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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메리츠화재와 롯데손보가 내년 자동차보험료를 각각 최대 2.5%, 평균 2.9% 수준으로 인하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사실상 빅4에 보험료 인하 폭 확대를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별로 구체적인 인하 수치를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 전반적으로는 자동차보험 인하에 공감대를 형성한 데다 내년 1월부터 최대 1%대 보험료 인하를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빅4를 포함한 전체 손해보험업계는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다. ‘1% 인하율’의 영향력이 각사 사정에 따라 달라서다. 자동차보험 점유율이 높은 대형사뿐만 아니라 내부 수익구조상 자동차보험 비중이 높은 중소형사들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요율 산정 작업을 하고 있는 시기라 실제로 굉장히 난감한 상황”이라며 “기본적으로 자동차보험료는 회사들이 자동차나 손해율 관련 요소를 고려해 결정해야 하는 게 맞는데, 정치권 입김이 세다 보니 이를 아예 배제하긴 어렵다”고 토로했다.
계절적 요인·이동량 증가 등에 영향을 받아 손해율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주요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월까지 70%대를 유지하다가 8월 들어 80%대를 돌파했다. 이후 9~10월엔 80% 중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손보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의 적정손해율을 82∼83% 정도로 본다. 이보다 높으면 적자로 추정한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보험사 빅4의 누계 손해율이 77~80%대지만, 9월 들어 손해율이 점점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올해 전체 손해율도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며 “손해율, 정비 수가라는 변수들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구체적인 인하 폭도 논의 중이라 이를 공식적으로 언급하기엔 아주 조심스러운 시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