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장의 덫`..中 전력난 갈수록 심화

경제성장으로 석탄자원 고갈..수요도 급증
세계은행 "GDP 2% 투입해 장기대책 세우라"
  • 등록 2004-05-21 오후 2:09:44

    수정 2004-05-21 오후 2:09:44

[edaily 하정민기자] 세계 경제의 성장엔진 중국에서 고성장의 후유증이 하나 둘씩 나타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경기과열 억제정책에도 불구하고 투자열기가 쉬 가라앉지 않으면서 에너지 부족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전력이 갈수록 부족해짐에 따라 이것이 중국 경제의 걸림돌로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철이 코 앞에 닥친 상황이어서 두려움이 더하다. 중국 정부는 다양한 대책을 내놓으면서도 문제를 본질적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에너지 대란으로 외국 기업들의 중국 투자가 둔화될 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력난 심화.."전기끊겨 숙제도 못해" 차이나데일리는 중국 주요 발전소들의 석탄 재고분이 1~2일 사용분에 불과하며 석탄 부족으로 일부 발전소들이 가동 중단 위험에 빠졌다고 20일 보도했다. 이 와중에 전력 수요는 폭증하고 있어 생산을 늘려도 수요를 감당키 어렵다고 우려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의 에너지담당 국장 슈 딩밍은 "국가 에너지 책임자로서 전력부족 현상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말했다. 그는 제지앙 지방의 한 중학교 학생으로부터 "전기가 끊겨 숙제를 못하고 있다"는 편지까지 받았다면서 일부 지방의 경우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실제 올해 중국에서는 20개가 넘는 성에서 제한 송전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전력난 해결을 위해 발전소를 추가 건설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주 생산원료인 석탄 공급물량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 좀처럼 쉽게 해결될 기미가 없다. 중국은 에너지생산의 절대적인 부분을 화력자원에 의존하고 있다. 석탄부족은 전력공급 위축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올들어 4월까지 중국의 석탄 재고량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9.1% 감소한 9800만톤을 기록했다. 왕 준 에너지담당 부국장은 "전력 생산을 늘리고 있지만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중국의 전력생산 부족분은 5000만메가와트였지만 올해 2만메가와트으로 네 배 급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 "전력수입, 석탄수출 제한" 비상조치 중국 정부는 발전소 건설, 전력수입, 석탄수출 제한, 전력사용요금 인상 등을 단행하며 사태 수습에 애쓰고 있다. 중국은 최근 사상 처음으로 러시아로부터 전력을 수입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북동부 헤이룽장 성의 전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인근에 위치한 러시아 아무르스카야로부터 10년간 장기 전력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헤이룽장 성은 러시아로부터 154억킬로와트(㎾h)의 전력을 10년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예정이다. 석탄수출 할당제도 대폭 강화키로 했다. 중국은 올해 석탄 수출 할당량을 작년보다 2000만톤 줄인 8000만톤으로 제한했다. 석탄수출 시 적용하던 13%의 수출환급금 제도도 대폭 축소하며 수출 억제에 나섰다. 수요를 줄이기 위해 전력요금도 잇따라 인상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올해 초 전력요금을 kWh당 0.008위안으로 인상한 후 최근 또다시 0.014위안으로 상향 조정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여름철 전력공급도 통제할 계획이다. 이미 공문을 내려보내 당정 기관, 군부대, 병원, 금융기관, 교통신호등 등의 운영에 있어 우선 순위를 정하라는 지시도 했다. ◇WB "사태 해결위해 GDP 2% 투입하라" 세계은행은 중국이 전력난을 해결하려면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최소 2%를 투자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세계은행 자말 사기르 에너지수자원 담당국장은 "2010년까지 중국의 연간 성장률이 평균 8%라면 에너지소비 증가율은 이보다 배 가까이 높은 15%가 될 것"이라며 추가 투자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석탄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줄여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사기르 국장은 "화석 연료에만 의존하는 발전시스템에서 벗어나 대체에너지를 찾고 지속가능한 에너지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력 부족현상이 여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소 2006년까지는 전력부족 현상이 완화되지 않을 것이며 중국 업체나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을 곤경에 빠지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보기술(IT) 업체의 경우 불과 몇 시간 전력 공급이 끊겨도 생산에 심각한 차질을 빚기 때문이다. 1979년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후 중국 경제는 25년간 오로지 앞만 보고 숨가쁘게 달려왔다. 세계 경제가 불경기에 시달릴 때도 8~9%의 성장을 달성하며 세계 경제의 원동력이란 찬사도 받았다. 그러나 전력부족은 중국 경제의 앞길에 놓여 있는 고성장의 덫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에너지 대란을 원활히 해결하지 못하면 성장의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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