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호 전 청장, 이태원 참사 부실대응 무죄 주장…유가족 "엄벌해야"(종합)

22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1차 공판
당시 112상황관리관· 3팀장도 무죄 주장
유가족, "진상규명해 역사에 남겨야"
  • 등록 2024-04-22 오후 7:01:02

    수정 2024-04-22 오후 7:01:02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10·29 이태원 참사에 부실하게 대응한 혐의로 기소된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이 1차 공판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함께 기소된 류미진 전 서울청 112상황관리관과 정모 전 112상황팀장도 혐의를 부인했다.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기소된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이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던 중 유가족의 항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재판장 권성수)의 심리로 22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된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과 류 전 112상황관리관, 정 전 112상황팀장의 1차 공판에서 피고인들은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김 전 청장은 핼러윈데이에 인파가 밀집해 사고가 날 수 있는 위험성이 예상됐음에도 경찰을 적절하게 배치하지 않고 사고 후에도 필요한 대응 조치를 하지 않는 등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해 사상자 규모를 키운 혐의를 받는다.

이날 김 전 청장 측 변호인은 “결과론에 기초한 과도한 책임주의”라며 혐의를 부정했다. 변호인은 “김 전 청장이 보고받은 내용은 한순간에 여러 명이 몰리는 것이 아니라 3일간 인파가 몰릴 것이라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이 자체로 압사 사고가 날 것이라고 판단하기 어려웠다”며 “이 사고는 현장의 여러 유해 요소가 동시에 발생해 나타났는데 관련 행정기관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월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김 전 청장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당시 사고 소식을 보고받자마자 현장에 나와 최선을 다했으나 보고받은 시점에 이미 너무 늦어 결과적으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도의적 책임감을 갖고 있다”면서도 “사고로 큰 인명 손실이 있었고 피고인이 서울경찰청장이었다는 것만으로는 검찰의 공소제기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같은 혐의를 받는 류 전 서울청 112상황관리관과 정 전 112상황팀장도 검찰 측 주장에 반박했다. 류 전 서울청 112상황관리관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당직 업무를 수행하면서 이 사건 대응이나 사전 대비와는 무관한 인사교육 업무 담당했음에도 과거 관련 업무 경력이 있다고 해서 공동정범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검찰 주장은 논리적 비약이 있다”고 비판했다. 또 “검찰의 주장은 피고인이 무전을 청취하지 않았으며, 만약 정착 근무를 했다면 이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정착 근무를 했더라도 이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정 전 112상황팀장 측 변호인도 “검찰은 무전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 검찰이 소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유가족들은 재판 시작 전 법원으로 출석하는 김 전 청장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일부 유가족은 “내 새끼 살려내”라고 울부짖으며 바닥에 주저앉았고, 재판을 참관하는 동안에도 눈물을 흘렸다.

이정민 10·29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위원장은 “검찰 1차 수사팀이 이미 기소 의견을 대검찰청에 제시했음에도 대검에서는 특별한 이유 없이 다시 2기 수사팀을 꾸려서 불기소 의견을 냈다”며 “대검에서는 검찰 내에 의견이 분분하다는 이유로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그냥 흘려보냈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김광호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159명의 젊은이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다”며 “분명하게 밝혀서 역사에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22일 오후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기소된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의 첫 공판이 열리는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이태원 유가족들이 김 전 청장을 규탄하며 오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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