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전문은행 실버게이트, 끝내 청산 결정

"질서있는 운영중단 및 청산이 최선의 길이라 믿어"
FTX 붕괴 사태 이후 뱅크런 등으로 재무건전성 악화
정리해고·자산매각 등 자구책 불구 위기 극복 실패
실버게이트 충격에 비트코인 2만 2000달러선 붕괴
  • 등록 2023-03-09 오전 9:30:45

    수정 2023-03-09 오전 9:32:06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FTX 붕괴 사태 여파로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에 휘말렸던 암호화폐 전문은행 실버게이트 캐피털(이하 실버게이트)이 결국 청산을 결정했다.



8일(현지시간) CNBC,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실버게이트는 이날 청산 계획을 발표하며 “최근 암호화폐 시장 및 규제 발전 상황에 비춰봤을 때 은행 운영을 질서있게 중단하고 자발적으로 청산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의 청산 계획에는 모든 예금의 전액 상환이 포함된다”며 “독점기술 및 세금 자산을 포함한 자산의 잔존 가치를 보존하는 등 최선의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988년 기업대출로 사업을 시작한 실버게이트는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회원사로 가입돼 있는 전통 은행이다. 기존엔 상업용·주거용 부동산 대출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2013년부터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고객이 암호화폐에 투자할 때 다른 은행들과 중개해주는 네트워크를 구축, 실버게이트 시스템을 통한 직접적인 암호화폐 거래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FTX 붕괴 사태 이후 FTX 및 알라메다리서치와의 거래와 관련해 규제당국과 법무부로부터 사기 혐의로 조사를 받으면서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했다. 뱅크런 사태로 작년 9월말 119억달러였던 디지털 자산 예치금은 올해 1월 5일 38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이 때문에 작년 4분기 10억달러의 손실을 입어 자금난에 시달리게 됐다.

실버게이트는 올해 1월 정리해고, 자산매각 등 자구책을 내놓으며 회사를 살리는 데 주력했다. 지난 1일까지만 해도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대한 지난해 연간 보고서(10-K) 제출을 연기하면서도 투자자들에게는 사업을 계속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10-K 보고서 제출 연기 소식에 2일 또다시 뱅크런이 발생했고, 암호화폐 관련 업체들은 실버게이트와의 거래를 중단했다. 주력 결제 네트워크가 잇따라 폐쇄되고 재무 악화까지 겹쳐 일주일만에 청산 결정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외신들은 설명했다.

미 상원 은행위원회 위원장인 셰러드 브라운 의원은 “우리는 은행이 암호화폐와 같은 위험하고 변동성이 큰 부문에 지나치게 의존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고 있다”며 “은행이 암호화폐에 관여하면 금융시스템 전체에 위험이 확산하고,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은 납세자와 소비자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산 결정 발표 이후 실버게이트의 주가는 50% 이상 폭락했고, 비트코인 가격도 2만 20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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