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키가 작은 아이들, 사춘기 지연치료와 키 성장 치료를 동시에 진행해야

  • 등록 2022-12-21 오전 11:20:22

    수정 2022-12-21 오전 11:20:22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최모 군.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 만12세 8개월, 키163cm 체중 56kg.

최군은 초등학교 4~5학년 때는 키가 많이 컸으나 6학년이 되면서 키 성장이 둔화돼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뼈나이가 자기 나이보다 1년 이상 많고, 성장판이 많이 닫히고 있기 때문에 성인 예상키가 168㎝로 진단 받았다. 병원에서는 성인 예상키가 평균키보다 작지만 현재는 사춘기 발달이 정상 범위에 있고 키가또래보다 큰 편에 속하기 때문에 사춘기지연치료나 성장치료가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을 들었다.

초등학교 4학년인 이모 양(여). 만10세 2개월. 키143.6cm, 체중 32.2kg

이 학생은 3학년 말부터 사춘기가 시작이 되면서 최근 1년 동안 키가 8cm 컸다고 한다. 병원에서는 정상적인 사춘기 발달과 그에 다른 급성장이 진행되고 있다고 하면서 성인 예상키가 155㎝로 진단을 받았다. 병원에서는 성인 예상키는 작지만 현재 잘 크고 있고, 사춘기 발달도 정상 범위에 있기 때문에 성장호르몬 치료나 사춘기 지연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성인키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는 사춘기이다.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분비되는 성호르몬에 의해 성장판이 닫히기 시작하고, 성장판이 완전히 닫히면 결국 성장이 멈추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인키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는 사춘기 시작 시기와 당시의 키, 그리고 사춘기 급성장기 동안 획득하는 키 이렇게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이 세 가지 요인을 조절해 성인 최종키를 키우기 위한 여러 가지 시도가 있었다. 특히 성인 예상키가 작은 아이들의 원인에 따라 키 성장을 위한 다양한 치료가 시행되고 있다. 성장호르몬이 부족해 키 성장이 부진한 경우 성장호르몬(Growth hormone, GH) 주사치료를 통해 따라잡기 성장을 유도했고, 사춘기가 또래보다 2년 이상 빠른 성조숙증의 경우 성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 효능약제(Gonadotropinrelease hormone agonist, GnRHa)를 사용해 사춘기를 늦추는 치료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인 최종키가 목표키나 평균키에 도달하지 못하는 결과를 내기도 한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성장판의 융합을 가속화하여 성장판이 빨리 닫히게 되면서 키가 크는 기간이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하고, 성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 효능약제 치료는 성장속도를 떨어트렸기 때문에 치료 기간 동안 키 성장이 둔화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효과적으로 목표키나 평균키에 도달할 수 있는 치료 방법에 대해 국내외적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성장치료와 성호르몬억제 치료를 동시에 시행하는 병합치료에 대해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성조숙증 아이들에 대한 치료뿐만 아니라, 사춘기 시기가 정상이지만 성인 예상키가 평균키에 미치지 못하는 아이들을 치료하는 데 있어서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병행치료의 첫 번째 목표는 성장판이 닫히는 시기를 최대한 늦춰서 키가 클 수 있는 기간을 늘려주고, 두 번째 목표는 성장판이 열려있는 동안 최대한 키가 클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외국의 연구 사례에서는 성장호르몬 단독 치료만 했을 때보다 병행 치료를 했을 때, 뼈 나이가 천천히 증가되면서 성인 예상키가 유의하게 늘어났다고 한다.

하이키한의원 박승찬(한의학 박사), 최규희(한방내과 전문의) 성장· 성조숙증 연구팀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한약을 이용하여 키 성장과 사춘기 발달을 늦추는 치료를 병행하여 효과적으로 목표키에 도달할 수 있는 치료법을 연구를 해오고 있다. 박 · 최 연구팀은 2020년에 <성조숙증 아이들을 위한 조경성장탕의 치료 효과>라는 논문을 통해 성조숙증 아이들에게 사춘기 지연치료와 성장치료를 병행한 치료 결과를 국제학술지 “인터그레이티브 메디신 리서치(Integrative Medicine Research)”에 발표한 바 있다.

연구팀은 이번에는 정상적인 사춘기 발달이 있는 아이들 중 성인 예상키가 작은 아이들에게 성장 치료와 사춘기 지연 치료를 병행한 결과를 분석해 발표했다. 분석 대상은 2012년부터 2020년까지 내원한 여아들 중, 내원하기 3~6개월 전에 사춘기가 시작되었고, 한약 치료를 2년 이상 받고, 초경 시기가 확인이 된 여아 34명이 대상이 되었다. 치료를 시작할 때 나이는 평균 만 9세 9개월, 치료를 시작할 때 키는 평균 133.3cm, 체중은 평균 29.2kg 였으며, 성인 예상키는 151±2cm였다.

치료를 시작한 후 평균 36개월 만에 초경을 했으며, 치료 시작부터 초경이 있을 때까지 평균 20cm 키 성장이 있었고, 초경을 할 당시 성인 예상키는 평균 161±2cm가 되었다. 분석 대상 아이들은 평균 1년 이상 사춘기 발달과 초경이 늦춰졌으며, 성인 예상키도 10cm 더 커졌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성장 치료와 사춘기 지연 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한약이 목표키에 도달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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