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환자에 내시경약 투여해 사망케한 의사들, 실형 면했다

대법원 "지휘감독 지위있다는 사정만으로 책임 단정 못해"
항소심 "의사로서 약물 투여 판단 충분히 할만했다"
  • 등록 2022-12-01 오전 11:46:40

    수정 2022-12-01 오전 11:47:08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전공의 과실로 의료 사고가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업무를 위임한 전문의를 처벌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전경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1일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A씨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금고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에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전공의 B씨는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A씨와 B씨는 지난 2016년 강남세브란스병원에 근무하며 대장암 판정을 받은 80대 환자 C씨에게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장 청결제를 투약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B씨의 보고를 받고 대장정결제 투여를 승인했는데, 이 약은 장폐색 환자에게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어 투여가 금지되는 약물이었다.

이날 상고심 쟁점은 지휘·감독 관계에 있는 다른 의사에게 의료행위를 위임했을 때, 위임받은 의사의 과실로 환자에게 발생한 결과에 대한 책임을 위임한 의사에게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대법원은 “A씨가 B씨를 지휘·감독하는 지위에 있다는 사정만으로 직접 수행하지 않은 장정결제 처방과 장정결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에 관한 설명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단정한 것은 의사의 의료행위 분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제대로 아니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또 “위임받은 의사의 자격, 평소 수행한 업무, 위임 경위와 상황 등 여러 사정에 비춰 의료행위가 위임을 통해 분담할 수 있는 내용이고 실제로도 위임이 있었다면 위임한 의사에게 과실의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1심은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한 투약으로 C씨가 사망했다”며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 A씨에게 금고 10개월을 선고하고 B씨에게는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영상진단보다 임상진단에 더 중점을 둬서 대장 내시경을 즉시 시행했다”며 “약물 투여 결정은 전문가인 의사로서 충분히 그런 판단을 할 만하다고 생각해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령인 피해자가 기저질환이 있고 기력이 쇠했던 상태인 점, 피고인들이 전문직업인이고 B씨의 경우엔 당시 레지던트로 배우는 과정에 있었다”며 “여러 사정을 종합해 실형을 선고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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