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배터리 추격 본격화…폐배터리·소재 등 공급망 강화

SK이노, 독자 기술 중심 폐배터리 소재 사업 시작
성일하이텍과 재활용 합작법인 국내 설립
자회사 SK온, 니켈 등 광물 확보하며 공급망 확대
美 IRA 계기 삼아 글로벌 시장 경쟁력 확대
  • 등록 2022-12-13 오후 5:07:00

    수정 2022-12-13 오후 8:59:17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이차전지(배터리) 소재와 광물을 중심으로 공급망을 강화하며 시장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감축법(IRA) 시행으로 국내 배터리사에 유리한 시장 환경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인 데다 에너지 대란으로 전기차 시장이 더 빠르게 성장하리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다.

그간 자회사인 SK온이 투자를 통해 글로벌 생산기지 확대에 주력해왔다면 이제는 SK이노베이션도 폐배터리 금속 추출 기술력 등을 앞세워 공급망 강화에 힘을 보태고 나섰다. 향후 SK온 배터리 제조를 담당하고,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소재와 재활용 등을 지원하는 ‘밸류체인’을 완성해 경쟁력을 강화하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성일하이텍과 폐배터리 금속 재활용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시장 선점에 나서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합작법인은 내년 중 설립하며 SK이노베이션이 독자 개발한 수산화리튬 회수기술과 성일하이텍이 보유한 니켈·코발트·망간 회수기술을 결합해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다.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 관련 분야에서 2017년부터 독자 기술을 개발해오며 시장의 관심을 모아왔다. 수명이 다한 리튬이온 배터리에 포함된 리튬을 수산화리튬 형태로 회수하는 내용이다.

SK이노베이션은 해당 기술에 상업화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한 데모플랜트를 지난해 12월 대전 환경과학기술원 내에 준공해 현재까지 가동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성일하이텍과 함께 국내에 첫 번째 상업공장을 2025년 가동을 목표로 건설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독자 기술로 회수한 수산화리튬은 전기차용 배터리에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높은 순도를 가지고 있고 회수율도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투자 환경을 고려해 첫 번째 공장은 한국에 건설하고 향후 적절한 시점에 미국과 유럽 등 해외 공장 증설도 추진할 계획이다.

(왼쪽부터)김현석 SK이노베이션 BMR추진담당, 강동수 SK이노베이션 포트폴리오부문장, 이강명 성일하이텍 대표, 이동석 성일하이텍 부사장(CFO)이 13일 폐배터리 금속 재활용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성일하이텍은 지난 7월 기업공개(IPO)에서 투자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던 이차전지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 기업이다. 독일에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 설립도 추진 중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대규모 습식제련 공장을 통해 리튬이온 배터리 내 코발트·니켈·망간·구리·탄산리튬 등을 회수하고 있다. 성일하이텍은 이번 SK이노베이션과 협력을 바탕으로 최근 배터리 금속 중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가격 상승 폭이 가장 큰 리튬을 회수함으로써 추가적인 수익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온도 니켈 등 광물과 소재 공급망을 강화하며 글로벌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비하고 있다. SK온은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인 에코프로, 중국 전구체 생산기업인 거린메이와 인도네시아 니켈 중간재 생산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슬라웨시주 모로왈리 산업단지에 ‘니켈과 코발트 수산화혼합물’ 생산공장을 짓고 오는 2024년 3분기부터 연간 순수 니켈 3만톤(t)에 해당하는 혼합물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이는 전기차 약 6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또한 SK온은 확보한 니켈과 코발트 수산화혼합물을 토대로 한국에서 황산니켈과 전구체 생산도 고려하고 있다. SK온이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인 한국에서 황산니켈을 조달해 미국에서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투입하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전기차 보조금 요건 충족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SK온은 이들과 니켈뿐만 아니라 배터리의 전구체 등 소재 부문에서 협력도 진행하고 인도네시아 행자야 광산에서 니켈 산화광도 확보할 계획이다. 니켈 산화광은 노천에서 채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채굴 비용 등이 저렴하고 부산물로 코발트를 추가로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SK는 국내 배터리 제조사 중 가장 후발주자로 시장에 진입했지만 빠르게 생산능력을 확대하며 시장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는 세계 시장에서 삼성SDI를 앞서 배터리 사용량 기준 점유율 4~5위를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0월 기준 세계 시장에서 SK온은 배터리 사용량 기준 점유율 5.4%로 5위에 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은 15.1%의 점유율로 3위를, 삼성SDI는 4.0%의 점유율로 6위를 기록했다.

다만, 아직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흑자 달성을 못했다는 점이 약점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해외 공장의 수율(양품 비율)도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고 공급망 강화를 통해 북미 시장에서 IRA 혜택까지 더해지면 내년 1분기 흑자전환 달성 후 이익 확대가 어렵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K온은 내년 1분기 영업이익 흑자전환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미국 IRA 법안에 따라 약 44억 달러(5조7400억원) 규모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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