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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10년 넘게 살아온 김 이병은 지난해 21학번으로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 중국어통번역학과에 입학했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제대로 된 대학 생활도 즐기지 못한 채 김 이병은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1학년을 마친 뒤 지난 9월 군 입대했다. 강원 인제 12사단 GOP에서 근무하던 김 이병은 입대 3개월째 되던 지난달 28일 총상을 입은 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군 당국은 김 이병의 죽음이 극단적 선택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김 죽음을 둘러싸고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김 이병이 손전등을 주우려다 총기 사고가 일어났다는 의혹이 대표적이다. 유가족들은 “사고 전날 아들이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샀고 병영일지에는 암기해야 할 군사용어를 정리하는 등 극단적 선택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김 이병이 재학 중인 한국외대도 총기 사고를 애도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의미로 명예졸업 수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학 관계자는 “고인과 유가족에게 학교가 할 수 있는 위로를 하자는 취지로 (명예졸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최대한 (명예졸업 학위를 수여하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학본부는 유족들과 명예졸업 협의를 마친 상황이며 실무 절차를 밟고 있다. 실무적 절차가 끝나면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 부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명예졸업심의위원회(위원회)가 구성될 예정이다. 위원회가 명예졸업증서 수여 여부를 심의한 뒤 총장이 심의 결과를 토대로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명예졸업자는 한국외대 정규 졸업생에 준하는 대우를 받을 수 있다. 도서관 등 학교 시설 이용이나 소식지를 정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는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미 고인이 된 김 이병은 이런 혜택을 누릴 수 없다. 다만 어렵게 입학한 대학에서 명예졸업을 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조금이나마 유가족에게 위로를 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