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없는 나랏빚 증가세…재정정상화 더는 못 미룬다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답을 찾다]재정준칙 부재 ②
文정부 확장재정 기조, 국가채무 50% 이상 급증
재정수지 적자 심화, 국가 신용등급 영향도 우려
  • 등록 2022-06-20 오후 5:46:02

    수정 2022-06-20 오후 10:17:22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국내서도 재정준칙의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는 국가채무의 증가세 등 재정건전성 악화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유지했던 확장적 재정 기조와 코로나19 위기 대응으로 재정 지출은 급증했고 이를 충당하기 위해 나랏빚은 크게 늘어난 상태다. 이에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강제화된 법 제도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그래픽=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4월 기준 중앙정부 채무 잔액은 1001조원으로 처음 1000조원을 돌파했다. 국가채무는 중앙정부와 연 1회 산출하는 지방정부까지 더해 집계한다. 올해 2차 추차경정예산(추경)까지 감안한 연말 국가채무는 1068조8000억원으로 GDP의 49.7%까지 늘어나게 된다. 나랏빚이 한해 정부 총생산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의 국가채무는 해외 선진국에 비해 양호한 편이라는 게 확장재정 정책을 주문하는 정치권 등의 논리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일반정부 부채의 GDP 비중은 한국이 48.9%로 미국(134.2%), 독일(68.7%), 일본(259.0%), 영국(102.6%) 등에 비해 월등히 낮은 수준이다. 선진국 평균(123.2%)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문제는 국가채무가 증가하는 속도의 빠르기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기 전인 2016년 국가채무는 626조9000억원이었지만 작년말 967조2000억원으로 340조원 이상 급증했다. 증가율로 치면 54.3%에 달한다. 올해에도 600조원대 본예산을 편성하면서 국채 발행을 늘리면서 국가채무가 100조원 가량 늘어나게 된다.

코로나19 이후 재정 정상화 노력도 미흡한 것으로 분류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2~2023년 국가채무의 연평균 증가율은 3.2%로 OECD 평균(1.8%)보다 1.4%포인트 높다. 미국(2.3%), 일본(1.6%) 등은 우리보다 더 낮다.

GDP대비 국가채무(D2=국가+공공기관 채무) 비율은 2020년 45.4%에서 2023년 52.6%로 7.2%포인트 증가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OECD 평균은 0.3%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OECD 경제 전망에서 발표한 국가채무(D2=국가+공공기관 채무) 비율을 보면 한국은 2020년 45.4%에서 2021년 47.9%로 2.5%포인트 올라갔다. 하지만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 7개국(G7)은 모두 같은 기간 국가채무 비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채무비율을 175.0%로 전년대비 10.5%포인트나 줄였고 대표적으로 나랏빚 비중이 큰 일본 역시 0.4%포인트 감축했다.

재정수지 적자도 점점 심화하고 있다. 올해 4월 기준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는 21조3000억원 적자로 전년동기대비 적자폭이 5조원이나 늘어났다.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 기금을 뺀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다소 개선됐지만 여전히 37조9000억원 마이너스다. 연말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70조4000억원, 관리재정수지 적자 110조8000억원으로 적자 구조가 지속될 전망이다.

재정건전성 악화가 제동 없이 지속된다면 국가채무 급증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는 물론 국가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9일 역대 경제부총리와의 대담 행사에 참석해 “국제 신용평가사들도 그동안 우리 경제 강점으로 평가한 재정건전성에 경계감을 갖고 바라보기 시작했다”며 “기축통화국이 아니면서도 대외개방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과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지출 소요 증가 등을 고려할 때 건전재정 기조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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