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온라인플랫폼, 독과점폐해보다 소비자편익 크면 ‘무죄’

[온라인플랫폼 심사지침 수정안 입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 금지행위만 제재
경쟁제한과 ‘효율성 증대’ 효과 비교
시장획정시 ‘경쟁제한 폐해 검토’ 삭제
지배력 판단 시 ‘싱글호밍’도 살피기로
  • 등록 2022-12-19 오후 4:01:39

    수정 2022-12-19 오후 7:38:41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달 말 제정하는 ‘온라인플랫폼 독과점 심사지침’(심사지침)에는 경쟁제한에 따른 폐해보다는 시장 효율성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사진=연합뉴스)
19일 국회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이데일리가 입수한 ‘심사지침 수정안’에는 지침의 적용범위를 시장지배적 플랫폼의 행위(시장지배적지위 남용 금지)로 한정하고 효율성 증대효과를 보강하는 등 업계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제한 효과 등 부당성을 판단하는 법 위반 심사시 경쟁제한 효과와 효율성 증대효과가 동시에 나타난다면 전반적으로 효율성 증대 효과를 살펴보는 심사 방향을 기본 원칙으로 세웠다. 경쟁제한 효과와 효율성 증대효과를 비교 형량한다는 방침이다.

이를테면 A온라인플랫폼 사업자가 경쟁제한행위인 멀티호밍제한, 최혜대우, 자사우대, 끼워팔기 등을 했어도 이 같은 행위로 인한 시장혁신이나 소비자 후생 증대 등 효율성 증대 효과가 더 크다면 위법하지 않은 행위로 판단할 수 있다.

공정위는 심사지침을 통해 효율성 증대효과로 ‘플랫폼은 서로 다른 이용자 집단을 연결해 편익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긍정적 효과를 창출할 수 있고 수요자도 더욱 다양한 상품·서비스를 접할 수 있어 효용이 증가할 수 있다’로 설명했다.

위법성 판단 시 핵심이 되는 시장획정과 시장지배력 판단에 대한 조항도 대폭 수정됐다. 시장획정에선 지난 1월 행정예고했던 심사지침에서 ‘대안적 시장획정 방안을 검토하고 경쟁제한 폐해에 중점을 두고 위법성을 심사하겠다’는 내용을 삭제했다. 대신 ‘동태적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이는 업계의 의견을 대거 수렴한 결과로 풀이된다.

앞서 업계는 시장획정 방식에 대해 “자칫 역동성 있는 시장의 경우 관련시장 획정을 느슨하게 하고 부당성(경쟁제한성) 판단으로 바로 넘어갈 수 있다”며 “관련시장을 획정하기 어렵다면 경쟁제한효과를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공정거래법의 집행을 자제해야 하는데도 보다 적극적으로 공정거래법을 집행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주장해 왔다.

공정위가 온라인 플랫폼업체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등 위법성을 판단할 때 먼저 관련 시장을 설정하고 해당 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 여부를 가리게 된다.

시장지배력 판단 땐 기존 ‘경쟁적 병목현상’을 삭제한 대신 ‘해당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의 범위’ ‘해당 이용자 집단의 플랫폼 의존도’ ‘이용자들의 싱글호밍(사용자가 하나의 플랫폼만 쓰는 것)·멀티호밍 경향’ 등을 살펴보기로 했다.

병목현상은 전통적 PC기반에선 문지기 역할을 하는 온라인 플랫폼에 접속 후 다른 온라인 서비스 영역으로 넘어갔지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 발달한 현재는 우회 접속이 아닌 바로 해당 앱을 클릭해 접속하기 때문에 병목현상이 존재하기 어렵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심사지침 수정안은) 기존 전통적인 플랫폼 규제에 대한 입장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새로운 방향전환이나 좀 더 강경한 규제는 없어 보인다”며 “다만 공정위 내 온라인플랫폼정책과에서 태스크포스(TF)가 출범하면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나 불공정행위를 심사지침이 아닌 새로운 법 제정으로 규제하는 등의 방향 전환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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