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끝까지 싸워줘"...친부에 성추행 당한 딸의 마지막 편지

  • 등록 2024-03-03 오후 7:23:09

    수정 2024-03-03 오후 7:23:09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친부에게 강제 추행을 당한 뒤 극단 선택에 이른 딸이 어머니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편지 내용이 공개됐다.

지난달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친족관계에 의한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58)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딸인 B씨가 어렸을 적 가정폭력 등으로 이혼한 A씨는 2022년 1월 당시 21세였던 딸에게 “대학생도 됐으니 밥 먹자”며 만났고,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반항하는 B씨를 때리며 성폭행을 시도했고, B씨가 전한 당시 녹음 파일에는 “아빠, 아빠 딸이잖아. 아빠 딸이니까”라고 애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A씨가 범행을 부인한다는 이유로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혐의가 아닌 강제추행 혐의만 적용됐다.

B씨는 그해 11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1심 재판부는 “범행 내용이 대부분 사실로 인정되고 피해자인 딸이 받은 정신적 충격이 클 뿐 아니라 용서받지도 못했다”면서도 “다른 성범죄 전력이 없고, 술에 취한 상태였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검사와 A씨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2심은 이를 기각했다.

A씨는 항소심 선고 직후 “나는 절대 그런 적이 없다. 이건 재판이 아니라 마녀사냥”이라고 외치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2심 판결에도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했으나 대법원은 상고 내용에 항소심을 뒤집을 만한 사항이 없다고 보고 2심 판결을 확정했다.

친부에게 강제 추행을 당한 뒤 극단 선택에 이른 딸이 어머니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편지 (사진=JTBC 위클리 사건반장 방송 캡처)
B씨 어머니는 3일 JTBC 위클리 사건반장에서 선고 결과에 대해 “형량이 그나마 더 떨어지지 않게 여기까지 죽을 힘을 (다해) 달려왔다”며 “딸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씨가 자신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편지를 공개했다.

B씨는 “2022년 1월 1일 직계존속인 아버지 박ㅇㅇ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 근데 왜 도대체 22년 10월 31일이 되도록 사건에 진전이 없는 걸까”라며 “얼마나 피해자들이 더 가슴 아프고 눈물 흘리고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 할까”라면서 유서 내용을 널리 퍼뜨려달라고 했다.

자신의 어머니에게는 “썩은 동아줄 붙잡고 하루하루 사는 게 버거웠다”며 “나 원망하지 말고 최소한 엄마만큼은 끝까지 싸워달라”고 적었다. 또 “언론에다가 사법부의 불공평함을 널리 퍼뜨려달라”라고 덧붙였다.

B씨 어머니는 “(A씨가 나를) 죽이고도 남을 사람”이라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4년 뒤면 출소할 A씨가 법정 구속될 당시 B씨 어머니에게 “가만두지 않을 거다. 두고 보자”는 말을 남겼기 때문이다.

A씨는 전과 34범으로 알려졌다.

김경수 형사 전문 변호사는 이날 방송에서 “사실 매우 안타까운 게 국민이 생각하는 법 감정과 절차의 속도랑 실제 현실과 실무에 있어서 속도는 많이 차이가 나는 것 같다. 지금 이 사건이 (2021년) 12월 31일이 발생했는데 실제 공소 제기가 (다음 해) 7월에 됐다. 사실 구속 사건도 아님에도 6개월의 검찰 조사까지 다 마치고 공소 제기가 된 거다. 그러면 이게 느리다고 절대 얘기할 수 없다. 만약 당사자가 구속됐다면 그땐 얘기가 달라진다. 구속될 때는 구속 기간이 정해져 있고 그 기간 안에 사건을 종결시켜야 한다. 기타 유사한 사례들에 비해선 당사자가 사망한 경위가 있었기 때문에 (재판부가) 중하게 판단 내려주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변호사는 B씨 어머니에 대해선 “마땅히 보호받기 어렵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통상적으로 접근금지 명령도 실질적으로 그런 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나 여지를 생각보다 좀 좋게 해석한다. 그래서 당해 직면한 문제들이 있어야 한다. 그런 문제 없이 ‘과거에 나한테 그런 협박을 했었다’(라는) 정도 갖고는 재판부에서 쉽게 인정해 주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그게 법의 한계다. 법이 뭔가 사전적으로 대처하는 게 아니라 더군다나 형사법은 사후적으로 문제가 발생한 걸 처벌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모델해도 되겠어~'
  • 우린 가족♥
  • 바비인형
  • 맞고, 깨지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