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15명의 이은해' 더 있었다

금감원, 고액사망보험 사기 분석
가해자 34명 중 15명 배우자
21명이 가족...내연관계도 8명
피해자 65% 남성...평범한 50대
  • 등록 2022-08-29 오후 12:00:00

    수정 2022-08-29 오후 9:16:11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주부인 A씨는 남편의 사업 실패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자 음료수에 맹독성 농약을 넣어 남편을 살해한 후 4억5000만원의 보험금을 타냈다. A씨는 이후 사치성 소비로 보험금을 탕진하자 재혼 후 남편을 피보험자로 종신보험에 가입하고 음식에 맹독성 농약을 넣어 살해한 뒤 5억3000만원의 보험금을 추가로 편취했다. 2015년에 발생한 농약 연쇄살인이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자녀와 전 아내는 피해자(부친·전 남편)가 사망할 경우 14억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보험계약에 가입했다. 이후 피해자가 물놀이 도중 갯바위에서 미끄러져 익사했다며 보험금을 청구했다. 하지만 수사 결과 이들 모자가 피해자를 바다에 빠뜨린 후 등에 올라타 양팔을 잡고 움직이지 못하게 해 사망케 한 것으로 밝혀졌다. 2017년 모자가 벌인 살인사건이다.

최근 10년 고액 사망보험 사기 가해자 특성.(자료=금융감독원)
사망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사망에 이르게 한 ‘계곡 살인’ 피의자인 이은해(31)씨와 같은 보험사기 가해자가 지난 10년간 15명 더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기 가해자 10명 중 6명은 배우자를 포함한 가족인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은 29일 최근 10년간(2012~2021년) 보험사기로 판결이 확정된 고액(1억원 이상) 사망보험금 관련 사건 31건의 주요 특징을 분석해 발표했다.

31건의 가해자 34명을 분석한 결과 15명(44.1%)이 배우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부모(4명, 11.8%) 등을 포함한 가족이 21명(61.8%)에 달했다. 이밖에 내연관계·지인·채권 관계가 각각 8명(8.8%)이었다.

가해자 직업은 무직·일용직이 26.5%로 가장 많았으며 주부(23.5%)가 뒤를 이었다. 가해자 연령은 60대 이상이 35.5%, 50대 29.0%로 고연령층이 다수를 차지했다. 이어 40대는 19.4%, 30대 12.9%, 20대 3.2% 등의 순이었다. 성비는 여성(51.%)과 남성(48.4%)이 비슷했다.

가해 수법은 흉기·약물(38.7%), 추락사 등 일반 재해사고 위장(22.6%), 차량추돌 등 교통사고 위장(19.4%) 등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 고액 사망보험 사기 피해자 특성.(자료=금융감독원)
피해자는 3분의 2가 남성이었으며 대부분은 50대 평범한 계층이었다. 31건의 피해자 31명을 분석한 결과 남성이 20명(64.5%), 여성 11명(35.5%)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직업은 회사원·주부가 각 22.6%, 서비스업 16.1%, 자영업 9.7% 등이었다. 연령은 60대 이상과 50대가 각각 29.0%로 가장 많았다. 40대 19.4%, 30대 16.1%, 20대 6.5% 등이 뒤를 이었다.

피해자들은 평균 3.4건의 보험계약에 가입돼 있었다. 22.6%는 5건 이상 가입했으며, 최대 20건 가입한 피해자도 있었다. 1건만 가입한 경우도 38.7%에 달했다.

사망에 따른 지급보험금은 평균 7억8000만원이었다. 이번 분석 사건 34건 중 7건(22.6%)은 10억원 이상이 지급됐다. 18건(58.1%)은 5억원 미만의 계약 건이었다.

최근 10년 고액 사망보험 사기 계약 특성.(자료=금융감독원)
피해자들의 평균 월 보험료는 62만원이었다. 20%만 100만원 이상을 납입했다. 보험가입 후 평균 158일(5개월)에 사망사고가 발생했으며, 절반 이상(54.8%)은 계약체결 후 1년 내 사고를 당했다.

금감원은 최근 코로나19 장기화 및 금리·물가 인상 등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하고 있어 사망보험금을 노린 범죄가 증가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금감원은 보험사기 조사 및 예방홍보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보험회사엔 고액 사망보장계약에 대한 인수심사 강화를 주문했다.

금감원은 “보험소비자는 고액의 사망보험금을 노린 범죄는 언제든지 적발된다는 점을 유념하고 사기 의심사례를 알게 되면 금감원이나 보험사 보험사기신고센터에 적극 제보해달라”고 전했다.

본인의 보험가입 내역은 생명보험협회나 손해보험협회 홈페이지 내 ‘내보험찾아줌’ 매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두 협회 중 한 곳에만 조회하면 모든 가입 내역을 한번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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