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가 '이것'도 해?"···비금융 플랫폼 공들이는 금융권

디지털·플랫폼 강화 전략 만나 ''비금융 플랫폼'' 위상↑
신한銀 배달앱 150만명·KB캐피탈 중고차앱 220만명
"금산분리하면 비금융 경쟁 더 치열···자회사 설립도 可"
  • 등록 2022-12-02 오후 3:47:24

    수정 2022-12-02 오후 3:47:24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국내 금융사들이 금융의 장벽을 넘어 ‘비금융 영역’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바로 ‘디지털’과 ‘플랫폼 강화 전략’을 만나면서다. 그간 빅테크의 성장을 지켜봐 왔고 이미 금융업도 포화된 상태인지라, 새로운 먹거리가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점도 한몫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규제 완화를 선언하면서 비금융 사업 진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사진=픽사베이)
◇ 비금융 플랫폼 ‘땡겨요·KB차차차’ 성과 가시화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캐피탈의 중고차 플랫폼 ‘KB차차차’, 신한은행의 배달앱 ‘땡겨요’ 등 금융사가 운영하는 비금융 플랫폼들 중 성공 사례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배달앱 ‘땡겨요’의 고객 수는 150만명을 돌파했다. 1월(1만8000명)과 비교하면 출시 약 10개월 만에 75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신한은행은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올해 1월 ‘땡겨요’ 서비스를 정식 출시했다.

같은 기간 이용자 참여 조사 핵심성과지표(KPI)인 월간활성이용자수(MAU)도 60만명에 육박했다. 대개 로그인을 하거나 새 게시물을 클릭하는 등 앱 내에서 활동을 할 경우 MAU에 1명으로 집계되기 때문에, 이 수치가 높으면 실제로 앱을 활용하는 이용자 수도 많다는 의미로 통한다.

짧은 기간 내 경쟁이 치열한 배달앱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엔 2%라는 업계 최저 중개수수료가 있다. 배달의민족 등 기존 배달앱의 중개수수료가 10%대인 점을 감안하면, 수수료 측면에서 큰 매력이 있는 셈이다. 또 신한은행 앱 ‘쏠’에서 바로 배달앱 ‘땡겨요’로 이동해 음식 주문을 할 수 있다는 점도 큰 특징 중 하나다. 금융소비자들과 라이더에게 땡겨요 관련 대출, 적금 등을 제공하는 차별화 전략도 펼치고 있다.

땡겨요와 달리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없이, 자체적으로 비금융 플랫폼을 제공하는 곳도 있다. KB캐피탈은 지난 2016년 중고차 거래 플랫폼 ‘KB차차차’를 출시했다.

KB차차차는 KB캐피탈이 보유한 중고차 금융 경험과 KB국민은행의 부동산 시세 노하우를 접목해 중고차 시세를 제공하고 있다. 과거 허위 매물 문제 등으로 일반 사용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중고차 시장의 접근성을 플랫폼을 통해 개선했을 뿐 아니라, 인공지능(AI)·빅데이터를 활용한 시세 제공으로 중고차 시장의 신뢰도도 높였다는 평가다. 현재 가입자 수는 235만명에 이른다.

KB차차차는 중고차 시세 제공에 머무르지 않고 서비스 영역을 점점 넓히고 있다. 지난 2월 자동차 금융 및 자동차 자산 관리에 특화된 KB차차차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서비스인 ‘차테크’를 출시했다. 차테크는 자동차 마이데이터 서비스로, 고객 정보와 차량 정보를 분석해 차량 구매 계획을 돕는다.

플랫폼 서비스가 오프라인 사업으로 연결돼, 인증중고차 판매 전시장도 운영하고 있다. KB캐피탈은 지난 2020년 4월 KB차차차를 통해 ‘KB캐피탈 인증중고차’를 처음 선보인 이후 국내 총 5개 지역에 인증중고차 판매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전시장에선 리스, 장기렌터카 반환 차량 중 5년 이내 종합 검사와 주행 및 성능 테스트를 통과한 차량만을 판매하고 있다.

내년 금산분리 완화…‘비금융 플랫폼’ 판 커진다

땡겨요·KB차차차 등 금융사가 선보인 비금융 플랫폼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자, 다른 금융사들도 비금융 서비스 및 플랫폼에 관심이 큰 상황이다. 금융사들 입장에선 비금융 플랫폼을 활용하면 고객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사업 영토도 빠르게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비금융 사업에서 얻은 데이터를 이용해 연계 금융 상품을 개발하거나 심사 업무 등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금융사 입장에선 금융을 둘러싼 규제 완화 소식도 호재다.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라는 대원칙 아래 시행되던 금산분리를 완화해 주겠다는 금융당국 방침에 따라, 금융 이외 다른 종류의 산업 진출이 용이해질 전망이다.

이에 업계는 빠르면 내년 상반기 금산분리 규제 완화발(發) 신사업 전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사들이 이 시기에 맞춰 발 빠르게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거나, 혁신금융서비스로 영위하던 사업을 떼 내어 자회사로 키울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내년 초 금산분리 규제 완화 관련 개선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한 상황이라, 각 사마다 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내부에선 그동안 금융사들이 쌓아 온 디지털 역량이 확 드러나는 순간이 올 것으로 보고, 다양한 각도에서 비금융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는 사업들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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