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항미사일' 쏘고도 조용한 北…왜

북한 주요 매체, 전날 순항미사일 발사 보도 안해
발사 실패 혹은 수위조절 의도 분석
미국도 별도 규탄 메시지 내놓지 않고 대화 강조
  • 등록 2022-01-26 오전 9:39:15

    수정 2022-01-26 오후 11:05:48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북한이 전날(25일) 순항미사일 두 발을 쏘고도 주요 매체에서 이를 보도하지 않아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통상 북한은 미사일 발사 다음 날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등 매체를 통해 결과를 알린다. 일각에선 북한이 미사일 발사에 실패했거나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지난해 9월 시험발사한 ‘신형장거리순항미사일’ 모습.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발사된 장거리순항미사일들은 우리 국가의 영토와 영해 상공에 설정된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를 따라 7580초를 비행하여 1500㎞ 계선의 표적을 명중했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자 보도에서 순항미사일 혹은 다른 미사일 시험발사 관련 보도를 게재하지 않았다. 북한 매체들은 올 들어 감행한 네 차례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땐 이를 다음 날 자세히 보도해 왔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번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가 실패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조심스럽게 내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미사일 발사 실패 가능성도 있으며, 그럴 경우 연달아 발사해 성공 후 보도하려는 의도로 공개하지 않는다”며 “수위조절을 하면서 국제사회의 반응을 보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도 “김정일 생일 80주년을 앞두고 축제 분위기를 이어갈 필요가 있는 북한이 순항미사일 시험발사에서 성공했다면 이를 간략하게라도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해 9월 11일과 12일 이틀 연속으로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뒤 이를 13일에 일괄적으로 공개했다. 당시 북한은 ‘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며 1500㎞ 거리 표적을 명중했다고 밝혔다.

순항미사일은 로켓 추진력으로 포물선 궤도를 그리며 날아가 속도와 파괴력이 큰 탄도미사일과 달리 순항미사일은 제트엔진을 이용해 낮은 높이에서 느린 속도로 직선으로 날아간다. 국제사회 제재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북한이 제재 대상이 아닌 무기를 시험해 국제사회 반응을 지켜본 뒤, 향후 자신들이 개발한 신형 무기 추가 시험 시점을 가늠하기 위한 전략이 숨어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하다.

북한 국방과학원이 11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진행해 성공시켰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시험발사를 지도하고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미국도 이번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에 대해 별도 규탄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북한에 적대적인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며 “대화와 외교가 대단히 중요한 목표인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8일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두고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며, 이웃국가와 국제 사회를 위협한다”고 규탄한 것과 달리 수위를 조절한 모습이다.

다만 북한이 광명성절(2월16일·김정일 생일)과 태양절(4월15일·김일성 생일) 등 주요 국가 기념일을 앞둔 만큼 당분간 무력시위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 미사일 개발 부서별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보인다”며 “전날 발사에 문제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른시간에 추가 시험발사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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