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정맥류처럼 외음부에도 정맥류 생길 수 있다

임신 여성에서 생겨 출산 후 점차 소멸 … 지속되면 혈관치료 필요
  • 등록 2023-03-17 오전 10:13:11

    수정 2023-03-17 오전 10:13:11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다리에 울퉁불퉁하게 혈관이 튀어나온 하지정맥류는 이제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 항문의 정맥류는 치질, 고환에서 나가는 정맥에 역류가 생기면 정계정맥류다.

뇌혈관에는 정맥류가 거의 없으며, 뇌동맥 일부가 약해져서 그 부분이 풍선이나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것을 뇌동맥류라고 한다. 그러나 외음부에도 정맥류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외음부정맥류(vulvar varicose veins)는 대개 임신한 여성에서 나타난다. 임신으로 인해 혈액량이 증가하고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등 여성호르몬 수치가 변하면서 혈관의 평활근이 이완돼 혈관이 과도하게 확장되면서 생기는 게 일반적이다.

허벅지 안쪽이나 회음부 부근에 묵직한 불편감과 이물감을 느낄 수 있고 경우에 따라 허리통증이 동반될 수 있다. 증상이 심하면 두꺼워진 정맥이 라면 면발처럼 꼬불거리는 모양으로 불거져 나온 게 된다. 하지정맥류는 흔히 사타구니에 있는 대복재정맥 판막 부전에 의해 유발되지만, 외음부 정맥류는 자궁 근처 깊은 곳의 외음부정맥 판막 부전에 의해 나타난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임신 중 골반 부위로 가는 혈류량은 증가하는 데 반해 하체 또는 외음부에서 심장으로 가는 혈류가 느려지기 때문에 혈액이 외음부에 고임으로써 외음부 정맥류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외음부정맥류는 드물고, 발병했다 해도 대부분 경증이다. 그러나 심한 경우에는 확장된 혈관이 부풀어 오르고, 푸르스름하게 보이며, 울퉁불퉁해진다. 운동량이 많거나, 성관계를 갖거나, 장시간 서 있으면 이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심영기 원장은 “평소 정맥판막이 약한 사람이 임신을 하게 되면 외음부정맥류가 나타나기 쉬운데, 하지정맥류를 경험한 여성의 5%에서 외음부정맥류가 발생한다”며 “선천적으로 혈관이 약하거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 임신을 하게 되면 혈액순환 이상과 여성호르몬 수치 변화로 외음부정맥류가 일어나기 쉽다”고 설명했다. 또 임신 횟수가 많을수록, 임신 후반기에 접어들수록 외음부정맥류가 더 잘 생긴다.

임신 중 외음부정맥류는 임신 2~3기 쯤 발생해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지다가 출산 후 6주부터 점차 사라진다. 이 때문에 질식 분만이 방해받지도 않는다. 외음부정맥류는 혈류량이 적어서 분만 중 출혈이 나더라도 비교적 쉽게 조절할 수 있다.

심 원장은 “외견상 심하게 외음부정맥이 튀어나온 경우 음부출혈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부부 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도 있어 전문의로부터 초음파검사를 통해 진단받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출산 후에도 증상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출산 후 100일 정도 지나 혈관치료가 필요한지 숙고해봐야 한다. 피부 위로 손가락 굵기 이상의 혈관이 돌출되는 경우에도 치료를 받는 게 좋다. 혈관 확장이 심한 경우 출산 후에도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을 수 있으며 혈관이 터져 출혈이 일어날 수도 있다.

외음부정맥류 치료법으로는 초음파 유도 혈관경화요법, 레이저치료, 정맥절제술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통풍이 잘 되고 골반을 압박하지 않는 의류를 착용하되, 하지는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착용해 정맥류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게 권장된다. 음식을 짜게 먹으면 체내 수분량이 증가해 정맥압을 높일 수 있으므로 저염식을 유지한다.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할 때는 다리를 심장 위치보다 높게 해 혈액순환 촉진에 도움이 되도록 한다. 샤워는 아침보다 저녁에 하는 게 정맥혈 순환에 유리하며, 매일 30분 정도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임신 중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외음부를 냉찜질해주면 불편감을 더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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