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으로 빈곤 극복했으면”…`말라위판 EBS` 만든 한국인[따전소]

■인터뷰-'희망친구 기아대책' 소속 김영은 간사
아프리카 말라위서 3년간 교육 프로젝트 담당
학생 2000여 명에 태양광 라디오 보급
614종 교육 콘텐츠 만들어 교육 방송 송출
“말라위 정부, 교육프로그램 전국 활용 제안도”
  • 등록 2024-05-29 오후 3:54:26

    수정 2024-05-29 오후 7:22:51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아프리카 현지에서 코로나에 걸릴 줄은 저도 몰랐죠. 그래도 회복했는데 그게 뭐 대수인가요. 더 어려운 상황인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게 한 것이 뿌듯하죠.”

전 세계가 코로나로 시름하던 2021년 3월, 아프리카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이가 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약 480달러에 불과한 남부 아프리카 내륙의 빈국으로 꼽히는 말라위로 말이다.

주인공은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희망친구 기아대책의 국제사업본부 소속 김영은(29) 간사다. 김 간사는 2021년 3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KOICA)과 함께 말라위 데자(Dedza) 지역에서 중·고등 학생(16~19세)을 위한 라디오 교육방송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을 맡았다. 이 사업엔 우리나라처럼 교육이 빈곤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다는 김 간사의 의지가 담겼다.

희망친구 기아대책 국제사업본부 소속 김영은(29)간사와 말라위 현지 학생들. (사진=희망친구 기아대책)
김 간사는 지난 28일 서울 강서구의 희망친구 기아대책 본부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3년간의 소회를 담담하게 밝혔다. 지난주 귀국한 김 간사는 “전기도 잘 들어오지 않고 콜레라 등 전염병이 매년 발생하며 전국의 휴교령이 이뤄지는 등 열악한 환경이었다”면서도 “아이들이 교육을 통해 빈곤을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뛰어다녔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는 말라위 데자 지역의 시범학교 8곳의 학생 2613명에게 라디오를 통해 영어와 과학 등 과목의 교육방송을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말라위 교육 전문 대학 교수진과 협업해 라디오 교육 콘텐츠 614종을 개발했다.

김 간사는 말라위에서 이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한 이유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환경을 꼽았다. 그는 “말라위는 (비교적 자원이 풍부한) 아프리카 대륙의 국가이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광물 지하자원이 없는 열악한 환경”이라면서 “50~60년대 우리나라처럼 가진 것 없는 곳에서 교육을 통해서 빈곤을 없앴듯이, 이 땅을 변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접근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난관은 있었다. 전기가 제대로 보급되지 않아 라디오 방송에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김 간사는 ‘태양광 라디오’를 보급해야겠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태양광 패널이 붙은 라디오는 언제 어디서나 햇빛을 충전하기만 하면 됐기 때문에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혹시나 학생들이 보급받은 태양광 라디오를 되팔 것을 우려해 한화 2000원 정도의 예치금을 받기도 했다.

태양광 라디오를 제공받은 말라위 현지 학생들 모습(사진=희망친구 기아대책)
김 간사는 이 과정에서의 우여곡절도 들려줬다. 라디오 교육 인프라 구축을 위해 라디오 송신소와 스튜디오를 세우고 말라위 통신규제위원회에서 채널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생겼던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의 EBS와 같은 교육방송이 없어서 정부가 라디오 방송국의 성격을 잘 이해하지 못 했다”면서 “뉴스 등 프로그램과 교육 프로그램이 50대 50의 비율로 나갔으면 좋겠다는 정부를 끈질기게 설득해 80(교육)대 20(뉴스 등)의 비율로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그러한 노력은 큰 성과를 내기도 했다. 데자 지역을 중심으로 송출되던 프로그램을 전국 단위로 송출해줄 수 없겠느냐는 말라위 교육 당국의 요청을 받았을 때다. 이는 말라위가 콜레라같은 전염병과 수해 등으로 휴교령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학생들에게 제공될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김 간사는 “제안이 왔을 때 기뻤다”면서 “교육 프로그램을 영어, 과학 외에 확대하자고 했지만, 기획 단계에서 두 과목만으로 계획해 과목을 넓히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했다.

아울러 김 간사는 말라위 현지에서 프로젝트를 함께 담당했던 김성걸 선교사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말라위 현지에서 코로나에 걸렸던 상황에서 챙겨줬던 게 마음에 남는다”면서 “다년간의 교육 사업 경험으로 말라위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현지 사람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섬기시는 선교사님의 모습을 보며 많이 배우고 사업을 진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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