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진 해양경찰청 해양오염방제국 국장과 김희 포스코 생산기술전략실 생산기술기획그룹장은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서울코엑스에서 ‘다시 쓰는 우리의 이야기(Reboot your story)를 주제로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W페스타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두 사람은 방송인 이금희가 모더레이터로 나선 챕터2 ‘도전 : 위대한 첫발’에서 ‘여성 1호’란 수식어를 얻기까지의 치열했던 삶과 이를 이겨낸 과정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들이 따낸 열매는 값지지만, 이제 여성 타이틀을 과감하게 떼어내고 자신의 성장을 바라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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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오징어 게임’ 속 여성 캐릭터인 ‘한미녀’와 ‘샛별’에 빗대어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감독이 사회에 있는 여자를 스스로 모든 걸 해결하려는 여성 캐릭터(샛별)과 주변 모든 것에 도움을 받는 여성 캐릭터(한미녀) 크게 두 부류로 보고 만든 것 같았다”며 “초반의 난 샛별과 같았지만 그렇게 살 필요가 없었다. 세상이 많이 변했고, 1호, 2호 자체가 진부하고 여성성, 남성성을 강요하는 사회도 아니라 자연스러운 게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젠 조직문화도 변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해양경찰에서 여성 비중은 10%, 공무직에선 24% 수준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이제 채용 시에도 성별을 떠나 한사람으로서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 잠재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국장은 “68년 만에 첫 여성 국장인 것은 맞지만 왜 없었을까를 생각해보면 키워지지 않은 면도 있고, 해양이 몸으로 일하다보니 남성 위주의 직업이란 선입견도 있었을 것”이라며 “이젠 성별을 떠나 개인 역량과 성장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김 그룹장은 “입사 시 여성이 아무도 없어서 ‘내가 여성이었나?’ 생각이 들 정도로 대접받는 느낌이 들었다. 24살에 안전모를 쓰고 다니지만 저 여성을 어떻게 할 건지 고민이 있었다고 본다”며 “그들을 이해하며 접근했고 목표 지향적인 남성성이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 나도 남성화돼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도 했지만 결국 김희 만의 캐릭터를 갖는 게 좋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에 대한 열정이 성별을 떠나 ‘마음의 변화’를 불러왔다고 전했다. 김 그룹장은 “남녀보다 일을 열심히 했을 때 사람들에게서 마음의 변화가 생겼다. 나를 바라보는 눈이 ‘남녀’가 아니라 ‘우리 공장장님’이 되더라”며 “공장에서 개인적인 노력도 있었지만 남성으로서의 조직력이 주는 힘도 있었고, 공장장으로 인정받으면 앞뒤를 안보고 함께 할 수 있는 든든한 사람이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