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쏠림, 동반부실 부른다"-금융硏

  • 등록 2006-11-20 오후 3:48:27

    수정 2006-11-20 오후 3:48:27

[이데일리 정태선기자] 금융권의 무분별한 주택담보대출 쏠림현상이 `카드대란`과 같은 금융권의 동반부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0일 `우리나라 금융권의 쏠림현상` 분석보고서를 통해 금융권은 지난 90년대 말부터 주식시장바이코리아 열풍→카드회사들의 과도한 팽창→중소기업대출 러시→은행들의 우량고객 확보 경쟁→주택담보대출 등 일정한 시기에 특정 분야에서 쏠림현상이 나타났고, 이러한 현상은 금융시스템의 불안정성을 심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최근 금융권이 주택담보대출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출혈경쟁을 야기하고 금융시장의 교란을 증폭시키는 등 예전 쏠림현상의 부작용을 다시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은 2002년 88조원에서 2004년말 169억원으로 2배 증가하는 등 지난해부터 쏠림현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외환 제일 씨티 등 외국계 은행들이 앞다퉈 최저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제시한데 이어 토종은행들도 경쟁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 할인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이 기간 부동산 가격은 일시적인 하락기를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지속했다. 주택담보대출과 부동산가격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상승한 것.

반대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일부은행들이 대출회수를 서두르고 부동산 가격이 더욱 하락하는 순환이 나타나고, 부동산시장의 급락 가능성은 그동안 부동산 담보대출에 주력해 온 금융회사의 부실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금융연구원은 지적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의 강경훈 연구원은 "아직 위험수위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부동산가격이 급락할 경우 가계부채 부실문제가 대두될 여지가 높다"고 지적했다. 또 "시중금리나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부동산 종합대책 등이 더해져서 부동산 투매현상이 일어날 경우 시장에서는 과민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의 급증은 가계 부채규모를 크게 늘려 가계의 부채/자산 비율이 2000년 0.38에서 2001년 0.41 2002년 0.48로 계속 증가, 지난해 2분기까지 0.49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주택담보대출 쏠림현상은 이전 카드대란 모습과도 닮았다. 외형을 늘려 수익규모를 키우려고 했던 카드사들의 무분별한 카드대출은 신용불량자를 급속하게 양산, 금융시스템을 위협하는 사태로까지 발전했고 이 과정에서 카드사간 쏠림현상은 위기를 더욱 증폭시키는 역할을 담당했다.

가계부실이 표면화되면서 금융권은 이어 일시에 중소기업대출 등에 눈을 돌렸다. 대출심사도 없이 이뤄진 중소기업대출은 2001년 151조에서 2003년 237조원으로 2년동안 연평균 28% 증가했고, 덩달아 연체율도 2002년 2.5%에서 2004년 3%를 기록했다.

연체율이 높아지고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은행들은 기업들의 옥설을 가리지 않고 돈줄을 죄기 시작했고 중소기업 자금난이 더욱 가중되는 결과를 낳았다. 단기적인 경기변동이 심화됐을 뿐 아니라 성장잠재력 저하현상까지 이어진 것이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우량고객 확보경쟁에도 불이 붙었지만 이러한 `패거리 금융문화`는 적정수익도 확보치 못한채 저금리혜택을 제시하는 경쟁구도를 만들어 자칫 고객이 많을수록 손해를 보는 '승자의 재앙'으로 끝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강연구원은 금융권 쏠림현상의 원인으로 "기관투자자의 투자시야가 지나치게 단기화돼 있고, 조사나 연구기관없이 대형금융사를 좇는 금융사가 많아졌기 때문"이라며 "정책당국이 쏠림현상 완화를 위해 구조적인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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