팹리스 분사 앞둔 DB하이텍, TSMC 언급하는 이유는[이슈분석]

오는 29일 주주총회 소집…물적분할 안건 상정
입장 번복에도 주가 상승세…"팹리스 분할 불확실성 해소"
소액주주들, '5년 내 비상장' 정관 지적…주총서 표 대결
  • 등록 2023-03-20 오후 6:01:32

    수정 2023-03-20 오후 7:31:37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이달 말 주주총회가 열리는 DB하이텍의 가장 큰 현안은 반도체 설계사업(팹리스)을 담당하는 브랜드사업부를 분사하는 물적분할 안건이다. 소액주주들의 강한 반대 목소리에도 회사 측은 글로벌 1위 업체인 대만 TSMC처럼 몸집을 키우기 위한 수순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일각에선 물적분할 공시 이후 주가가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는 것이 다수 주주들이 물적분할에 결국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DB하이텍 부천캠퍼스 전경. (사진=DB하이텍)
20일 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000990)은 오는 29일 주주총회를 소집하고 팹리스부문 물적분할과 배당, 정관 변경 안건 등을 처리할 예정이다. 회사는 지난 7일 팹리스 사업부를 분사하기로 결정했다. 물적분할을 통해 ‘DB팹리스’(가칭)를 신설하겠다는 것으로, 비주력인 설계사업을 자회사로 떼어내고 사업구조를 개편해 순수 파운드리 기업으로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것이다.

DB하이텍의 벤치마킹 대상은 전세계 파운드리시장에서 1위와 3위를 기록 중인 TSMC와 UMC로 순수 파운드리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게 회사 목표다. 지금처럼 파운드리사업과 팹리스사업을 병행할 경우 파운드리사업 고객사들과의 이해 상충이 발생할 수 있기에 이 같은 가능성을 차단하고 반도체 불황 속 파운드리사업 역량에 집중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재계에선 물적분할 공시 이후 DB하이텍 주가가 급등하는가 하면 주식시장 침체에도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는 양상이 물적분할을 두고 다수 주주들의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회사가 정관 변경안 상정과 주식매수청구권 부여, 배당금 확대 등을 제시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힘을 쏟은 게 주효했다는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물적분할 발표시 주가가 급락하던 경우와는 다르다”며 “팹리스 부문 분할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물적분할이 무조건 나쁘다는 인식은 버려야 한다”고 했다.

이같은 상황은 물적분할을 반대하는 소액주주들의 주장과도 상이하다. 소액주주들이 물적분할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회사 분할 후 신설회사가 상장하면 기존 회사의 기업가치가 하락해 주가가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갈등 소지는 여전히 남아있다. 소액주주연대는 정관 변경 건 중에서 ‘분할된 날로부터 5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상장하고자 하는 경우’라는 문구를 지목하며 물적분할 후 상장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5년이 지난 후에는 상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 아니냐는 논리다. 게다가 앞서 분할 계획을 철회한 후 6개월만에 입장을 번복한 회사 입장에 반발했다.

팹리스가 DB하이텍의 핵심사업이 아니라는 사측 주장에도 팹리스 매출액이 전체 매출의 17%인 만큼 주력사업으로 봐야 하며 분할 이후 사업이 커지면 결국 자금 조달을 위해 상장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소액주주연대는 2대 주주인 국민연금 등을 설득해 분할을 막아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만큼 곧 있을 주총에서의 표 대결이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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