관련해서는 신탁·일임 등과 같이 각종 자산관리업무에 대한 제한을 대폭 완화하고 가상자산업도 겸영업무에 추가하는 등 은행의 종합자산관리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지속 건의할 계획이다. 부수업무의 경우 여수신 등 은행의 고유업무와 연관성 판단기준을 완화하고 은행의 핀테크나 생활서비스에 대한 투자가 가능토록 비금융회사에 대한 15% 출자제한도 완화해야 한다.

-은행연합회 내에 인터넷은행 관련조직 구성 및 이사회 참여 계획은 없는지.

△최근 신설한 디지털금융 담당 조직을 중심으로 인터넷은행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 이사회 구성 변경을 위해서는 연합회 정관개정이 필요해 다른 회원은행 및 주무관청 등과 함께 검토 중이다.

-기존 은행그룹의 인터넷은행 신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현재 입장은 어떠한가.

△인터넷은행은 결국 고객편의 제고를 위해 도입한 것이다. 따라서 기존 은행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허용 역시 고객 편의 측면에서 필요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달라. 기존 은행이 타깃 고객층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해서 제공할 수 있도록 사업 전략상 별도의 조직을 설립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자 하는 취지로 이해달라.

-은행점포 폐쇄 확산과 관련해 은행연합회가 꾸린 TF활동 진전상황은.

△오프라인 점포 개수가 줄어드는 추세는 불가피한 것이라고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인터넷은행의 등장으로 은행 서비스의 비대면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과도하게 인위적으로 점포 폐쇄를 억제하기보다는 창구 주요 이용객을 파악해 맞춤형 전략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 모바일 금융거래를 어려워하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모바일뱅킹 교육용 앱을 활용한 디지털 금융교육을 준비하고 있다. 각종 무인형 점포나 편의점 제휴 점포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은행간 공동점포라든지, 우체국 창구를 제휴하는 방법을 확대하는 방안 등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은행권의 ESG 경영 노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으며 향후 전망은 어떻게 보는지.

△은행권 이사회 내에 ESG 위원회를 설치하고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또 ESG 지배구조와 경영 기반을 마련한 점에 대해서는 매우 높게 평가한다.

은행권은 특히 ESG 관련 전략을 투자와 대출 사업전략에 접목해서 ESG 경영을 더욱 구체화해서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연합회도 다음달 ‘ESG금융 플랫폼’을 구축하고 또 3월경에는 ‘SBTi기반 탄소중립 목표설정 매뉴얼’을 개발해서 은행권이 ESG 경영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은행권에서는 금융시장에 닥쳐 올 위험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당국의 지적처럼 시장을 보수적으로 보고 대손충당금을 적극적으로 쌓고 있다. 대손충당금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우리는 미국과 달리 대손충당금에 더해 대손준비금까지 쌓고 있다. 은행권은 이제 데이터 보안이라든지 개인정보보호 뿐만 아니라 메타버스나 가상자산업 등 기존에 없던 서비스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리스크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핀테크나 이런 부분이 발달하면서 제3자와의 협업모델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예기치 못한 외부적 리스크가 은행권으로 전이되거나 인공지능 활용에 따른 신뢰성이나 공정성 또는 소비자보호 문제 등에 대해서도 비교적 적극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은행의 자산관리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신탁, 일임 등에 대한 규제 완화 계획에 대한 진행상황은 어떤가.

△금융위원회는 작년 하반기에 신탁업 제도개선 TF를 운영해 올해 안에 개선방안을 발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은행권은 전문적인 종합자산관리에 대한 수요 증대를 고려해서 ISA에만 허용되고 있는 투자일임 서비스 제공 범위를 보다 다른 상품에도 확대할 필요에 대해서도 그동안 건의했다. 종합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위해서는 전문가의 자산배분 및 매매가 가능토록 투자일임업에 대한 확대가 필수적인 사항이다.

-당국의 대출규제 여파로 대환대출 사업이 보류됐다. 언제쯤 다시 사업을 착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지.

△현재로서 대환대출 플랫폼이 원활하게 구축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은행에서 신용대출 금리를 산출할 때 거래실적 등을 반영한 자체 신용평가결과를 이용하고 있다. 대환대출 플랫폼을 이용하면 금리산정의 기초정보가 제한되거나 부정확할 수 있어 금리산출의 정확도가 떨어져 플랫폼 이용의 실효성이 그렇게 높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

-대출 비교 서비스에서 금융의 제판(제조와 판매)분리 현상 가속화와 플랫폼의 독과점 문제가 지적되는데 해결책을 말한다면.

△제판분리 문제는 제조사간 경쟁을 유도해서 소비자 편익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판매부문이 독과점화 되지 않고 경쟁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 판매채널간 경쟁이 유지되려면 기존 은행들도 충분한 플랫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기울어진 운동장 규제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

-남은 임기동안 꼭 이루고 싶은 과제가 있다면.

△꼭 달성하고 싶은 과제를 하나만 꼽으라면 은행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넷플릭스는 단순히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보유하고 있어서뿐만 아니라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고 또 가장 트렌디한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은행도 데이터 경쟁력을 강화해야 초개인화된 고객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하고 미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아직까지는 여러 제도상 우리 은행권의 데이터 경쟁력 강화를 제약하는 규제가 많은데 임기 중에 이를 최대한 개선하는데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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