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에 '대리처방'해 준 전·현직 야구선수 13명, 모두 혐의 시인

  • 등록 2024-05-20 오후 2:13:22

    수정 2024-05-20 오후 2:13:22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국가대표 야구선수 오재원(39) 씨에게 대리 처방받은 수면제를 전달한 혐의를 받는 전·현직 야구선수 13명에 대한 경찰 조사가 끝났다.

(사진=연합뉴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20일 기자간담회에서 “13명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됐고 대리 처방했다는 사실을 모두 시인했다”고 밝혔다.

오씨가 현역 시절 몸담았던 두산베어스 구단은 지난달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소속 선수 8명이 오씨에게 수면제를 대리 처방해 건넨사실을 신고했다.

이에 대해 조 청장은 “두산 베어스 측에서는 8명을 말했는데 우리가 보니 8명이 전부가 아니었다”라면서 “혹시라도 더 나오는 것이 있는지 들여다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앞서 조 청장은 7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13명에 대한 수사 사실을 알리며 “위력에 의해 할 수 없이 했다면 최종적인 판단에서 참고할 사안”이라면서 “그렇다고 해서 수사 대상에서 제외할 것은 아니고 수사해서 최종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오씨는 지난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하고 2023년 4월에는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약 0.4g을 보관함 혐의를 받는다.

또한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89차례에 걸쳐 지인 9명으로부터 졸피뎀 계열 수면제 ‘스틸녹스정’ 2242정을 수수, 지인 명의를 도용해 스틸녹스정 20정을 매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두산 후배 선수들에게 수면제 대리 처방을 강요했고, 8명이 대리 처방을 받아준 사실이 알려졌다. 이들이 오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 배경에는 폭행과 폭언으로 인한 두려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오씨는 지인이 자신의 마약류 투약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지인의 휴대전화를 망치로 부수고 멱살을 잡는 등 협박한 혐의도 있다.

한편 오재원은 지난 1일 첫 공판기일에서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보복목적 폭행과 협박 혐의는 부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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