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증시결산)⑧"주식펀드 웃고, 채권펀드 울상"

주식형펀드, 성장형 수익률 57% 달해..가치주·배당주 두각
채권형펀드, 연초대비 평균 수익률은 1.78%에 그쳐..금리상승 영향
  • 등록 2005-12-28 오후 1:02:01

    수정 2005-12-28 오후 12:56:31

[이데일리 조진형기자] 2005년 주식시장에서 가장 쏠쏠한 이익을 거둔 투자자들을 꼽으라면 단연 '펀드투자자'다.

바이오와 엔터테인먼트 등의 테마주가 올해 두 배 이상의 수익률을 거뒀다지만 황우석 쇼크와 분식회계 등으로 연말이 편하지 않다. 반면 마음 고생 없이 평균 50%에 육박하는 수익을 거둔 펀드투자자들은 연말을 따뜻하게 보내고 있다.

올해 주식형펀드에 새로 가입한 투자자들만 400만명에 달하고, 1000만 계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우리나라 두 가구 가운데 한 가구는 주식형펀드에 투자하고 있다는 의미다. 바야흐로 '펀드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주식형펀드는 말그대로 '대박'을 터뜨렸지만 안정적인 투자수단이었던 채권형펀드는 올해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주식형펀드 강세..가치주·배당주 등 두각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주식편입 비중이 70%이 넘는 성장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2일 기준으로 57.32%를 기록했다. 코스피 수익률 51.15%를 뛰어넘는 기록이다.

성장형보다 주식 보유 비중이 낮은 안정성장형(주식 편입비 41~70%)과 안정형(주식 편입비 40% 이하) 펀드는 각각 27.17%와 13.89%의 수익률을 보였다.

올해 주식시장에서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이들 종목에 주로 투자하는 중소형주 펀드들의 수익률이 돋보였다. 덕분에 저평가된 중소형주를 발굴하는 투자가 이뤄지면서 가치주 바람이 일었다. 코스닥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평균 52.46%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중소형주 펀드인 유리자산운용의 '유리스몰뷰티펀드'은 올해 무려 100%가 넘는 수익을 기록하면서 '왕대박펀드'로 군립했다. 22일 현재 유리스몰뷰티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30.71%로 성장주식형펀드 수익률(57.32%)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 신영운용의 '신영마라톤주식(A형)'(91.58%), 미래에셋자산의 '미래에셋플래티늄랩주식1'(82.86%),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82.81%), 한국운용의 '한국부자아빠거꾸로주식A-ClassA'(81.67%) 등이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펀드들 대부분 중소형주 약진에 힘입었다.

이와함께 배당주펀드가 인기였다. 마이다스에셋의 '마이다스블루칩배당주식형'은 안정성장형 펀드임에도 40.48%의 높은 수익을 기록했다. 안정형인 랜드마크자산운용의 '랜드마크1억만들기고배당혼합1'도 27.13%의 수익을 거뒀다.

그러나 채권형펀드는 올해 금리 상승세로 부진한 성과를 나타냈다. 채권형펀드 전체의 연초대비 평균 수익률은 1.78%에 불과했다. 시중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보장해준다는 채권형펀드의 체면을 구겼다. 그나마 CJ운용의 'CJ굿초이스채권1'과 도이치운용의 '도이치코리아채권투자신탁'이 각각 연초대비 3.7%대의 수익률을 거두면서 선방했다.

◇어떤 펀드, 운용사에 돈 몰렸나

43개에 달하는 자산운용사는 올해 펀드 특수를 누리기 위해 어느 때보다 바쁘게 움직였다. 주식형 펀드 수탁액이 올 한해 17조원 가까이 증가하면서 주식형펀드도 작년말 449개에서 672개로 늘어났다.

펀드별로 미래에셋투신의 '미래에셋 3억만들기솔로몬주식1'와 '미래에셋 3억만들기좋은기업주식K-1'에 올해 각각 8200억원, 63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순유입되면서 수위를 기록했다.

칸서스운용의 '칸서스하베스트적립식주식1'(5640억원)과 한국운용의 '한국부자아빠거꾸로주식A- 1ClassA'(5570억원), 마이다스에셋의 '마이다스블루칩배당주식C'(5050억원), 세이에셋의 '세이고배당주식형'(4420억원) 등도 수탁고가 급증하면서 두각을 보였다.

운용사별로 주식형펀드에서 미래에셋의 독주가 이어졌다. 미래에셋자산과 미래에셋투신의 주식형펀드 수탁고는 올해 각각 2조9836억원과 2조1191억원이 순증했다.

미래에셋의 대표펀드인 '디스커버리'와 '인디펜던스' 펀드가 올해도 각각 82%, 76%의 높은 수익을 올리면서 업계를 선도했기 때문이다.

2001년 설정된 이 펀드들은 설정일 이후 누적수익률이 무려 400%가 넘어서고 있다.

주식형 수탁액이 올해 1조원 이상 늘어난 곳은 미래에셋 계열을 제외하고 신영투신운용과 신한BNP파리바 등 2곳에 불과했다.

특히 대투운용과 푸르덴셜운용 등 과거 수탁고 상위 운용사들은 부진했던 반면 소규모로 특화된 펀드를 운용하는 유리자산·칸서스자산 등 소형 운용사들이 약진했다. '스몰뷰티펀드'은 유리운용과 신생운용사인 칸서스운용은 각각 전체 수탁액이 1조5000억원 이상 급증했다.

외국계 운용사도 올해 자리를 확고히 했다. 특히 랜드마크운용은 작년말 수탁고 3조7500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외환코메르츠투신을 인수하고, 수탁고를 9조4480억원으로 늘리면서 업계 5위권을 넘보게 됐다.

◇내년 '성장형 펀드'가 대세.."높은 기대수익률 부담"

운용사들은 올해 유례없는 풍년에 만족하지 않고 내년 준비에 분주하다. 내년에도 주식형펀드의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퇴직연금 시장도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내년 펀드 시장의 키워드는 '성장주'가 될 전망이다. 올해 가치주와 배당주를 중심으로 주식형 펀드를 꾸려왔던 운용사들이 새해에는 성장주가 주식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성장주펀드'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그러나 올해와 같이 주식시장이 대세상승 국면으로만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조재민 마이다스에셋 사장은 "내년 시장은 올해와 같이 일방적으로 좋게만 갈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내년에도 근본적인 상승장은 이어지지만 상승과 하락이 교차할 것으로 보고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춘 펀드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펀드투자자들의 환매도 우려되고 있다. 최홍 랜드마크자산운용 사장은 "예전 바이코리아 시절 때와 같은 환매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적립식 펀드 투자기간이 3년이 가까이 된 투자자 위주로 내년 말께 환매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운용사들의 가장 큰 고민은 펀드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이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것이다. 올해 펀드 수익률이 50%를 육박하는 대박을 터뜨리면서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기만 한 것이다.

주식형펀드의 선두주자인 미래에셋의 박현주 회장은 최근 이러한 사태를 우려, 펀드투자는 고수익만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손실이 날 수 있다는 TV광고를 만들려고 시도했다는 후문이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펀드 투자를 몇 년 안에 몇 억 만들기를 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이해하는 것은 곤란하다"면서 "시중금리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통해 노후자금 등을 마련하는 장기적인 투자수단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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