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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수원지검 성남지청 박하영 차장검사는 상급자인 박은정 성남지청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성남 FC 후원금 의혹’ 사건 재수사를 못 하게 한 것에 반발해 지난 25일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지청장은 지난 2020년 법무부 감찰담당관 재직 당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중징계를 주도하는 등 대표적인 친정권 검사로 꼽히는 인물이다.
‘성남 FC 후원금 의혹’은 이 후보가 지난 2015~2017년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며 성남 FC 구단주를 맡았을 당시 6개 기업들에서 성남 FC 후원금 및 광고비 명목으로 160억 원을 받고 해당 기업들에 각종 인허가 등 특혜를 제공했다는 것이 골자다.
그런데 박 차장검사가 법무부의 검찰 인사 당일인 지난 25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더 근무를 할 수 있는 다른 방도를 찾으려 노력해 봤지만, 대응도 해 봤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며 사의를 밝히고, 민중가요 ‘사노라면’을 직접 불러 녹음한 파일을 첨부하기도 하면서 의혹이 확산됐다. 이를 두고 검찰 내부에선 해당 사건 재수사를 두고 박 차장검사가 박 지청장과 갈등을 빚어 사표를 낸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며 논란은 증폭됐다.
이와 관련 지난 25일 일부 매체는 박 차장검사가 박 지청장에게 해당 사건 재수사 필요성을 여러 차례 보고했지만 박 지청장은 번번이 재검토를 지시하며 사실상 수사를 방해했다고 보도했다. 그러자 성남지청은 당일 늦은 밤 입장문을 내고 “성남지청은 수사과 수사 기록과 경찰 수사 기록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검토 중”이라며 “수사 종결을 지시했다거나 보완 수사 요구를 막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한 변호사는 “박 차장검사가 유임이 결정된 당일에 갑작스레 사의를 표명한 것은 인사 외에 다른 요인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며 “만약 박 지청장의 수사 종결 지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