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亂 극복한다)②도요타의 `천리안(千里眼)`

"오늘의 도요타 되기까지 빚진 것 많아"
철강업체·소비자에 부담 전가 "No"
철강 부품 줄이고, 공정과정서 원자재 낭비 없애
`부담 전가` 먹이사슬 끊는 `창의적 대응` 돋보여
  • 등록 2008-03-07 오전 11:30:30

    수정 2008-03-07 오전 11:41:30

[이데일리 김국헌기자] "원자재값이 아무리 올라도 소비자에게 떠넘기지 않겠다."

세계 1위 자동차 제조업체로 인정받기 위해 끊임없는 담금질의 시간을 보낸 도요타 자동차의 선언이다. 

세계적인 원자재 대란에 대응하는 도요타자동차에서 돋보이는 건 `긴 안목 아래 창의적 대응`이다.

대부분의 기업이 납품업체나 소비자들에게 원가부담을 전가하는, 근시안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도요타는 확실히 다르다. 긴 안목을 갖고 창의적인 대응을 하고 있는 것. 

원자재 가격이 고공비행하면서, 관련업체들이 가장 먼저 선택한 방법은 제품 가격 인상.
 
밀값이 오르면, 밀 생산업체는 제과업체에 인상분을 전가하고, 제과업체는 이것을 다시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는 것이 그동안 원자재난 해결책이었다.

자동차업체들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지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철광석 뿐만 아니라 구리, 알루미늄, 정유화학제품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다.

도요타도 자동차 한 대당 생산비용이 46만원 정도가 추가됐다. 특히 최근 철광석 공급가 인상으로 올해 한 대당 생산비용에 추가로 19만원이 더해질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도요타라고 별 뾰족한 수가 있을리 없다.

그러나 도요타는 다르다.
 
`부담 전가`가 아니라 `기술과 협력`으로 일시적인 원자재난을 극복하고, 장기적으로 소비자와 협력업체의 마음을 사겠다고 나섰다.  

도요타가 찾아낸 묘책은 자동차 철강 부품수를 줄이는 것, 또 공정 과정에서 낭비를 최소화하는 전략이다. 

도요타의 니이미 아쓰시 이사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이미 몇 년간 철강 부품 비중을 약 600종에서 500종으로 줄여왔다"며 "가볍고 강한 고장력강(鋼)을 (자동차 부품에) 널리 응용할 수 있어서 일반 철강 사용을 좀 더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고급 세단 브랜드 `크라운`을 생산할 때 세부 공정을 조정해 철강재 낭비를 줄였다. 자동차 공정 과정에서 크랭크축 틀에 철강을 붓기 전에 틀 모양에 맞게 다듬는 과정을 추가해, 버리는 철강재 비율을 30%에서 16%로 낮췄다.
 
도요타가 부담 전가의 먹이사슬에서 벗어나 창의적으로 원자재난에 대응할 수 있었던 힘은 `긴 안목`이다.
 
도요타 경영진은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당분간 자동차 판매가격을 올리지 않고 참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철광석 생산업체를 돌아본 결과 `철광석 공급 부족 상황은 일시적`이라고 파악했다. 일본과 북미 시장의 전망도 불투명해 판매가를 인상하는 것이 섣부른 결정이 될 수 있다는 결론에도 이르렀다. 

도요타 경영진의 목소리는 납품업체에 부담을 전가하는 데 급급한 근시안적 경영관에 결코 가볍지 않은 교훈을 준다.

니이미 이사는 지난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도요타의 현재는 철강업체에게 많은 것을 빚지고 있다"며 "철강업체와 협력을 통해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직접 흡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원자재亂 극복한다)①삿포로맥주 `아주 특별한` 발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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