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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번 로드맵은 ‘누구나 안심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중대재해 감축을 위한 종합대책이다.
우리나라의 중대재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4위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산재 사고사망자는 828명, 사망자 수의 1만 배를 전체 근로자 수로 나눈 만인율은 0.43(퍼밀리아드)이다. 특히 최근 2년간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개정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처벌을 강화했지만, 만인율은 8년째 0.4~0.5 수준에서 정체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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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목표는 사실 문재인 정부의 목표와 같다. 문재인 정부도 2018년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500명대의 감축 목표를 제시했지만 실패했다. 현 정부는 기존의 규제와 처벌 중심 정책 방향이 옳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1220개 조항에 이르는 산업안전 법령은 기업이 기준을 맞추는 데 급급하게 만들었고, 산업안전 감독도 적발과 처벌을 중점에 두다 보니 같은 기업에서 사고가 재발하는 등 효과도 미미했다는 것이다.
2025년까지 위험성 평가 의무화…“자율규제 예방 체계 마련”
이에 정부는 산재 감축의 패러다임을 규제와 처벌 중심에서 기업의 자율규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기업 내 사고 위험은 기업 스스로 가장 잘 알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기업이 자율적인 규제 예방 체계를 마련하도록 하기 위해 정부가 활용할 방법은 위험성 평가다.
위험성 평가는 정부가 제시하는 하위규범과 지침을 토대로 노사가 함께 사업장 특성에 맞는 자체 규범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평상시에는 노사가 참여하는 위험성평가를 통해 사업장 내 유해·위험요인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제거해 안전을 관리하게 된다.
이 장관은 “위험성평가는 산업안전보건분야의 국제적 메가트렌드이자 자기규율 예방체계의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수단”이라며 “위험성평가를 ‘핵심 위험요인’ 발굴·개선과 ‘재발 방지’ 중심으로 운영하고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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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계 “중대재해처벌법 개선 없으면 실효성 떨어져”
경영계는 정부의 산재 정책 패러다임 전환에 대해서는 환영한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중대재해처벌법 등의 개선 없이 위험성 평가를 의무화하면 규제만 강화될 뿐이라며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위험성 평가의 의무화는 기존 산안법과의 중복규제 정비, 산업현장 인프라 구축, 자의적 법집행 방지를 위한 명확한 기준 마련, 감독관의 전문성 확보 등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또 다른 규제에 불과할 뿐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정식 장관은 “2024년 1월부터 5~50인 미만 사업장까지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는데, 그 전에 위험성 평가 중심의 패러다임 전환이 내실화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중대재해법과 산업안전보건법 등도 개정할 것이고 상반기 내 TF를 구성해 하반기 정기 국회에서 개정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이어 이번 로드맵이 기업 봐주기 아니냐는 질의에 “문재인 정부 때 없어졌던 근로감독관에 의한 사전 예방적 작업중지권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또 노사참여와 협력에 기초한 위험성평가는 수사, 기소, 재판하는 과정에서도 반영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