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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저금리 日…“통화정책 변곡점 가까워져”
스위스는 일본, 유럽중앙은행(ECB)과 더불어 거의 유일하게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해온 국가다. 하지만 스위스 중앙은행(SNB)은 지난 16일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기준금리를 -0.75%에서 -0.25%로 ‘깜짝’ 인상했다. 5월 스위스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대비 2.9%를 기록했다. 이는 약 14년 만에 최고치로, SNB의 목표치인 2%를 4개월 연속 웃돈 것이다.
ECB 역시 7월과 9월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황이다. 이로써 세계 주요 국가들 중 긴축으로 통화정책을 선회하지 않은 곳은 일본밖에 남지 않았다. 이에 CNBC는 “스위스의 금리인상으로 저금리·금융완화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도 변곡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망이 잘못된 평가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시장에선 BOJ가 엔화 약세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으로 소비자 부담이 커지는 것을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일본 국채를 팔아치우는 투자자가 급증하고 있다. 또 이러한 매도세는 엔화 약세를 더욱 부추기며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앞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장에선 이미 엔·달러 환율 140엔을 대비하기 시작했다. 140엔대 중반까지 오르면 물가는 3% 수준으로 뛸 것”이라며 “임금 상승은 이뤄지지 않고 물가만 올라 BOJ는 ‘고통스러온 금리인상’을 해야 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1년내 국채 전량 보유할수도…긴축전환시 시장 큰 충격”
BOJ가 보유한 국채 규모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점도 긴축 전환 가능성을 전망하는 근거로 제시됐다. 최근 BOJ가 보유한 국채 비중이 크게 확대했는데, 더 늘어나기 전에 긴축에 전환해야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량이 늘어날수록 긴축 전환시 이자 부담이 커지고 정부 재정도 악화한다.
이 때문에 BOJ의 국채 보유 비중은 지난달 말 50%를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CE)의 닐 시어링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투자자들의 일본 국채 매도세는 10년물 금리를 BOJ의 상한선까지 밀어 올렸다. BOJ가 6월과 같은 속도로 매입하면 1년 안에 전체 물량을 보유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BOJ가 통화정책을 고수하거나 엔화 가치를 방어할 수 있겠지만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이 긴축으로 돌아설 경우 엔화 가치 급변으로 시장 불안을 야기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 상당한 충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CNBC는 내다봤다.
스위스 Syz은행의 찰스-헨리 몽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대규모 엔캐리 트레이드 회수가 일어날 수 있다. 이는 공포심리를 자극해 주식 매도, 강제적인 달러화 매도로 이어질 수 있다. 미 국채 금리도 급등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역사적으로 현실화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이지만 현재 일본 국채시장 상황은 높은 시장 변동성 측면에선 확실히 위험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