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해외사채)①코스닥 봇물발행 `후폭풍` 우려

올들어 1조194억 발행 결정..5년만
해외유가증권신고서 제출 앞두고 너도나도 발행
  • 등록 2006-09-08 오후 1:36:44

    수정 2006-09-08 오후 1:51:19

[이데일리 김세형기자] 코스닥 업체들이 거리낌없이 해외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금감원이 해외사채 발행 규제 방침을 밝히면서 너도나도 달려드는 형국이다. 올해 발행 규모는 5년만에 최대. 지난 해부터 급증하기 시작한 해외사채가 주식으로 전환, 주식시장에 유통될 경우 코스닥은 상시적인 물량 부담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또 업체 대부분이 우량하지 못한 터라, 상환에 따른 자금 압박도 우려된다. 이에 코스닥 상장사의 해외사채 문제를 긴급점검한다. - 편집자주

코스닥시장 상장법인들의 해외사채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5년만에 전체 발행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6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7일까지 코스닥 상장사들의 해외 전환사채(CB)와 해외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결정 규모가 158개사에 걸쳐 1조194억원에 달했다.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01년 1조4360억원어치가 발행된 이후 5년만이다.

올해 발행 결정 규모는 작년보다도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코스닥시장에서는 124개사가 7514억원 상당의 해외사채를 발행했다. 아직 연말까지 3개월여의 시간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정총액은 이미 작년보다 35.7%나 많고 업체수도 지난해보다 27.4% 확대됐다.

◇규제강화 되기전에 너도나도 해외사채 발행

이처럼 올해 코스닥 상장사들의 해외사채 발행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규제강화 움직임이 큰 영향을 미쳤다. 금감원은 올초부터 소위 무늬만 외자유치인 해외사채 발행을 규제하겠다고 팔을 걷어부쳤다.

해외사채의 경우 공모 형식을 띠나 사실상 단기간 시세 차익을 노리는 외국계펀드가 인수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더욱이 이러한 단기자금이 장기성격의 '외자유치'로 홍보되기도 했다.

특히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할 필요가 없어 이면계약이나 자금의 사용 내역 등도 밝힐 필요가 없는 등 손쉬운 자금조달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공공연하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지난 4월 해외사채 상당수가 짧은 시일안에 주식시장에 풀리면서 원래 취지인 외자 도입과는 거리가 있고, 발행 과정에서 대차거래 등 편법에 따른 피해도 있을 수 있다고 보고 해외증권발행 관련 규제 강화 방침을 밝혔다.

1년 이내에 국내에 유입될 수 있다면 유가증권신고서를 내도록 한다는 게 골자다.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하도록 할 경우 발행 조건과 자금의 사용 계획을 매우 상세하게 밝혀야 한다. 때문에 제도가 시행에 들어갈 경우 해외사채 발행이 상당수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당초 시행 시기는 지난 7월 정도로 예상돼 왔다. 이로 인해 지난해 급증했던 해외사채 발행은 올들어 더욱 확대되는 양상이었다. 특히 지난달 금감원이 시행 시기를 8월로 예고하면서 더욱 큰 폭으로 늘었다. 이달 들어 7일까지 단 5일간 18개사나 해외사채 발행을 결의했다. 지난해 9월 한달간의 13개사를 이미 넘어섰다. 올 8월 한달간 18개사와도 동일한 숫자다.

◇해외사채 급증..후유증 우려

해외사채 급증은 후유증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발행된 사채 대부분이 1개월후 주식으로 바꾸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올 연말이나 내년초 코스닥 시장의 물량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도 있다는 지적이다.

또 사채권자가 발행뒤 1년이 지나면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을 감안할 때 내년에는 코스닥 업체들이 연중 내내 사채권자들의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001년 발행됐던 해외발행을 포함한 사채 만기가 돌아오면서 2004년에 벤처 대란이 일어났던 만큼 그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정부는 당시 이를 막기 위해 자금과 세제 지원에 나선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당수 발행기업들이 우량하지 못한 처지에서 해외사채를 발행하고 있다"며 "물량 부담과 함께 자금 압박을 동시에 받을 수 있고, 심할 경우엔 사채권자에 의해 M&A(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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