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판재류 공급대란은 기우..현실을 보라"

철강업계 "자동차·조선업계, 경제적·현실적 생산계획 마련해야"
  • 등록 2004-11-29 오후 2:53:11

    수정 2004-11-29 오후 2:53:11

[edaily 김병수기자] 기업 입장에서 내년 경영계획을 세우면서 생산계획 등 목표를 끌어올리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설사 목표에 미달하더라도 그 만큼 조직의 긴장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이유는 충분하다. 그러나 비정상적 또는 비경제적인 논리가 개입된 경영목표가 가져오는 폐해는 항상 사회적 비용을 치러왔다는 것도 현실에서는 종종 발생한다. 자동차 및 조선업계가 필요로 하는 판재류 철강을 공급하는 포스코는 그래서 항상 이 점이 고민이다. 그래서 최근 자동차 및 조선업계의 판재류 공급부족 사태 등에 대한 예견에 대해서도 조금은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물론 판재류 공급업체로서 수요처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한다는 전제를 달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및 조선업계가 좀 더 종합적으로, 그리고 현실적으로 경영계획을 마련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도 주문하고 있다. ◇ 자동차 "올해보다 생산량 늘기는 어렵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내년도 전망이라는 것이 시각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 "그러나 자동차 내수가 포화상태라고 보는 것은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결국 수출이 얼마나 더 늘어날 것인가가 관건이지만, 이도 업계의 희망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관계자는 분석했다. 그는 "지금까지 자동차 업계의 상황을 보면 내수가 안되니까 수출에 더욱 드라이브를 걸어왔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내년과 후년 등의 수출을 낙관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이 많이 떨어진 것도 문제거니와 현대차 및 기아차의 해외 생산기지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것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차의 앨라바나 공장과 중국의 공장 등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하면, 당연히 그 지역의 수출 물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 따라서 이 지역들의 수출 물량을 다른 쪽에서 커버해줘야 하는데, 현재로는 동구권을 제외하고는 지역적으로도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동구권 시장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의 기업 이미지가 좋다고는 하는데, 수요가 갑작스럽게 늘거나 미국과 중국의 생산공장 가동에 따라 줄어드는 수출물량을 커버할 정도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그는 올해 국내 완성차 업계가 337만~340만대의 생산물량을 내년에 유지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지만 그 이상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하고 진단했다. 그는 업계에서는 당연히 올해 340만대를 생산했으니 내년엔 350만대 또는 그 이상 하자는 목표를 세우겠지만, 그로 인해 자동차용 강판 수급 대란이 일어날 정도는 아니다고 분석했다. 그는 "내년의 경우 대략적으로 봐서 350만대 수준이라면 수급에는 별 문제가 없고 360만대가 되면 다소 빡빡한 상황"이라면서 "올해보다 내년에 약 10만대가 늘어난다고 가정한다면 약 10만톤 정도가 부족하게 되는데, 이 정도로 수급대란을 얘기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옛 한보철강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내후년부터는 공급과잉 문제를 고민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 조선업계 "중국 변수 등 감안해야" 조선업계의 후판 공급부족 문제에 대해서도 조금은 다른 시각이 존재하고 있다. 현재 2007년까지 조선 수주물량이 확보돼 있는 상황에서 최근의 후판공급 부족 현상은 지난 3~4년간 저가수주한 물량을 가능한 빨리 납품할려고 하는 측면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실, 이 정도 납기단축 자체만으로는 현재같은 수급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데, 여기에 일본 경기가 살아나면서 국내에 들어오던 후판 물량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관계자는 조선업계가 조금은 다른 차원에서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조선업계는 현재 적자생산이 고질화돼 있는데, 결국 생산량을 조절하는 것이 답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관계자는 "조선업계의 경우 생산기술 발전과 대체수요의 증가, 중국의 부상 등으로 당초 조선경기 싸이클을 이미 4~5년 지나쳐 호황을 유지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면서 "우리나라 조선의 경우 95% 이상을 수출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 같은 건조물량이 나올 수 있는 지는 생각해 볼 문제"라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조선업계에서 "중국의 건조수준을 다소 과소평가하면서 중국의 조선업이 빠른 속도로 우리나라를 따라오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우리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라고 강조했다. 즉, 저가 선박의 경우 내줄 수밖에 없는 시장이라고 봐야 하고, 이 경우 우리나라 조선업계의 수주물량도 그 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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