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지 근처 본가서 자다가 다쳤는데 산재 인정받은 이유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서 다중이용시설 자제 목적 인정”
무단횡단 하다 다친 사례도 인정…“근로자 지적장애인”
근로복지공단, 산재 근로자 1493명 소송 없이 권리구제 받아
  • 등록 2023-03-20 오후 12:41:31

    수정 2023-03-20 오후 12:41:31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출장 업무를 수행한 뒤 인근 고향 집에서 자다가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를 겪은 근로자도 산업재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 나왔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다중 이용시설을 자제하겠다는 목적이었다는 이유에서다.

무단횡단을 하다가 사고가 났는데 근로자가 지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산재로 인정된 사례도 있다.

강순희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사진=근로복지공단 제공)
근로복지공단은 지난해 동안 산재노동자 1493명이 심사청구 제도를 이용해 신속하게 권리구제를 받았다고 21일 밝혔다. 공단은 업무상 재해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한 노동자가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공단에 심사를 청구하면 공정하고 신속한 심의를 통해 권리구제 받을 수 있도록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위원회는 법률·의학·사회보험 분야 외부 전문가 150명으로 구성돼 산재보험급여 관련 처분이 잘못되었을 경우 이를 바로 잡아 공정하게 노동자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고 있다. 법원 소송을 통해 구제받으면 소요되는 시일이 길고 소송비 등이 발생하지만 공단 심사청구는 60일 이내에 그 결과를 빨리 받아 볼 수 있고 비용도 들지 않는다.

위원회는 적극행정 등을 통해 작년에 접수된 심사청구 1만107건 중 산재 노동자 1493명의 권리를 구제했다. 주요 사례로는 출장 중 사적인 영역 및 관리 내에서 재해가 발생했지만, 코로나19에 의한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산재를 인정한 사례가 있다.

출장 업무를 수행 후에 인근의 고향 집으로 가서 숙박하던 A씨는 일산화탄소 가스에 중독되는 사고를 겪었다. 통상적으로 재해자의 사적 영역, 관리·이용 내에서 발생한 것 사고는 산재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위원회에서는 “재해자가 당시 코로나19의 감염 확산에 따라 안전을 위해 다중이용시설을 자제해 본가에서 숙박하겠다고 사전에 보고한 점과 숙박 외 다른 목적이 확인되지 않는 점 등의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사적행위라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업무상 재해로 인정했다.

자동차 전용도로를 무단횡단해 도로교통법을 위반했지만, 개인의 신체적 특성을 고려해 산재로 인정한 사례도 있다. B씨는 자동차전용도로 구간을 무단 횡단하던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도로교통법 위반의 범죄행위를 근거로 산재로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위원회에서는 “재해자는 2급 지적장애인으로, 평소의 출퇴근 경로 및 방법으로 무단횡단을 하는 점 등 재해자 개인의 신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자동차전용도로 구간을 무단으로 횡단하면 안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업무상 재해로 인정했다.

강순희 공단 이사장은 “앞으로도 적극적 행정을 통하여 억울함을 호소하는 산재노동자의 권리구제에 최선을 다해 일하는 삶을 보호하고 노동 생애의 행복을 지켜주는 희망 버팀목 ‘노동복지 허브’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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