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치솟는 배달비 '공시제도'로 해결.."글쎄"

배달비 오름세에 정부 '공시제' 꺼내들었지만
업계 "라이더 부족 등 수급 불안정 원인인데" 답답
"결국 시간이 답"이라면서도 협의체 등 정부역할론도
"배달비 소비의 한 부분…적정 기준 논의 먼저"
  • 등록 2022-01-25 오후 5:23:10

    수정 2022-01-25 오후 9:11:17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배달의민족 배민1에서 배달비 3000원을 책정한 음식점주가 쿠팡이츠나 요기요 익스프레스에서 배달비를 1000원 또는 5000원으로 책정할까요?”

라이더들이 지난 6일 서울시내에서 점심시간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사진=뉴스1)


‘천정부지’로 오르는 음식 배달비에 정부가 이른바 ‘배달비 공시제’ 도입을 꺼내들었지만 관련 업계는 답답한 표정을 지우지 못한다. 배달비 공시제는 지난해부터 급격히 오른 음식 배달비를 잡아보고자 각 배달앱이 소비자들에게 부담하는 배달비를 매달 1회 소비자단체협의회 및 소비자원 홈페이지에 공개하겠다는 것. 배달앱 간 배달비 비교를 통해 가격 경쟁을 유도해 배달비를 낮추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앞선 배달앱 관계자의 말처럼, 실제 배달비 공시제가 배달비 인하 효과를 발휘할지에 대해선 부정적 시각이 많다. 전반적인 배달비 급등의 원인은 현재 급증하고 있는 배달 수요 대비 배달기사(이하 라이더)의 수가 부족하기 때문인데 이같은 수요와 공급 상황은 간과한 채 드러난 현상에만 매달린 ‘겉핥기식’ 대책이라는 지적이다.

우선 배달앱을 운영하는 플랫폼사가 직접 주문·결제·배달까지 제공하는 이른바 ‘단건배달’의 경우 배민1이나 쿠팡이츠, 요기요 익스프레스 등 건당 배달비 기준이 5000원 안팎으로 크게 다르지 않아 정부가 말하는 가격 경쟁이 벌어지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더군다나 각 플랫폼사가 정한 기준 내 실제 소비자가 부담할 배달비를 결정할 권한 또한 플랫폼사가 아닌 각 음식점주에 있다. 가령 음식점주가 배달비 5000원 중 2000원을 부담하겠다고 결정하면 나머지는 소비자가 부담하는 방식인데 배민1이나 쿠팡이츠, 요기요 익스프레스에서 천차만별로 배달비를 책정하겠냐는 반문이 나오기도 한다.

실제로 이데일리 본사가 위치한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1.4㎞ 떨어진 한 해장국집의 배달비를 살펴본 결과 배민1 3000원, 쿠팡이츠 2000원, 요기요 익스프레스 2900원이었고, 3.3㎞ 떨어진 한 파스타집의 경우 배민1은 5000~5500원, 쿠팡이츠는 4500원, 요기요 익스프레스는 5400원으로 대동소이했다.

일각에서 논란이 된 1만원을 넘나드는 배달비의 실체는 무엇일까. 이는 앞서 살핀 ‘단건배달’이 아닌 ‘묶음배달’에서 종종 발생하는 현상이다. 묶음배달은 주문·결제는 플랫폼사가 제공하고 배달은 각 음식점주가 계약을 맺은 배달대행업체가 맡는다. 최근 각 플랫폼사가 상대적으로 서비스 품질이 높은 단건배달 경쟁에 돌입하면서 라이더 확보를 위해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펼치는 등 소위 ‘총알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가뜩이나 자본력·라이더 모두 부족한 묶음배달 배달대행업체들이 이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극단적인 배달비 인상을 꺼내든 것이다. 결국 배달비의 전반적 오름세, 특히 일부 극단적 인상은 모두 라이더 부족에서 출발한 셈이다.

업계 현장에선 “수급이 균형을 맞추기까지 혼선은 불가피하다”면서도 기왕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면 무의미한 배달비 공시제가 아니라 적절한 배달비 기준을 마련할 사회적 합의부터 나서달라고 주문한다. 배달대행업체 한 관계자는 “배달비 평균은 최근 4000원을 웃돌 정도로 이제 소비자들의 소비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세상이 됐지만 최저 또는 상한 등 적절한 배달비에 대한 사회적 기준은 여전히 없다. 막말로 자본만 있다면 이 시장을 다 가져갈 수 있는 실정”이라며 “정부와 플랫폼사, 그리고 배달대행업체까지 협의체와 같은 형태로 적절한 배달비가 얼마인지 기준을 세우는 논의부터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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